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유출' 숙명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딸 원래 100점 맞을 만한 학생"

유설희 기자 입력 2019. 2. 12. 20:28 수정 2019. 2. 13.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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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2일 쌍둥이 자녀에게 시험지 답안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울 숙명여고 교무부장 ㄱ씨(52)의 재판에서는 쌍둥이 딸들이 다니던 대치동 학원에서 성적이 우수했는지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였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현경 판사 심리로 열린 교무부장 ㄱ씨의 공판에서는 쌍둥이 딸들이 다녔던 서울 강남 대치동 수학학원의 강사 임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다.

검찰 측은 학원에서 중하위반에 속하던 쌍둥이 딸들이 2~3개월만에 전교 1등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교무부장 변호인 측은 쌍둥이 딸들이 중학교 재학 시절에도 수학 과목을 제외하고는 전과목에서 A등급을 받는 등 학원 성적과 관계없이 원래 공부를 잘했다고 반박했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은 학원 시험에서는 중하위 성적을 받았던 쌍둥이 딸들이 학교 시험에서는 각각 전교 1등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 학부모들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17년 1학년 1학기 시험에서 각각 전교 121등과 59등을 했던 두 딸은 지난해 2학년 1학기 시험에서 각각 문ㆍ이과 전교 1등으로 성적이 향상됐다. 이에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둘 다 학원에선 하위권 레벨인데 전교 1등을 하다니 이상하다”며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해당 의혹이 커지자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해 지난해 8월3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숙명여고와 두 딸이 다니던 대치동 수학학원 등을 압수수색을 했다. 하지만 ㄱ교무부장은 경찰에 “두 딸이 수학학원 덕에 성적이 향상된 것이지, 시험문제 유출은 없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레벨 반에서 쌍둥이 두 딸 중 첫째를 가르쳤던 임씨는 검찰 측 증인신문에서 “총 7레벨의 반이 있는데, 첫째딸은 3레벨 반과 4레벨 반을 왔다갔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3레벨은 중간보다는 하위 수준의 반”이라고 증언했다.

검찰 측은 첫째딸이 매주 치렀던 학원 시험 성적을 제시하며 “반 평균보다 대폭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레벨 반에 속한 학생이 2~3개월만에 비약적으로 성적이 올라 수학 100점을 맞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무부장 변호인 측은 “쌍둥이 딸들은 원래 100점 맞을 만한 학생”이라고 반박했다. 교무부장 변호인 측은 “대치중학교에 재학중이던 첫째딸이 가장 낮은 7레벨 반에서 시작해서 3레벨 반에 이르게 됐다”면서 “이는 (학습에 대한) 상당한 재능과 노력과 성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학원의 레벨테스트는 학생이 잠재적 재능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교 내신과 학원 성적과 연관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무부장 변호인 측은 쌍둥이 딸들의 대치중학교 성적통지표를 제시하면서 “쌍둥이 딸들은 수학 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목에서 A등급을 받았다”면서 원래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숙명여교 교무부장으로서 시험 관련 업무를 총괄하면서 2017년 1학년 2학기 중간고사·기말고사, 2018년 2학년 1학기 중간고사·기말고사 등 총 4차례에 걸쳐 치러진 교내 시험 답안을 같은 학교 재학생인 딸들에게 알려줘서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소년보호사건 송치 처분이 내려진 두 딸은 서울가정법원 소년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를 압수수색한 경찰 수사관들이 압수물을 담은 상자를 들고 학교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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