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배설할 때 왜 빙빙 돌까

2019. 2. 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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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자리에 눕거나 배설을 하기 전 종종 제자리에서 빙빙 도는 행동을 한다.

먼저 자리를 잡고 눕기 전 행동에 대해서는 가축이 되기 전 야생동물 때의 흔적이란 주장이 유력하다.

배설 때 도는 행동도 미스터리다.

연구자들은 "지자기에 민감한 개가 빙빙 도는 것은 사람이 등산하다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지도를 보는 것과 비슷한 행동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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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때 흔적..나침반처럼 지자기 감지한 자세 주장 유력
개가 배설하기 전 빙빙 돌며 방향을 잡는 것은 나침반이 회전하며 남북 방향을 가리키는 것과 같다는 가설도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개는 자리에 눕거나 배설을 하기 전 종종 제자리에서 빙빙 도는 행동을 한다. 간단하지만 왜 그런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수수께끼 행동이다.

먼저 자리를 잡고 눕기 전 행동에 대해서는 가축이 되기 전 야생동물 때의 흔적이란 주장이 유력하다. 주변을 살펴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고 잠자리에서 뱀이나 독충을 쫓아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또 바닥에 자신의 영역임을 표시하려는 행동이라는 주장도 있다. 풀과 나뭇잎을 꺾고 뭉갠 뒤 발바닥의 분비샘으로 자신의 냄새를 묻히는 습관이란 설명이다. 좀 더 현실적으로, 잠자리를 고르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평평한 잠자리와 울퉁불퉁한 잠자리에서 실험했더니 후자에서 더 자주 도는 행동을 보였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배설 때 도는 행동도 미스터리다. 그럴듯한 설명은 개 입장에서 배설은 다른 개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중요한 소통수단이란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포스트를 남기듯, 으슥한 곳보다는 주변에서 잘 보이는 장소를 골라야 한다. 엉거주춤한 자세에서 공격받지 않도록 주변을 살필 필요도 있다.

체코와 독일 연구자들이 개의 배설 자세를 조사한 결과 지자기 방향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니 리켄, 부르다 외 (2013) ‘동물학 프런티어’ 제공.

이와 관련해서는 거의 유일하게 과학적 연구결과가 있다. 놀랍게도 그 결론은 개가 지구자기장의 방향에 맞춰 자세를 잡는다는 것이다. 히네크 부르다 체코 생명과학대 교수 등 체코와 독일 연구자들은 2013년 과학저널 ‘동물학 프런티어’에 실린 논문에서 37개 품종의 개 70마리를 공터에 풀어놓고 배설 자세를 2년 동안 관찰한 결과를 밝혔다. 무려 1893번의 대변과 5582번의 소변 자세를 당시의 지자기 위치, 태양폭풍에 의한 지자기 교란 여부 등을 고려해 분석했다. 지자기가 안정된 날 개들은 마치 나침반이 빙빙 돌다 남북을 가리키듯 지자기의 남북 방향을 향했다. 다리를 들어 오줌을 누는 수캐들에서는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연구자들은 2008년에 이미 전 세계 위성사진을 분석해 풀 뜯거나 쉬는 소와 사슴도 지자기의 남·북 방향으로 자세를 잡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체코 장터에 내놓은 잉어 활어와 야생 멧돼지에서도 그런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지자기에 민감한 개가 빙빙 도는 것은 사람이 등산하다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지도를 보는 것과 비슷한 행동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왜 배설할 때 위치를 조율해야 하는지, 또 그런 자세가 편한지 등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Hart et al. Dogs are sensitive to small variations of the Earth’s magnetic field, Frontiers in Zoology 2013, 10:80 http://www.frontiersinzoology.com/content/10/1/8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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