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문 대통령 베트남행 배제 안 해..남·북·미·중 4자 회동 여지
[경향신문] ㆍ“북·미 2차 회담 환영”…문 대통령, 트럼프와 통화 추진할 듯
ㆍ참모들과 ‘평양 온반’ 오찬…김정은 3월 답방 가능성 높아져
청와대는 6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 개최로 확정되자 환영 논평을 내고 “두 정상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70년 적대의 역사를 씻어내는 첫발을 뗀 바 있다. 이제 베트남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의 발걸음을 내디뎌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발표한 구두 논평에서 “베트남은 미국과 총칼을 겨눴지만 이젠 친구가 되었다. 북한과 미국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기에 베트남은 더없이 좋은 배경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의 환영 논평은 올해 한반도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으며,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 3월 말 이후로 예상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도 높아진 것에 기인한다.
김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얼굴)이 수석급 이상 참모들과 새해 인사 후 함께한 오찬에서 평양식 온반(溫飯)을 들었다며 “평양에서 오실 손님도 생각해서 온반을 준비했다”는 김정숙 여사 발언을 소개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순서는 지난해 말에 성사되지 않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따라와야 함을 재차 상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 수준의 소통을 통해 북·미 간 중재 역할을 계속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의 실무협상 경과를 지켜보고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곧이어 미·중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 역시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할 수도 있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기간에 베트남 현지를 방문할지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그었다. 김 대변인은 “북·미 사이에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현지에서 (4자)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신중한 태도는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결과적으로 헛물을 켠 것의 학습효과로 보인다. 당시 청와대는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3국 정상의 종전선언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종전선언이 물 건너가자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합류를 접은 바 있다.
그렇다고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합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에 따라 미국의 상응조치가 커질 수 있고 여기에는 종전선언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청와대는 북·미·중 3국 정상이 같은 시기에 베트남에 체류하며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경우 국내적으로 한국 소외론이 제기될 것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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