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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환경부 찍어내기 문건 '장관 보고 폴더'서 나와

박태인 입력 2019. 02. 18. 01:31 수정 2019. 02. 1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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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기관 임원 사퇴 거부 땐 고발"
검찰이 확보한 문건에 담겨
김은경 당시 장관에 보고 정황
김 전 장관 "표적 감사 몰랐다"
검찰은 전 정부가 임명한 산하기관 임원에 대한 표 적 감사 내용이 담긴 문건이 당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보고된 정황을 파악했다. [뉴시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보고용으로 작성된 전(前) 정부 임명 산하기관 임원에 대한 ‘표적 감사’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가 환경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산하기관 임원 조치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은 환경부 감사관실 컴퓨터의 ‘장관 보고용 폴더’에 담겨 김 전 장관에게 수차례 보고됐다고 한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와 관련해 환경부가 작성한 문건이 김 전 장관 등 윗선에 보고된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산하기관 임원 사퇴 동항 등이 장·차관님까지 보고되진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문건에는 임기를 남기고 사퇴를 거부했던 김현민 전 환경공단 상임감사와 강만옥 전 환경공단 경영기획본부장에 대해 “철저히 조사 후 사퇴 거부 시 고발 조치”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환경공단이 작성한 ‘환경부 감사 현황’ 문서. [사진 강효상 의원실]
이달초 검찰 조사를 받은 김 전 장관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동향을 보고받은 적은 있으나 ‘표적 감사’가 진행된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달말 김 전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며 김 전 장관에 대한 혐의를 좁혀가고 있다. 장관에게 ‘표적 감사’ 내용이 담긴 문건들이 보고된 ‘디지털 증거’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은 본지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또한 김 전 감사와 강 전 본부장에 대한 감사가 시작된 계기도 허위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환경공단에서 제출받은 ‘임원 업무추진비 관련 환경부 감사 수감현황 보고’에 따르면 환경공단은 두 임원에 대한 감사 배경으로 “2018년 2월 환경공단 노조가 당시 안병옥 환경부 차관을 만나 언급한 경영기획본부장 등 임원진의 근무기강 해이”를 들고 있다. 하지만 김병준 환경공단 노조위원장은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시 안 차관을 만나 두 임원에 대한 기강해이 언급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 전 차관도 메시지를 보내 "당시 감사가 있었는지도 몰랐고 노조위원장 면담한 기억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환경공단 문건에는 또한 ‘사퇴할 때까지 무기한 감사’‘감사 대상자의 대응 수준에 따라 고발 조치 등 적절한 조치 예정’‘관련 부서 직원에게도 책임 추궁 가능’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환경부 감사관실의 ‘압력 행사’ 또는 ‘직권 남용’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수사 과정에서 전·현직 장·차관과 고위급 공무원은 물론 산하기관 직원들까지도 수차례 소환 당하며 체면을 구기게 됐다. 박천규 차관 역시 지난달 22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 차관과 김동진 환경부 대변인은 "수사 중인 상황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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