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도 넘은 '5.18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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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롭다 못해 도를 넘은 언사가 쏟아졌다.
북한군 개입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을 "못 배운 사람들"이라고 일컬으며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의 얘기"라고 했다.
5·18 민주화 운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도 일부 있다.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변질'시키고 유공자를 '괴물집단'으로 매도하는 게 정치의 목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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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역사는 좌익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북한군 개입은 이미 증명된 사실”(지만원씨)
위태롭다 못해 도를 넘은 언사가 쏟아졌다. 발언이 나온 장소는 태극기 부대 집회가 열린 광장이 아니다.지난 8일 국회에서 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
발표자로 나선 지씨는 “전두환은 영웅”이라면서 “그 순발력과 용기가 아니었다면, 이 나라는 쿠데타 (세력의) 손에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개입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을 “못 배운 사람들”이라고 일컬으며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의 얘기”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씨에게 판을 깔아준 데 이어 5·18 민주화 운동을 향한 거침없는 공격에 합세했다. 이 의원은 “80년 광주 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이 됐다. 이제 40년이 됐는데 그렇다면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라고 말했다.
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는 김순례 의원은 “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5·18 민주화 운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도 일부 있다. 하지만 5·18 진상규명의 취지는 그 당시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암매장 사건 등을 조사해 왜곡·은폐된 진실을 규명하는 데 있다. 일각의 주장대로 일부 유공자 선정이 정당한지 여부를 따져볼 수는 있지만 민주화 운동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힘들다.
무엇보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역사왜곡의 ‘스피커’ 역할을 자처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5·18 민주화 운동을 ‘혐오’하는 표심을 얻기 위해 광주시민을 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는다.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변질’시키고 유공자를 ‘괴물집단’으로 매도하는 게 정치의 목적일까.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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