20대男 "왜 남자만 군대가냐"..분노 해결방법 5가지

이배운 기자 입력 2019. 2. 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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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병역판정검사 개시에 불만 폭주…‘아픈 남자도 가는데 여자는 왜’
文정부 소통의지 부재…20대男 지지율 급락 주요 원인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병역판정대상자들이 자신들의 판정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병무청은 지난달 28일 올해의 첫 병역판정검사를 개시했다. 병무당국은 발전한 행정 시스템과 종합병원 못지않은 신체검사 의료장비를 선보였지만 20대 남성들은 오히려 격양된 반응을 내비쳤다.

온라인에서는 신체적·정신적으로 불편을 겪는 남성들이 무리하게 현역에 배치되고 있으며, 여성들도 동등하게 병역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등 20대 남성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네이버 사용자 ‘hame****’는 관련 보도 댓글에 “그래봤자 부를 때만 국가의 아들, 무조건 남자만 사병으로 가지”라고 말했고, 또다른 사용자 ‘tlse****’는 “남성한테만 부과되는 병역의무부터 좀 바뀌길”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사용자 ‘에버**’는 “어디 시원찮은 사람들까지 꾸역꾸역 현역으로 밀어넣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고, ‘croh****’는 “만성질환 소견서 제출해도 3급 받았다. 내가 일반 여성들보다 허약하다”고 말했다.

최근 20대 남성의 정부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는 다양하지만, 특히 남성이 병역의무를 전담하는 한편 사회적 혜택의 제공은 여성에게 편향되고 있다는 이른바 ‘병역독박’에 대한 불만이 본격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이들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여군간부 모집 비율 동결 ▲여군간부 유용론 설득 ▲장병복지 개선 ▲모병제 전환 ▲청년 취업난 해결 및 경제회복 등 5가지가 제시된다.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여군간부 모집 비율 동결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국방개혁2.0’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여군 비율을 8.8%로 늘리고 이를 위해 여군 초임 간부 선발 인원을 해마다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이에 20대 남성들은 병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여성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군 간부가 되는 권리를 누린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30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20대 남성과의 간담회에서 “정부가 여성할당제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불만이 잇따른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

일각에서는 군 간부는 체력을 포함해 여러 방면에서 병사들보다 더욱 뛰어난 능력이 요구되는 만큼 여성이 간부로 근무하면 병사 복무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여군 복무제도를 전면 철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도 여군 확대 기조를 한발 무르는 것이 불만여론의 확산을 막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군간부 유용론 설득

20대 남성계층에 ‘여군 간부’가 왜 필요하고, ‘여성 병사’는 왜 징집 대상으로 부적합한지 설득시키면 병역독박 불만은 상당부분 진정될 수 있다. 그동안 각계에서는 여성징병제 가불가를 놓고 활발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신체적, 사회적, 문화적, 법률적 등 관점에 따라 이견이 난립하면서 명쾌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국민적 설득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과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20대 남성들은 정부가 이들 사안에 소통하려는 의지 자체를 보인 적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여성 계층의 지지율을 지키는데 급급해 의도적으로 남성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잇따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성징병제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2만명을 넘어섰다는 보고에 대해 “재미있는 이슈 같다. 육군·공군사관학교 수석졸업자들이 거의 해마다 여성들이다”고 동문서답했다. 국방의 의무와 병역의무를 혼동한 이 발언은 문 대통령이 20대 남성계층의 호소를 등한시 하는 태도로 비쳐졌고 불만이 폭등한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육군 35사단 장병들이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해 대민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료사진) ⓒ국방부

▲장병복지 개선

현재 우리사회는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고통을 수반하는 일종의 ‘징벌’과 다름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따라서 장병들의 복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독박병역에 대한 불만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국방부는 ‘병사 사역금지’, ‘병사 휴대폰 사용’, ‘평일 외출·외박 허용’ 등 병영문화 혁신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은 앞으로 복무중인 군 장병들의 자기개발 기회를 더욱 폭넓게 제공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데 주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20대 남성들은 병영문화 개선만으로는 군복무에 대한 불만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군복무는 1년 이상 사회로부터 격리·단절돼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고, 개인의 자유가 상당부분 제한된다는 것이 바뀔 수 없는 본질이라는 것이다. 무리한 장병복지 강행은 오히려 군 기강을 해이하게 한다는 비판 여론과의 충돌도 간과하기 어렵다.

▲모병제 전환

현 징병제도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은 병역독박 불만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다. 특히 긴장상태를 유지해왔던 남북관계가 최근 급격한 화해기류에 들어서면서 전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부는 가까운 시일 내 모병제 전환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KBS 신년기획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금이 모병제로 전환할 적기라는 주장이 있다’는 시민 패널의 의견에 “모병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못박으며 “모병제 전환은 국가·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봐라봐야 하고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독일·대만의 모병제 전환 사례를 설명한 뒤 “소요되는 예산 등 종합적으로 검토할 게 많다”며 “모병제 논의가 성숙될 수 있도록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 및 남북관계 정세를 더 장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청년 취업난 해결 및 경제회복

병역독박에 대한 불만은 과거부터 꾸준했지만 최근들어 불만의 목소리가 급격하게 커진 것은 청년 취업난 및 생활고와 맞물린 탓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현 20대 남성들은 병역의무를 수행한 탓에 학업·자기발전에 지장을 받고 치열한 취업전선에서 여성에게 밀려났다는 상대적박탈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취업 준비기간 장기화 및 저조한 취업률에 따른 청년 생활고는 박탈감을 더욱 가중 시킨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여성계층의 혜택 마련에만 몰두한다’는 여론까지 맞물리면서 병역독박 불만이 본격화됐다.

따라서 병역의무를 수행한 남성이 수월하게 일자리를 얻고 생활고를 겪지 않는 환경이 마련되면 병역독박에 대한 불만은 과거 수준으로 진정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 위기론’이 팽배한 현 시점에서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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