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고용'이라더니..일본 '열정페이'에 청년은 괴롭다

홍진아 2019. 2. 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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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젊은 노동인구가 부족한 일본은 문제가 다릅니다.

청년 일자리 지표는 '완전고용' 상태라는데, 열악한 노동 환경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합니다. 홍진아 기자가 일본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일본에선 세상을 떠난 30대 비정규직 청년의 시집이 화제가 됐습니다.

[시 낭송 : "나도 비정규직, 너도 비정규직. 가을이 와서 쇠고기 덮밥집에서 덮밥을 먹네."]

비정규직 청년들의 힘든 일상을 어루만진 점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겁니다.

[하기와라 켄/故 신이치로 씨 동생 : "짓밟혀도 어떻게든 일어서서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형이 남긴 시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노동인구 부족으로 지표상으로는 청년 '완전 고용' 상태인 일본.

하지만 그 이면에는 청년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악덕 기업, 이른바 '블랙기업'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요양시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정규직 간병인이 된 22살 마츠모토 씨.

안정적인 직장을 얻었단 기쁨도 잠시, 엄청난 초과근무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마츠모토 아이/22살 :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월 400시간 일하던 달에는 중간에 구급차로 실려 간 적도 있어요."]

결국, 지난해 말,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로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40일 동안 무려 500시간 가까이 일했다는 이 청년은 초과수당도 못 받은 채 프로그램 제작사에서 폭언에 시달리다, 충격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됐습니다.

[야마구치 히데오/25살 : "실수입만 보면 아르바이트보다 적었어요. 그때는 당연히 싫다고 말할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죠."]

하지만 이 청년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서비스 잔업'이란 명목으로 기록이 없는 초과근무를 시키거나, '고정 잔업수당'이라 해서 미리 일정액을 준 뒤 그 이상의 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흔한데,

불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와조에 마코토/'블랙기업 대상기획위원회' 위원 : "법으로 규제하지 않는다면 장시간 노동은 절대로 막을 수 없습니다. 근무 사이 '인터벌 제도'와 함께 1일 노동시간 상한 규제가 필수적입니다."]

청년들의 장시간 근로 등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일본에선 청년 노동 상담이 해마다 3천 건 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홍진아 기자 (gi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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