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딸이라 '합격', 조카니까 '합격'

이해인 기자 2019. 2. 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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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례인지 의심까지 드는 이들 사례는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통해 밝혀낸 채용 비리 사례다.

이처럼 애초에 응시 자격이 없는 사람이 채용에 응시해 최종 합격하거나 합격자를 바꿔치기하고 순위를 조작하는 등 영화를 방불케 하는 사례들이 적발됐다.

경북대 병원은 의료 자격증이 없는 자에 임의로 응시 자격을 부여해 최종 합격시키는 것은 물론 청원경찰 결격사유인 시력장애가 있는 자를 응시자 모친의 청탁을 받아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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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기관 채용비리 182건 적발..미자격 응시자 합격·자녀 면접 등 '경악'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 결과 및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2014년 2월. A씨, B씨, C씨가 의료계 종사들 사이 최고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히는 공공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 채용에 합격했다. 그러나 A씨와, B씨, C씨는 의료 관련 자격증 미소유자였다. 애초 응시자격조차 없었던 것. 조사결과 이들은 경북대병원 직원의 자매 혹은 조카, 자녀인 것으로 밝혀졌다. 채용담당 부서가 직원들의 청탁을 받고 임의로 응시자격을 부여, 최종 합격까지 한 것이다.

#2018년 5월, 경기도의료원 채용 지원자 D씨는 다른 지원자 대비 월등히 높은 점수로 정규직에 채용됐다. 채용은 인사위원회를 통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해당 인사위원회는 내부 직원만으로 구성, D씨 및 D씨의 자녀와도 친분이 있는 직원이 면접 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사례인지 의심까지 드는 이들 사례는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통해 밝혀낸 채용 비리 사례다. 이처럼 애초에 응시 자격이 없는 사람이 채용에 응시해 최종 합격하거나 합격자를 바꿔치기하고 순위를 조작하는 등 영화를 방불케 하는 사례들이 적발됐다. 정부는 법 개정과 규칙 개정 권고안 마련 등을 통해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공공기관 채용비리 182건을 적발, 36개 사례를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3개월간 공공기관의 채용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사례들을 살펴보면 시험 성적을 조작하거나 순위를 바꾼 경우가 눈에 띈다.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는 서류전형의 배점을 조정하고 객관적 기준 없이 임의로 평가·채점해 직원의 자녀가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면접 결과 1등으로 최종 합격했다.

강원대병원은 면접위원이 배점기준을 초과해 점수를 부여하고, 채용 담당자는 다른 면접위원회 협의 없이 이를 임의로 수정한 점이 적발됐다. 또 해당 사건이 일어난 1년 뒤에는 필기시험 성적을 제대로 산정하지 않아 합격대상자 2명이 불합격되고 불합격돼야 할 2명이 합격 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정규직 채용 시험에서 합격자 추천순위를 조작한 점이 발각되기도 했다.

기준 미달자가 채용된 경우도 있다. 경북대 병원은 의료 자격증이 없는 자에 임의로 응시 자격을 부여해 최종 합격시키는 것은 물론 청원경찰 결격사유인 시력장애가 있는 자를 응시자 모친의 청탁을 받아 채용했다.

/자료=국민권익위원회


자녀나 조카, 지인의 면접에 들어간 경우도 다수 적발됐다. 근로복지공단 임직원은 OO병원 특정 업무직 채용에 조카가 응시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또 다른 임직원은 병원 정규직 채용에 친구의 자녀가 응시한 사실을 알면서도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기관장이 별도의 기준 없이 임의대로 채용을 좌우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쟁기념사업회에서는 서류심사 결과 면접 대상자로 최종 1명이 추천됐지만 기관장 결재 과정에서 해당 지원자는 면접도 없이 탈락됐다. 면접대상자가 1명인 점, 나이가 어려서 이직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 전환을 노리고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상급자 지시에 따라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아닌 비 상시업무 종사자 3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공영홈쇼핑에서는 고위직 자녀 포함 6명이 신규채용 시험을 거치지 않고 단기계약직으로 채용, 차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기관별로는 의료계와 예·체능계 등 특수 전문기관의 채용 비리가 가장 많았다. 채용비리로 수사 의뢰된 사례 36개 중 25%에 달하는 9개가 의료계에서 일어났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경북대병원, 전북대병원, 강원대병원, 경기도의료원 등이다.

예체능 관련 기관의 채용 비리도 많았다. 여주세종문화재단, 홍천문화재단, 대구문화재단을 비롯해 부산광역시체육회, 대전광역시체육회, 울산광역시체육회 등에서 채용 비리 사례 8개가 적발돼 수사 의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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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기자 hi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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