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 통신 모뎀 칩 1위 퀄컴은 안전한가

박영민 기자 2019. 2. 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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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웨이·애플 등 자체 칩으로 퀄컴 입지 위협

(지디넷코리아=박영민 기자)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자체 통신 모뎀 칩을 생산하는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의 상용화에 맞춰 업계 1위 퀄컴을 추격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 중 하나인 애플까지 자체 통신모뎀 개발을 위한 조직개편에 나서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11일 전자부품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화웨이, LG전자 등의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은 이달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5G 모뎀을 탑재한 상반기 전략 프리미엄 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MWC에 앞서 오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공개행사에서 5G 통신모뎀 '엑시노스5100'가 탑재된 전략 프리미엄 폰 '갤럭시S10(가칭)'을 먼저 공개하고, MWC 전시회 기간 중에는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허국 삼성전자 시스템LSI 전무는 지난달 31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5G에 있어 높은 기술 혁신을 지속하고 있고, 5G 모뎀은 LTE와 달리 2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5G 모뎀 매출 발생을 예상하며, 내년(2020년)까지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는 신규 OEM(주문자 상표에 의한 제품 생산자) 고객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5G 모뎀칩 '발롱 5000'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칩셋은 화웨이가 MWC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폴더블 폰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롱 5000은 6기가헤르츠(GHz) 이하 주파수 대역에서 최대 4.6기가비피에스(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하는 성능을 갖췄다. 5G를 실현할 수 있는 초고주파인 '밀리미터파(mmWave·24~100GHz)'에서의 최대 속도는 6.5Gbps로, 현존 상용 서비스인 4G의 최고 속도보다 약 10배 빠르다. 이는 1기가바이트(GB) 용량의 영상을 3초 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퀄컴도 이번 MWC에서 LG전자가 공개하는 'G8 씽큐'를 통해 5G 통신모뎀인 '스냅드래곤 X50'을 선보인다.

스냅드래곤 X50 모뎀은 1초당 수 Gbps에 달하는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 28GHz 이상 고주파 대역에서는 기가비트급 속도 구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퀄컴은 LG전자 외에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소니, 샤오미, 오포, 비보, 샤프 등 30여 개 업체에 스냅드래곤 X50 모뎀을 공급해 올해 통신모뎀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을 비롯해 미디어텍과 인텔 등 5G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빠르게 들어오고 있어 전통적인 통신용 칩 강자인 퀄컴이 주도했던 4G 시대와는 다른 경쟁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퀄컴 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 올해도 퀄컴의 통신모뎀 1위 수성은 확실할까

퀄컴은 과거 4G 서비스를 지원하는 통신 모뎀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이는 화웨이와 애플, 삼성전자의 일부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에 퀄컴이 통신모뎀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퀄컴은 2017년 통신모뎀 시장에서 33.2%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경쟁사인 인텔(6.2%)과 삼성전자(5.2%), 화웨이(4.7%)의 점유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직 점유율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퀄컴은 지난해에도 시장 1위 자리를 무난히 지킨 것으로 관측된다.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퀄컴이 통신용 칩 업체들 사이에서 4G 시대 강자로 올랐던 것은 애플 아이폰 등 수많은 제품에 자사 모뎀칩을 공급하며 통신용 칩 생태계 자체를 넓히는 데 주력한 덕분"이라며 "다만, 올해는 애플이 부품 공급업체 다변화를 추구하면서 퀄컴이 아이폰에 더이상 모뎀칩을 공급할 수 없는 사태가 빚어졌고, 화웨이 등 중화권 업체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주요 시장인 중국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만 미디어텍과 미국 인텔 등의 추격자들도 5G 모뎀칩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애플도 최근 본사 내 통신모뎀칩 개발 부서를 배치해 차세대 아이폰에 탑재되는 모뎀칩 개발에 나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퀄컴과 삼성전자, 화웨이에 이어 한발 늦게 올 2분기부터 5G 모뎀칩 'M70'을 대량 양산할 계획이다. 주요 공급처는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이다.

지난해 5G 모뎀칩 ‘XMM 8160’을 공개한 인텔도 올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에 모뎀칩을 공급받아 온 애플 역시 지난달 칩 개발조직을 본사 하드웨어 기술 그룹 산하로 재편해 독자적인 모뎀칩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한편, SA에 따르면 5G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올해 41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5G 스마트폰은 내년 2천570만 대, 2021년 1억700만 대를 넘어서 오는 2023년에는 3억4천300만 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이 업체는 내다봤다.

박영민 기자(py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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