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이누족 돌연 '원주민' 인정..쿠릴열도 영유권 주장용?

김혜경 2019. 2. 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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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지난 수십 년간 차별받아온 소수민족 '아이누족'이 정부로부터 처음으로 '원주민' 인정을 받게 될 전망이다.

15일 AFP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에서 아이누족을 선주민족(先住民族) 즉 '원주민'으로 처음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1800년대 말 소수민족 동화정책을 펼치며 아이누족의 언어와 관습을 금지하는 등 차별정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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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의 영유권 분쟁에서 자국 영토 주장 뒷받침 수단 삼으려는 듯
【서울=뉴시스】일본의 소수민족 아이누족의 모습. 사진은 1904년 촬영된 것.(사진출처: 위키피디아) 2019.02.15.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에서 지난 수십 년간 차별받아온 소수민족 '아이누족'이 정부로부터 처음으로 '원주민' 인정을 받게 될 전망이다.

15일 AFP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에서 아이누족을 선주민족(先住民族) 즉 '원주민'으로 처음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결정했다. 법안에는 이들의 문화 계승 등을 위한 교부금 창설 및 문화와 관련된 규제 완화 내용도 담겼다. 법안은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아이누 분들이 민족으로서 명예와 존엄을 유지하고, 다음 세대로 계승하는 것은 다양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누족은 홋카이도(北海道)를 중심으로 일본 북부와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등 러시아 극동 지역에 거주해온 소수민족으로, 일본에서 오랫동안 차별을 받아왔다.

일본 정부는 1800년대 말 소수민족 동화정책을 펼치며 아이누족의 언어와 관습을 금지하는 등 차별정책을 펼쳤다. 이후 아이누족에 대한 차별을 점차 줄었지만, 지금까지도 아이누족과 일본 본토 국민들 간의 소득 및 교육 수준 등에서는 큰 격차가 난다.

일본 정부가 돌연 아이누족을 원주민이라고 인정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은 쿠릴 4도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영유권 분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쿠릴 4도는 홋카이도 북부와 러시아 캄차카 반도 사이에 위치한 4개의 섬인데,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러시아에 영토 반환을 요청하고 있으며, 최근들어 논의를 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아이누족을 원주민으로 처음으로 인정하려는 것은 아이누족이 현재에도 쿠릴 4도에 소수 거주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자국(일본)의 소수민족인 아이누족이 쿠릴 4도에 아직까지 거주하고 있으므로,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그동안은 아이누족을 차별해왔지만, 영토를 반환받기 위해서는 이들을 '일본의 원주민'으로 공식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극동 지역에 아이누족이 거주해 왔음에도 구 소련 시대를 포함해 아이누족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쿠릴 4도에 거주하는 아이누족을 러시아의 원주민으로 인정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이 영토에 '러시아의 원주민'인 아이누족이 거주하므로, 이 지역은 러시아 영토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한편 2017년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아이누족은 1만 2300여명 정도로 집계됐다. 그러나 출신을 숨기거나 일본 주류민족에 동화한 아이누족들의 수치는 집계되지 않아,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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