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5·18 망언도 당 선거에 써먹는.. '후안무치' 김진태·김순례

2019. 2. 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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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징계 유예'로 기고만장

첫 합동연설회서 노이즈 마케팅
극우세력이 지지한다며 표심 공략

김진태 "심장 쫄깃할 때 있지만
저 없으면 재미없을 것..지켜달라"

김순례 "앞장서는 여전사 될 것"
"태극기 부대가 날 지키겠다고 한다"

최고위원 출마 윤영석 의원도 가세
"북한군·간첩 개입 생생한 증언 많아"
자유한국당 김순례(왼쪽), 김진태 의원이 14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5·18 망언’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김진태·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를 오히려 전당대회 선거운동의 ‘호재’로 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극우 지지층의 표심을 얻겠다며 다른 후보들도 ‘5·18 망언’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뽑는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은 14일 대전에서 첫 전국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당대표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은 자신을 “행동하는 우파”로 소개하며 “만약 당대표가 되지 않으면 김진태, 당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저를 지켜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까지 징계 논의가 유예된 상황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또 “가끔씩 심장이 쫄깃할 때가 있지만, 저 없으면 재미없을 것” “제가 당대표가 되면 애국세력과 우리 당이 힘 모아 어깨동무하고 싸워나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을 “좌파들이 만든 괴물 집단”이라고 매도했던 김순례 의원도 이날 연설회에서 “매일 자고 나면 제가 죽고 있다”며 “살려 달라. 자유 우파의 가치를 지키는 겸손하고 절제된 용어로 앞장서는 여전사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다.

두 의원은 5·18 관련 자신들의 발언이 오히려 당의 주요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 등 극우 진영의 호응을 받고 있다는 데 고무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지도부에 입성하거나 상당한 지지를 얻은 것이 확인될 경우, 당 윤리위가 자신들을 징계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청회에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해온 지만원씨를 초청하고 “5·18 문제에서 우파가 굽혀선 안 된다”고 밝힌 김진태 의원은 ‘5·18 유공자 명단 공개’ 등을 주장하는 언론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주에 가보지도 않았는데 유공자가 됐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5·18 유공자 (명단)공개는 해야 되는 게 맞는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해찬 대표 쪽은 수년 전부터 이런 음모론에 대해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신군부가 5·18 무력진압을 정당화하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 2014년 재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적법한 유공자”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유 불문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던 김순례 의원도 오히려 이번 논란으로 인해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주변에 “‘태극기 부대’가 나를 지키겠다고 한다” “‘보수 여전사’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들 의원에게 ‘격려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이들을 윤리위에 회부한 당 지도부에는 극성 지지자들의 항의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합동연설회 시작 무렵엔 극성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김진태’를 연호하며 열광한 반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위해 무대에 오르자 욕설과 야유를 쏟아냈다.

이런 분위기에 다른 후보자들도 ‘망언’ 동조에 나서고 있다.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윤영석 의원은 지난 13일 <한국방송>(KBS)에 출연해 “1980년 당시 북한군이나 북한 간첩이 광주 민주화운동에 개입했다는 생생한 증언들이 지금도 상당히 많이 있다”며 ‘북한군 개입설’을 거들고 나섰다.

당이 지지율 하락세로 돌아섰는데도 자신들의 지지 기반 확충에만 몰두하는 태도를 향한 쓴소리도 나온다. 이날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무대에 오른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는 ‘김진태’를 직접 거론하며 “(김진태를 연호하는) 여러분이 우리 당을 살리는 게 아니라 망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하려는 새로운 한국당, 자식들에게도 아빠가 당원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김미나 기자, 정유경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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