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들어가면 순경' 표창원 개혁법안에 경찰 술렁

조동주 기자 입력 2019. 2. 12. 03:00 수정 2019. 2.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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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면 경위 계급을 달고 임용되는 경찰대 학생을 앞으로는 순경으로 임용해 고위직 독과점을 막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찰대 개혁법안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경찰대 5기 졸업생인 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혁안은 내년 3월부터 경찰대를 경찰수사대로 개편하고 출신 학생의 입직 계급을 경위에서 순경으로 3단계 낮추는 게 골자다.

순경 출신들은 경찰대 출신에 대한 불만을 표 의원 법안 지지로 표출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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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경위 특혜.. 조정 바람직", "인재 유입 어려워 경쟁력 약화"
경찰대 출신 의원 발의안 양론
졸업하면 경위 계급을 달고 임용되는 경찰대 학생을 앞으로는 순경으로 임용해 고위직 독과점을 막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찰대 개혁법안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경찰대 5기 졸업생인 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혁안은 내년 3월부터 경찰대를 경찰수사대로 개편하고 출신 학생의 입직 계급을 경위에서 순경으로 3단계 낮추는 게 골자다. 지금은 경찰대를 졸업하면 경위가 되지만 개정안은 입학과 동시에 순경이 되는 구조다.

표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경찰대학 설치법 개정안’은 경찰청이 8일 개최한 전국 지휘부 워크숍에서 소개됐다. 법안을 접한 경찰관들은 입직 경로별로 반응이 분명하게 엇갈렸다. 12만 경찰 중 11만 명 이상인 순경 출신들은 환영했다. 순경 출신들은 경찰대 출신에 대한 불만을 표 의원 법안 지지로 표출하는 모양새다.

대부분 경위로 정년퇴직하는 순경 출신은 경찰대 출신이 20대 초반에 경위가 되는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경찰대 출신은 학비와 병역 혜택을 받으면서도 지구대 등 최일선 현장을 기피하고 본청이나 지방청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데도 오히려 승진은 더 빠르다는 인식도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순경에서 시작한 한 경위는 “일부 경찰대 출신 경위는 교통 단속 스티커조차 뗄 줄 모를 만큼 현장을 모른다”며 “요즘은 신입 순경 중 대졸자도 많아 예전처럼 엘리트를 키우는 사관학교 방식의 경찰대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시대라고 본다”고 말했다.

12만 경찰 중 3200여 명에 불과한 경찰대 출신이 총경 이상 고위직의 절반 이상을 독점하는 구조가 개혁 대상이긴 하지만 최상위권 학생인 경찰대 졸업생의 임용 계급을 3단계나 낮추는 건 지나치다는 반응도 있다. 순경 출신의 한 총경은 “순경으로 입학하더라도 졸업은 두 단계 높여 경사로 시키는 게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경찰대 출신들은 표 의원이 발의한 대로라면 경찰대가 엘리트 양성기관이 아니라 사실상 ‘경찰직업학교’로 전락할 것이라며 일제히 반대했다. 경찰이 유능하고 젊은 인재를 유입시키지 못해 조직 경쟁력이 약화될 거란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경찰대생을 순경으로 뽑는다면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과 동일 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경찰청은 2021년부터 경찰대 신입생을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이고 2023년부터 현직 경찰(25명)과 일반 대학생(25명) 등 총 50명을 매년 편입생으로 받는 자체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종걸 진선미 의원이 경찰대 학부과정을 폐지하는 법안을 잇달아 낸 데 이어 경찰대 출신인 표 의원도 개혁 법안을 내면서 경찰 자체 개혁안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모양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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