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기 친거 찍혔지" 버닝썬 폭행사건 경찰 바디캠 입수

박상은 구승은 기자 2019. 2. 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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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 당시 출동한 경찰의 바디캠 영상을 국민일보가 7일 단독 입수했다. 김상교(28)씨 신고로 버닝썬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신고 당사자인 김씨를 제압하는 과정을 직접 찍은 영상이다. 그동안 여러 CCTV 영상이 공개됐지만 경찰과 김씨 사이에 오간 대화가 담긴 영상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국민일보는 버닝썬 폭행 사건 관련 여러 의혹 중 경찰의 초동 대처에 대한 양측의 진술이 엇갈려 왔던 만큼 실체적 진실에 근접한 당시 상황을 가감 없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7시쯤 버닝썬 앞에서 클럽 이사 장모씨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김씨가 클럽 앞 길거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되면서 김씨 주장에 힘이 실렸다. 김씨 측은 이후 자신이 피해자라고 신고했는데 현장 출동 경찰은 오히려 자신을 가해자로 몰고 과잉진압했다고 분노했다.

국민일보는 버닝썬 측이 공개한 CCTV와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경찰 바디캠 영상을 비교해 사건을 재구성했다. 경찰 바디캠 영상에는 당시 김씨와 보안요원, 경찰이 나눈 대화가 생생히 담겼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주장과는 일부 다른 사실들도 추가로 확인됐다.

국민일보가 확보한 각 영상은 당일 오전 6시54분쯤 김씨가 클럽에서 나온 장면부터 경찰이 현장 도착 후 되돌아간 오전 7시27분까지 상황이 담겨있다. 경찰 바디캠에 찍힌 부분은 오전 7시14~20분으로 추정된다.

CCTV와 바디캠 영상을 보면 김씨는 오전 7시1분 경찰에 폭행 피해를 신고했다. 10여분이 지난 오전 7시13분 순찰차가 클럽 앞에 도착했고, 경찰 4명이 오전 7시14~15분 차에서 내렸다. 김씨는 경찰 도착 전후 클럽에 들어갔다 나오며 쓰레기를 발로 차는 등 소동을 피웠다.

경찰 바디캠 영상은 김씨가 버닝썬 보안요원과 대치하고, 경찰이 김씨를 말리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김씨는 경찰에게 “가드의 지인(장모씨)과 가드에게 맞았다”고 반복해 이야기하고 보안요원에게 욕설을 하며 실랑이 벌인다. 경찰은 김씨를 향해 “촬영하고 있다” “그만하라”고 여러 차례 주의를 줬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자신을 말리는 경찰과도 시비가 붙었다. 경찰이 출동한 지 1분여가 지난 시점, 김씨는 자신을 제지하는 한 경찰에게 자신이 장씨로부터 맞은 부위를 다시 경찰관이 때렸다며 항의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갈 때 까지 가보자” “공권력, 얼마나 자신 있는데” “여기 (CCTV) 찍혔지”라며 소리를 쳤고, 이를 지켜보던 다른 경찰관은 “왜 경찰이랑 싸우려고 그러냐”며 그를 만류했다.

김씨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전 7시16분쯤 다시 욕설이 시작됐고 언성이 높아졌다. 김씨는 팔을 붙잡는 경찰의 제지를 반복해서 뿌리쳤다. 결국 한 경찰관이 김씨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며 김씨를 제압했다. “돌려 돌려” “(수갑) 채워”라고 말하는 경찰 목소리 외에 김씨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를 완전히 제압한 뒤 클럽 관계자들을 향해 “확실히 처벌 원하지?”라고 물었고 보안요원들은 “합의없어요”라고 답변했다. 이후 출동 5분 만인 오전 7시18분 경찰은 김씨를 순찰차에 태우고 떠났다.

바디캠 영상을 보면 현장 도착 이후 경찰 대응은 신고자인 김씨를 상대로 주로 이뤄졌다. 김씨가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처럼 클럽 관계자를 상대로 사실 관계를 추궁하는 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제가 바닥에서 맞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3개 영상 모두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 사람들(클럽 관계자들) 중에 저를 때린 사람이 있다고 얘기했지만 경찰 1명이 저를 뒤로 밀쳤고 수갑을 채우려 했다” “경찰이 놀란 듯이 (관계자들을) 들여보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자신을 순찰차 쪽으로 한 차례 밀친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이 클럽 관계자를 안으로 먼저 들여보내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체포 당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영상에는 경찰이 ‘미란다 원칙’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현장 소음 때문에 구체적인 설명이 이뤄졌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경찰이 김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대화 역시 바디캠에는 담기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공식입장 통해 “김씨가 집기를 던지는 등 흥분한 상태로 인적사항 확인 거부했고 클럽 손님과 보안요원에게 폭행하고 난동 부렸다는 진술이 있어 사실을 확인하려 했으나 김씨가 지속적인 욕설하며 소란 피워 체포했다”고 밝혔다.

박상은 구승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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