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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제에 수탈당한 채권·보험금..日 금융사에 손해배상 청구

차상은 입력 2019. 02. 07. 05:39 수정 2019. 02. 0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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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 금융사가 우리 국민에게 강매한 전쟁 자금 채권과 각종 보험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돌려달라는 소송이 우리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1심과 2심에서는 지급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일본 금융사의 주장만 받아들여졌는데, 보험에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대법원에 제출됐습니다.

강제성이 인정될 경우 소멸시효도 다시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소송을 제기한 우리 국민 측의 주장인데,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은행이 발행한 '전시 저축 채권'입니다.

발행 시기는 일본 연호로 쇼와 18년 12월, 우리 기준으로는 1943년으로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던 때입니다.

당시 일본은 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시 채권과 각종 보험을 우리 국민에게 팔거나 가입시켰습니다.

부산에 사는 80살 안철우 씨는 아버지가 강제로 사야만 했던 이 채권과 뜯기다시피 한 보험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시 일본 금융사들은 합병과 개편을 거쳐 지금은 일본의 대형 금융사이자, 우정 업무 회사로 남아 있습니다.

[안철우 / 일제강점기 보험·채권 지급 소송인 : 다른 나라 국민의 돈을 착취해갔으면 죄송한 마음을 느끼고 사죄를 못 할망정…. 대가는 치러야 하지 않느냐. 그겁니다.]

안 씨는 채권과 보험증서 등을 증거로 일본 측을 상대로 현재 가치만큼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지만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졌습니다.

채권 매입과 보험 계약 자체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돈을 지급해야 할 시기, 즉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일본 금융사의 주장만 재판부가 받아들인 겁니다.

또 보험을 판매한 조선총독부 체신국이 현재 일본 우정이라는 증거가 없다며 1심과 2심 법원 모두 안 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보험에 강제로 가입해야만 했다는 실존 인물의 증언이 최근에 나오면서 안 씨의 주장은 힘을 얻게 됐습니다.

당시 철도회사에서 근무했던 103살 노인이 보험 가입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설명하고 나선 겁니다.

[정채원 / 일제강점기 당시 철도회사 근무 :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국가(일본)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그 자리에 사람을 쓰지 않아요. 막 때리든지 목을 자르든지….]

조선총독부의 강압적인 통치로 채권과 보험 계약이 가능했기 때문에, 소멸시효는 중단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안 씨 측은 주장했습니다.

[변영철 / 변호사 : 부당이득을 누리고 그걸 기반으로 엄청난 자본 축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건) 자기들이 판 채권, 보험에 대한 계약 의무자로서 너무나 잘못된 태도입니다.]

안 씨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일본 금융사들은 김앤장을 비롯해 '우리나라 3대 로펌'을 선임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수탈당한 우리 국민이 일본 금융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최종 판단은 대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YTN 차상은[chas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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