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색 3일 만에 '블랙박스'..2년간 애태워 온 가족들

손석희 입력 2019. 2. 18. 20:54 수정 2019. 2. 1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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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지난 2년 동안 가장 간절하게 스텔라데이지호의 소식을 기다린 분들, 가족들이겠죠. 지금 제 옆에 실종선원의 가족 분이 한 분 나와 계십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허경주 공동대표를 잠깐 인터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금 사고가 난 지 2년만이고, 수색을 시작한 지는 불과 짧은 시간입니다.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3일입니다.]

[앵커]

수색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계약을 맺은 건 작년 12월이었죠.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12월 28일입니다.]

[앵커]

그렇게 봐도 석 달이 안 되네요. 일단 실제로 수색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발견이 된 거잖아요.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동안은 왜 이렇게 힘들었던가. 지난 2년 가까운 시간 동안에. 그런 안타까움이 우선 드시겠군요.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사실 처음 블랙박스가 회수됐다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참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일단은 사고원인을 밝히는 데 굉장히 중요한 증거물인 블랙박스가 회수가 됐으니까 안도감이 가장 먼저 들었고요. 한편으로는 이렇게 쉽게 빨리 회수할 수 있는데 도대체 왜 2년이나 길게 시간이 걸렸던 것인가. 이런 허탈함도 좀 같이 있었습니다.]

[앵커]

제가 소개해 드릴 때 이 내용을 잠깐 언급했는데 지금 나와 계신 허경주 씨의 남동생인 허재용 씨가 실종되셨죠.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스텔라데이지호의 2등 항해사였습니다.]

[앵커]

글쎄요, 수색업체에서 계약을 한 게 작년 12월 말이라고 했고요. 그러면 그 계약까지는 왜 시간이 오래 걸렸을까요?

Q.수색 시작하기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그것도 사실 정확하게는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2017년 3월 31일날 사고가 나자마자 저희 가족들은 바로 정부에게 심해수색을 요구를 했었어요. 그렇지만 해군에서 저희 가족들을 대상으로 공식적으로 심해 3000m가 넘는 곳의 심해수색은 불가능하다라고 이야기를 했고요. 저희는 당연히 일반인이니까 그 말을 믿었죠.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나고 난 뒤에 저희가 구글을 통해서 혹시라도 심해수색에서 성공했던 선례가 있지 않을까 검색을 하기 시작을 했어요. 그리고 나서 타이타닉호라든가 아니면 에어프랑스447기라든가 이런 심해수색을 통해서 심해 4600m, 4900m 지점까지 블랙박스를 회수했던 선례를 찾아냈고요. 그때부터 정부에게 저희가 심해수색을 요구를 하기 시작을 한 거죠. 그렇지만 정부는 대한민국의 선례가 없기 때문에 심해수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앵커]

대한민국 업체 중에서는?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아니요. 대한민국에서는 없다라고. 그래서 2017년 9월 정도에 해수부의 담당 과장이 이런 말을 해요. 국회에서 만약 공론화가 된다면 심해수색을 검토해 볼 수 있겠다. 저희가 그 말을 듣고 나서 다음 날부터 국회의원실 100군데 정도를 돌아다니면서 노력을 했고요. 그 결과 국정감사장에서 스텔라데이지호가 이슈가 되었고 그 다음 해 2018년 8월에 국무회의에서 추경예산으로 예산이 통과가 됐습니다. 그러고 나서 연말에 간신히 계약이 된 거죠.]

[앵커]

미국 회사라면서요.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미국의 오션 인피니티라는 회사입니다.]

[앵커]

그래서 수색 시작한 지 불과 3일 만에. 가족들도 그게 믿기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굉장히 당황했었어요.]

[앵커]

이렇게 빨리 찾을 수 있느냐?

Q.이렇게 빨리 찾을 것으로 예상했나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사실은 그 배가 출항을 할 때 항구에서 승선자들을 대상으로 업체 담당자가 한번 프레젠테이션을 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3일 정도면 선체를 찾을 수 있다라고 장담을 했어요. 그 이유가 비행기 같은 경우는 날아가다가 폭발되면서 추락하니까 어디 있는지 찾기가 어렵지만. 하지만 스텔라데이지호처럼 무거운 배는 마지막으로 조난 신호를 보낸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거라고. 그리고 그 선박에서 발신되었던 조난신호 여러 가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봤더니 대충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것인지 파악이 된다면서 한 3일이면 선체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그렇지만 저희도 VDR까지 이렇게 빨리 회수될 것을 상상 못했습니다.]

[앵커]

VDR이라면. (선박의 블랙박스) 이른바 블랙박스. 저희가 사진을 준비했는데 이건 오늘 처음 공개되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모두 9장을 가지고 오셨죠. 지금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어떤 장면일까요?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자율무인잠수정이라고 음파를 통해서 심해에 어떤 물체가 있는지 찾는 장비인데요. 첫 번째로 들어갔었던 그 장비가 회수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거는요?) 이건 실제 무인잠수정, 심해 무인잠수정이 해저에서 촬영한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체 중에서 일부인 조타실 부분이고요. 이게 실제 블랙박스 VDR입니다. 이번에 스텔라데이지호의 조타실 옥상 쪽에 있었던 VDR 회수한 사진이었고요. 이것은 앞에 보시면 갈퀴처럼 손 같은 게 달려 있어요. 실제로 저 장비가 들어가서 VDR을 회수해 온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저희들이 사진을 보여드리고 있는데 이 사진은 아까 처음에 봤던 사진하고 비슷한 거네요.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마찬가지입니다. 자율무인잠수정이 올라오는 사진이고요. 이것도 역시 심해 무인잠수정입니다.]

[앵커]

사람이 타지 않은 잠수정이 심해까지 들어가서…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카메라를 장착하고 사진 같은 걸 찍어올 수 있다고 해요.]

[앵커]

그래서 이제 VDR까지 결국 회수한. 불과 3일 만에. 비용은 굉장히 많이 들었겠지만 이건 어차피 우리 예산으로 하는 것이니까요.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그렇습니다.]

[앵커]

뒤늦게 편성돼서 이렇게 시간이 늦어졌습니다마는. 그렇군요. 저 심해수색선에는, 미국 회사라서 한국 사람은 없습니까?

Q.심해 수색선에는 누가 타고 있나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한국 사람이 현재 3명이 탑승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1명은 저희 스텔라데이지호 가족 중에 1명이 타고 있고요. 그리고 나머지 2명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백혁 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박요섭 연구원이 같이 탑승을 하고 있어요. 어이없게도 이번 계약의 주무부처가 외교부였는데 외교부는 실제로 그 선박에 탑승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연구원들하고 가족분 중의 대표 한 분만. 실종자 전부 스물두 사람. 이 가운데 한국 사람이 여덟 사람. 남동생을 포함해서요. 수색작업은 어떻게 될까요?

Q.실종자 수색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처음에 이 심해수색 계약이 시작이 될 때 목적이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실종 선원의 생사를 확인한다. 그리고 두 번째가 VDR을 비롯해서 각종 증거자료를 회수해서 사고의 진상을 규명한다였었는데요. 일단 첫 번째로 실종 선언 생사 확인을 위해서는 사고 수색 당시에 두 척의 구명벌이 발견되지 않은 채로 수색이 종료되었었습니다. 그 구명벌들이 현재 선체에 그냥 부착되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해서 실종 선언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고요. 두 번째로 블랙박스는, 스텔라데이지호의 블랙박스가 2개가 탑재가 되어 있었어요. 그중의 1개가 회수가 된 거고요. 또 나머지 1개까지도 회수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훨씬 더 정확하게 상황을 알 수 있다 그런 얘기가 되겠군요.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네, 그리고 혹시라도 이번에 회수했던 VDR의 데이터가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앵커]

아직 제대로 검색은 안 해 본 거죠.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그렇죠.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나머지 블랙박스 하나까지 회수하기를 기대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 선박의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선체의 정밀 촬영을 통해서 그거를 3D 모자이크라는 기법을 통해서 입체적으로 구현을 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선체의 정밀촬영까지, 해야 될 일이 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앵커]

시간도 그만큼 오래 걸리기는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아무튼 희망은 찾은 셈이 됐네요. 멀리서 잠깐이지만 이렇게 출연해 주시러 오셨는데 저로서는 제가 질문드리지 않은 것이라도 말씀하시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한 번만 더 기회 드리고 싶습니다.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저희가 이 사건을 그냥 금방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려야 했던 이유는 이런 선박이 한국에 아직도 27척이 더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스텔라데이지호는 그냥 침몰을 했지만 이 사고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면 아직도 비슷한 개조 노후 선박이 27척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또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에 저희 같은 사람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끝까지 싸우고 있었고요. 이번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을 선례로 삼아서 국가는 앞으로 국민들이 이런 사고를 당했을 때 더 이상 미루지 않고 2년을 기다리게 했는데 3일 만에 블랙박스 찾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들을 선례로 삼아서 앞으로 국민들이 무슨 사고가 생겼을 때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국가가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런 강한 바람이 좀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의 허경주 공동대표를 잠깐 인터뷰했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고맙습니다.]

(화면제공 : 김영미 시사인PD,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 관련 리포트
2년만에 스텔라데이지호 '블랙박스' 회수…침몰 원인 밝힐까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375/NB117713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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