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삼성바이오 '엉터리 평가' 알고도 모르쇠

노경진 2019. 2. 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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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앵커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해 이 회사의 가치 평가를 맡았던 회계 법인들이 엉뚱한 방법을 동원해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부풀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융당국은 이 사실을 일찌감치 알고 있으면서도 팔짱만끼고 있었다고 합니다.

노경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2일 오후 2시, 금융위원회가 국내 4대 회계법인의 기업가치평가 담당자를 모두 소집했습니다.

금융위는 이들에게 "비상장기업의 가치를 구할 때 증권사 보고서 수치를 평균 내는 방식을 쓰느냐"고 물었고, 담당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엔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회의 참석자는 전했습니다.

삼성바이오 가치평가는 2015년 5월 안진과 삼정회계법인이 맡았는데, HMC 9조 원 등 6개 증권사가 계산한 가치를 평균 낸 결과, 8조 원이라는 숫자를 내놨습니다.

[김경률/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회계사] "(비상장기업 가치를 구할 때) 미래의 현금흐름 등을 할인한다든가 이런 식의 방법을 쓰는데, 시중에 나와있는 발행목적이 전혀 다른 목적의 보고서를 활용한다는 건 회계법인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부풀려진 기업가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그대로 활용됐고, 결국 제일모직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이 나오게 된 핵심 근거가 됐습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에 따르면 자체 평가한 기업가치는 3조 원, 회계법인이 계산한 8조 원과 5조 원이라는 큰 차이가 생겼고,' 이를 사후에 맞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증선위는 결론 냈습니다.

이처럼 분식회계의 발단이 된 전례 없는 평가방식에 대해 금융위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습니다.

[박용진/국회의원 · 김용범/금융위 부위원장(지난 8월 21일)] "증권사 리포트 분석해서 평균낸게요?" "그것도 일종의 상대방 평가방법 비슷하겠지요."

소액주주 8만 명의 재산권에 재계 1위 삼성의 승계구도까지 관련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 금융당국이 일찌감치 바로잡을 수 있었지만,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반론보도] "금융위, 삼성바이오 '엉터리 평가' 알고도 모르쇠" 등 관련 MBC는 지난해 11월 20일 <뉴스데스크> 등에서 금융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사의 엉터리 기업가치 평가를 알고도 묵인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보도에서 인용된 '기업가치평가보고서'는 회사의 내부 의사결정에 참고하기 위해 비공개적으로 작성된 것으로서 현행법상 금융당국의 조사나 감독 대상이 아닌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법인이 계산한 기업가치와 자체 평가한 기업가치의 차이를 맞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증선위가 판단했다는 부분도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혀와 이를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노경진 기자 (jean2003@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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