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든 청년에게 50만 원씩 지급?..실험 성공할까?

조지현 입력 2019. 2. 19. 21:28 수정 2019. 2. 1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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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신 사례는 조건부 청년수당인데 돈을 받고 나쁘다고 말할 청년, 글쎄요 별로 없을겁니다.

그런데 조건없이 모든 서울 청년에게 매달 50만 원의 청년수당이 지급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효율성 문제가 당연히 제기됩니다.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논란이 많습니다.

더 짚어보겠습니다.

조지현 기자 나와있습니다.

왜 노인도 아니고 아동도 아니고 청년에게 수당을 주겠다는 겁니까?

[기자]

따져보면 청년들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노인은 기초연금을 받고, 아동은 아동수당을 받는데 청년은 공백입니다.

특히 취업 못한 청년들은 형편이 아주 어렵지 않습니까?

그렇다 보니 그 부모, 가족에게까지도 큰 부담이죠.

청년들에게 주는 수당을 청년수당이 아니라 부모수당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앵커]

지원이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다고 모두에게 다 줄 필요가 있을까요?

[기자]

형편이 넉넉한 이른바 부자 청년에게까지 줄 필요는 없지 않느냐, 이런 비판일 텐데요.

그러려면 부자 청년을 골라내는 비용이 듭니다.

예전 아동수당 때에도 같은 논란이 있었죠?

상위 10%를 제외하려고 골라내는 데 든 비용이 그 10%를 빼고 수당을 줘서 아낀 비용의 3분의 2 정도 됐습니다.

비용 절감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던 거죠.

또 골라서 주게 되면 이른바 '낙인효과', 그러니까 못살아서 지원받는다는 식의 부정적 인식이 생기게 됩니다.

바람직한 효과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앵커]

아무 조건이 없는 이른바 보편적 복지의 개념인데, 그럼 받은 돈을 술값으로 쓰면 어떡합니까?

그래도 되는 건가요?

[기자]

술을 마시거나 유흥비로 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잘못일까요?

이 제도의 기본 취지를 생각해 보면 끼니 걱정을 덜고 여가도 좀 즐길 수 있게 하고 때로는 친구를 만나서 놀기도 하고, 이런 기본적인 삶을 돕자는 겁니다.

그리고 서울시가 일부 청년들에게 주고 있는 청년수당의 쓰임새를 보니까 유흥비나 잘못된 용도로 사용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청년들 스스로 그 정도의 자정 능력은 있다는 거죠.

[앵커]

그렇더라도 결국 세금으로 지급하는 돈인데, 효과를 검증할 수는 있어야 하지 않나요?

[기자]

수치상으로 명확히 드러나는 효과가 취업률이 개선되는 것일 텐데요.

이 정책이 노리는 효과는 그 밖에도 다양합니다.

행복감이나 건강, 공동체 참여도 같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는데요,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최근 결과가 발표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이 이와 비슷하지 않나요?

[기자]

네, 핀란드가 2년 동안 기본소득 실험을 했고 최근 1년 치 중간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취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지만 행복도는 확실히 높아졌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성공이다 실패다, 지금 단정하긴 어렵겠군요?

[기자]

네, 실업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해석하면서 실패했다, 이런 주장이 있긴 하지만, 섣부른 판단입니다.

한편으론 기본소득을 받으면 일을 안 할 거라는 우려가 사라졌다고 볼 수도 있고요.

또 심리적 효과는 확실히 컸으니까요.

그리고 핀란드는 우리와는 고용률이나 다른 복지 제도 같은 여러 조건이 다르니까, 그 점도 충분히 고려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선진국조차 기본소득 개념이 낯설다 보니 실험부터 해본 거잖아요?

[기자]

아닙니다.

서울시도 먼저 일부에게 실험을 해보고 효과를 확인해보겠다는 구상입니다.

우선은 2400명 정도를 뽑아서 2년 동안 실험을 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또 그 결과를 평가할 때 많은 얘기가 있을 수 있겠군요.

사회1부 조지현 기자였습니다.

조지현 기자 (cho200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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