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도륙하겠다" 이봉창 의사 선서문 문화재 지정

이기환 선임기자 2019. 2. 1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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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한용운 심우장’ 사적 지정

문화재청이 12일 등록예고한 이봉창 의사의 ‘선서문’. 이봉창 의사는 ‘적국의 수괴(일왕)를 도륙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문화재청 제공

“나는 적성(赤誠·참된 정성)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여 한인애국단(韓人愛國團)의 일원이 되어 적국의 수괴를 도륙하기로 맹세하나이다.”

문화재청은 12일 이봉창 의사(1900~1932)가 일왕 히로히토(裕仁)를 처단하기 위한 결의를 다진 ‘선서문’과 친필편지 및 봉투, 그리고 의거자금 송금증서를 등록문화재로 등록예고했다. 국한문혼용체인 선서문은 비록 달필은 아니지만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기개가 묻어나온다. 이봉창 의사는 일왕 처단을 위해 일본에서 철공소 직공, 잡역부, 날품팔이 등을 가리지 않았다. 1931년 상하이(上海)로 건너와서도 기노시타 쇼조(木下昌藏)라는 일본 이름을 고집하면서 게다(下태)를 신고 하오리(羽織·일본 남자옷)를 입었다. 철저하게 일본인 행세를 한 까닭은 일왕 처단의 거사를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이봉창 의사는 1931년 12월13일 안중근 의사의 아우인 안공근(安恭根)의 집에서 백범 김구 선생 앞에서 선서식을 거행했다. 선서식이 끝난 뒤 이봉창 의사는 수류탄을 양손에 든 채 기념촬영을 했다. 비록 일왕 암살 시도(1932년 1월8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에서, 일제가 신격화한 일왕의 행차에 폭탄을 던졌다는 것 자체가 독립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문화재청은 이날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만해 한용운 심우장’(서울 성북구)을 사적으로 지정예고했다. ‘심우장’은 승려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선생(1879~1944)이 1933년에 직접 건립해 거주한 곳이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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