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이식 기다리다 하루 4명 숨져..기증자 줄고 '고령화'

엄진아 2019. 2. 1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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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몸의 장기가 심하게 병들거나 망가져 치료가 어려울 때 마지막 방법은 장기 이식뿐입니다.

이식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가 3만 4천 명이 넘지만 기증자를 만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건강한 장기를 나눠줄 기증자가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70대 여성은 석 달 전 신장을 이식받았습니다.

수술 뒤 건강이 회복돼 일주일에 세 번씩 받던 혈액 투석도 중단했습니다.

[김복임/신장이식수술 환자 : "4시간 동안 누워서 꼼짝달싹 못 하고 누워있어야 하니까 그게 지겹고, 투석을 안 하니까 살아서 날아갈 것 같아요."]

다행히 결과가 좋았지만 이식 수술은 쉽지 않았습니다.

기증자 나이가 80살 가까워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콩팥 두 개를 모두 이식하는 큰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이정표/보라매병원 내과학교실 교수 : "수술이 일반적으로는 한 4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환자는 그 2배 8시간 정도 걸려서 새벽에 수술이 끝났습니다."]

장기 기증자의 나이가 너무 많아 부적합 판정을 받고 아예 이식 수술을 못 하는 경우도 한 해 30건이 넘습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기증자의 평균 연령이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기증한 사람의 절반 이상은 50대 이상입니다.

장기 기증 활성화가 더 필요한 이유입니다.

현재 장기 기증을 약속한 국민은 100명 중 2~3명에 머뭅니다.

뇌사자가 생겨도 10명 중 6명은 가족이 기증을 거부합니다.

[조원현/한국장기조직기능원장 : "가족의 동의율이 2년 전과 비교해 10%에서 15% 정도 떨어졌어요. 그러니까 그만큼의 기증자가 줄어든 거죠.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뇌사자 장기 기증은 인구 100만 명당 10명꼴로, 외국과 비교해 매우 적습니다.

의료계는 신체 훼손을 꺼리는 인식의 변화와 기증자 예우 강화 등의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문합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엄진아 기자 (az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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