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웅의 여행톡] 열아홉 유관순, 아우내에 부릅뜬 눈
민족열사 나고 자란 곳, '독립과 자주정신' 생생
김구 선생과 안중근·윤봉길 의사는 1등급(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다. 김성수를 비롯해 건국훈장을 받은 친일파도 수두룩하다. 일부는 뱉어내긴 했지만 친일청산이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서훈 논란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는 이 같은 애달픔이 건국훈장을 ‘셀프 추서’한 이승만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해산해 35년 일제청산의 기회를 날려버린 장본인이다.
그 결과, 친일·부일분자들이 득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덕술이다. 독립투사를 고문·탄압한 그는 해방 이후에도 승승장구했다. 그에게 모진 고문을 당한 의열단 단장 약산 김원봉 얘기는 민족의 수치다. 그런 노덕술이 미군정과 이승만정권의 ‘빨갱이’ 사냥에 편승해 받은 훈장만 3건이다. 그의 훈장은 여전히 살아있다.
우리는 어떤가. 기소 200여건, 판결 40건, 그리고 사형 ‘0’건. 프랑스의 역사학자 마르크 블로크는 세계2차대전이 일어나자 50대의 나이에 대위 계급으로 재입대했다. 이후 나치 치하의 조국에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다 1944년 잡혀 총살 당한다. 그는 미완의 저서 <역사를 위한 변명>에서 "역사는 시간 속의 인간에 대한 학문"이라고 규정했다.
일제 청산을 하지 못한 우리 민족은 1945년 이전과 다를바 없는 시간을 살고 있다. 그 시간 속에 기록된 일그러진 친일파를 역사적으로 소명하지 못했고 그들은 현재를 쥐락펴락하며 득세한다. 역사에 대한 무지를 일깨우는 수많은 가르침을, 우리는 알지 못했다. 그 질곡의 틈바구니에 빛나야 할 '인간'은 기념식 노래 한소절에 채 담기지 못한다.
◆매봉산 자락에 깃든 100년의 혼
1919년 3월1일, 서울에서 만세운동이 시작됐다. 유관순 열사는 이 대열에 참여했고 체포됐다. 강제 휴교령이 내려지자 고향으로 내려와 서울의 만세운동 소식을 집안과 주변에 널리 알렸다. 그리고 4월1일 아우내장터에서 3000여명이 모인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이 만세운동으로 열사의 부모를 비롯해 19명이 순국하고 30여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 중에도 주눅 든 법이 없었다. 모진 고문 끝에 1920년 9월28일 순국했다. 열아홉의 나이였다.
경내 왼쪽 오솔길을 따라 매봉산을 오르면 초혼묘다. 유관순열사는 순국 뒤 이태원공동묘지에 안장됐으나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일제의 만행에 기막힐 따름이다. 초혼묘는 열사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것으로 1989년 봉안했다. 매봉산 정상에는 봉화대가 있다. 3월31일 유관순열사가 산 아래 생가에서 직접 올라 봉화를 올린 곳이다. 당시 이 봉화를 신호로 목천·천안·안성·진천·연기·청주 등 인근의 산봉우리 24곳에서 봉화가 잇따랐다.
◆"번득이는 태극기를 따르라"
1919년 3·1운동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4월1일 천안의 아우내장터에서는 3000여명이 참여한 충청지방 최대의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유관순과 함께 김구응, 조인원, 이백하, 김교선 등이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19명이 순국했다. 일본인에 대한 살인이나 방화는 한건도 없었다. 다만 비폭력 평화주의 원칙을 따랐음에도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병천장 우체국 뒤편 구미산은 아우내 3·1운동 독립사적지다. 야트막한 산마루에 아우내독립만세운동기념비가 있다. 병천장(아우내장터)은 잡목과 건물에 가로막혀 잘 보이질 않는다. 구미산은 지역 어르신들의 공간이 됐다. 그라운드골프장의 담소가 끊임없다.
◆역사문화둘레길
이동녕 선생은 임시정부 의정원 초대의장을 지녔다. 의정원은 요즘으로 치면 국회다. 이동녕 선생 기념관은 임시정부에서 활약한 선생의 업적을 기린다. 조병옥 선생은 광주학생운동과 관련해 3년간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다. 생가는 유관순 생가지와 가깝다.
유관순열사 기념관과 아우내장터를 아우르는 역사문화둘레길도 눈여겨보자. 8개 코스 총 22.4㎞의 걷기여행길이다. 대부분 역사문화 유적을 연결한다. 1코스는 병천사거리-유관순기념관 1.3㎞ 대한독립만세길이다. 2코스는 유관순길로 유관순사적지-유관순생가지-조병옥생가지 2.1㎞ 구간이다. 유관순사적지까지는 천안역에서 401번 버스로 연결된다. 400번 버스를 타면 병천 면소재지(종점)에서 내려 조금 걸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9호(2018년 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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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충남)=박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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