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김상조 "갑을관계 해소..비가역적 변화 시작돼"

KBS 2019. 2. 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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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중한 최근 경제상황에 책임감 느껴
- 한국경제 성장, 21세기 세계경제 상황에도 유효한 것인지 성찰해야
- 소득주도성장에 씌워진 정치적 프레임 아쉬운 부분 많아
- 통계지표, 5월쯤 나올 1분기 지표부터 조금씩 나아질 것
- 사람중심경제와 혁신적 포용국가 정책 사실상 하나로 돌아가는 것
-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역점 둔 것은 ‘갑을관계 해소’
- 일감몰아주기, 불공정하도급 해소... 재벌개혁 이슈이자 소득주도성장의 기반
- 우리 시장의 비가역적인 변화는 이미 시작돼
- 한국경제 탄탄한 구조 지녀... 과거와 같은 경제붕괴 가능성 낮아
- 장하준 교수의 주연구대상, 저개발국가 경제발전전략... 한국은 그 단계 지나
- 한국경제에서 재벌총수의 역할에 대해 장하준 교수 좀 더 성찰해야
- 공정거래법은 재벌개혁법 아냐
- 공정거래법의 패스트트랙 처리? 정치의 영역... 국회에서 방향잡을 것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2월 22일(금)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김상조 위원장(공정거래위원회)


▷ 김경래 : “공정경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라는 우리 경제의 두 바퀴가 힘차게 굴러갈 수 있도록 탄탄한 도로의 역할 담당하는 인프라다. 공정경제 구현은 경기가 좋다고 가속하거나 나쁘다고 후퇴하는 성격의 과제가 아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겠다.” 이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신년사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로 말들도 많고요. 논쟁도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이 와중에 “공정경제로 어떤 경제의 성과를 내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어떤 뜻일까요? 그리고 지금 사실 집권 3년차 들어가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느냐, 여기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직접 모시고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상조 : 안녕하십니까?

▷ 김경래 : 요즘 굉장히 인터뷰나 이런 것에 적극적이신 것 같아요. 할 말씀이 많으신 것 같아요, 요즘에 경제에 관해서.

▶ 김상조 : 원래 굉장히 자주 인터뷰를 하는 편이었고요. 교수 시절에 비하면 반의 반도 안 됩니다.

▷ 김경래 : 그때 재벌개혁 관련해서 말씀해 주실 분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요. 거의 뭐 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인터뷰어였죠, 사실.

▶ 김상조 : 최근에 와서는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특히 공정경제에 대해서 국민께 소상히 설명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 김경래 : 제가 몇몇 인터뷰를 보기도 하고 읽기도 하고 듣기도 했는데 지금 돌아가는 경제현안에 대한 얘기뿐만 아니라 경제현안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 곡해 이런 게 있다. 이런 답답함을 많이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제일 답답하세요?

▶ 김상조 :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평소에 굉장히 자주 강조를 하시지만 정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말을 해야 됩니다. 훗날의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말로는 핑계밖에 안 되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최근의 엄중한 상황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말씀을 드리겠고요. 다만 두 번째로 한국 경제가 과거에 눈부신 성장을 달성했지만 그 성장 모델이 과연 21세기 세계 경제 상황, 한국 경제 상황에서 유효한 것이냐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 사회 전체가 성찰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거에 낙수 효과 모델이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기 때문에요. 그래서 경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노력을 해야 되고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이것은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두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입니다. 그런데 예컨대 사람 중심 경제를 구상하는 세 개의 축 중에서 모든 것이 다 소득주도성장 때문이다라고 단정을 하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는 좀 아쉬운 부분이 많고요. 더 나아가서 이런 것에 대해서 정치적인 잘못된 어떤 프레임이 걸려 있는 게 아닌가라고 하는 측면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물론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한편으로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시장의 경제 주체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부여해야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때그때의 경제 상황에 따라서도 유연성을 보여야 될 부분이 있습니다. 강화해야 될 부분은 강화하고 조절해야 될 부분은 조절하고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이런 사람 중심 경제의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조금 지켜봐주셨으면 하는 그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던 겁니다.

▷ 김경래 : 이게 사실 지금 말씀하신 게 원론적인 총론이잖아요.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여쭤보면 오늘 조간신문 그러니까 어제 난 기사죠. 분배 상황이 더 악화됐는데 악화된 정도가 사실은 2003년 이후에 최고로 하위 20%의 소득이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양극화되면서 분배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왜 당황스럽냐면 문재인 정부가 아까 말씀하셨듯이 소득주도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얘기했는데 물론 단기죠. 시작한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왜 이렇게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을까, 특히 분배 상황.

▶ 김상조 :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런 그러니까 질문에 대해서 다 대답을 해야 되는 것이 저로서도 당혹스럽습니다만 어제 통계청에 가계동향조사, 소득 부문 통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을 주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회가 가장 배려해야 될 취약계층 즉, 하위 20% 1분위 소득계층이 역사상 가장 안 좋아졌다고 하는 부분인데 거기서 보게 되면 이른바 고령화, 그러니까 인구구조의 변화를 반영해서 어르신들의 비중이 굉장히 높아졌고 그다음에 또 그것과 관련된 것이긴 하지만 무직자의 비중이 굉장히 높아지면서 당연히 이 2개 층은 소득이 굉장히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그리고 또 작년에 많이 논의가 됐습니다만 바로 이 통계의 샘플, 표본이 급격하게 바뀌는 과정 속에서 그런 어떤 통계 자체의 어떤 작성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점들이 반영이 됐는데 우리가 이 부분을 잘 해석을 해야겠다는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대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씀드린 그런 요인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여러 가지 노력, 특히 이전 지출을 강화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효과에 의해서 그중에 또 일부분은 그래도 커버가 되었다, 완충이 되었다고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기초연금이나 아동수당 등에 여러 가지 정부의 노력들이 반영되기 시작한 거고요. 특히 올해 들어오게 되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EITC 그러니까 근로장려금 제도가 대폭 확대가 되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게 5월에 종합소득 신고를 거쳐서 9월에 지급이 됩니다. 올해부터는 대상이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1년에 2번 나눠서 드리는데 그게 첫 번째가 9월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여러 가지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현실로 반영되는 아무래도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다만 그런 어떤 통계 샘플 표본의 구성의 변화는 작년 것으로 끝난 것이고 어제 발표된 것이 작년 4분기 통계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원래 1분기 통계가 5월쯤에 나오게 될 텐데 그때 보고 정말 정부 정책의 어떤 그러니까 여러 가지 구성 요소들을 정부로서도 신중하게 판단할 건데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일종의 크게 보면 복지정책으로 해서 어떤 소득 격차를 정부가 상당 부문 감세하고 있다, 그거는 이해가 되는데요. 애초에 시장에서 발생하는 소득 격차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관련해서 김상조 위원장님의 취임사를 보니까 세 가지 공정거래위원회의 어떤 책무를 말씀을 하시면서 첫 번째로 일자리 창출과 시장 안에서 1차 분배 이게 중요하다고 첫 번째로 말씀하셨어요. 이게 딱 저소득계층의 어떤 소득을 얘기하시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우리 사회에 1차적으로 분배를 공정하게 만드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공정거래위원회라는 말씀을 하신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성과가 있었을까? 있었다면 과연 이렇게 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조금 더 기다리면 성과가 있는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여쭤보고 싶더라고요.

▶ 김상조 : 한 가지 먼저 말씀드릴 게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사회 정책을 표현하는 슬로건이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경제 분야는 사람 중심 경제라고 했고 그 3대 축을 얘기하고 있는 거고요. 사회정책은 최근에 와서 혁신적 포용 국가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이 이렇게 딱 나눠질 수 있는 걸까요? 예를 들어서 소득주도성장만 보더라도 최저임금을 비롯한 직접적인 어떤 현금 소득의 증가의 정책만 있는 게 아닙니다. 카드 수수료 등등의 통신료 등등의 여러 가지 비용을 줄이는 부분도 있는 거고 세 번째 여러 가지 이전 지출을 통해서 실질 소득을 증가시키는 부분이 있습니다. 즉, 우리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경제정책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본다면 사회정책, 복지정책과 결합되어 있는 요소들이 많고요. 따라서 사람 중심 경제와 포용 국가 정책은 사실상 하나로 돌아가고 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그다음에 그런 속에서 공정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또는 그 간사 부처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을 본다면 물론 우리 사회가 이제 사회복지정책, 사회서비스정책을 통해서 국민 모두의 어떤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정책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시장에서의 1차 시장 소득, 1차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뒤에 2차 분배, 복지정책만으로 이거를 교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요. 그런 측면에서 경제부처,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에서의 어떤 공정한 경쟁 즉, 평평한 운동장 위에서 활기차고 혁신적인 공정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환경을 만듦으로서 모든 경제 주체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공정하고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것이 경제정책 성공의 기본이라는 점에서 공정경제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부분에 관해서 한 가지 말씀을 더 드리면 흔히 공정경제에 관한 말씀을 하시겠지만 재벌개혁의 여러 가지 어떤 이슈들이 있을 수 있지만 제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한 다음에 강조한 것은 갑을관계 해소이기도 한데요. 그중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이 뭐냐 하면 일감 몰아주기 근절과 불공정 하도급 거래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갑을관계 문제만은 아닐 겁니다. 이것이 재벌 그룹의 대기업들의 의사 결정 구조를 바꿈으로써 총수의 어떤 사익이나 또는 중소기업을 희생하는 대기업만의 이익을 강조하는 그런 의사 결정 구조를 벗어나자는 차원이고요. 바로 이런 것을 통해서 중견 중소기업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거기서 취업하고 있는 근로자분들이 또 정당한 임금 소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고 하는 측면에서 저는 이 일감 몰아주기 근절과 불공정 하도급 거래 해소가 재벌개혁 이슈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소득주도성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고요. 그런 부분에 관해서 서서히 시장에 비가역적인 후퇴하지 않은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경래 : 후퇴할 수 없는 비가역적인 변화가 어떤 거죠? 이게 체감적으로 사실 경제를 느끼기가 되게 쉽지 않아요, 일반 사람들이.

▶ 김상조 : 그러니까 저희 공정위도 그렇고 또 이쪽 분야를 많이 담당하고 있는 중기부도 보게 되면 지난 1년 반 정도 동안 정말로 많은 어떤 제도적 성과와 그리고 실질적인 어떤 성과를 했습니다. 그걸 정리한 보고서를 보게 되면 가짓수가 100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소한 변화가 언론을 통해서 국민들한테 바로 선명하게 다가가지는 않은 것들이 있는 거거든요. 뭐 국민들께서는 신문의 1면을 장식하는 큰 사건만 변화로 생각하실 수 있겠는데요. 정말로 저희 공정위나 중기부를 비롯해서 지난 1년 반 동안 정말로 열심히 일해왔다는 것을 말씀을 드리겠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 예컨대 공정위가 작년에 일감 몰아주기 근절과 관련해서 10개 그룹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어떤 활동들이 계속되면서 각 그룹에서는 과거와 같은 그런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지속하게 되면 더 이상 허용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는 인식의 변화가 이미 있고요. 그런 것들을 반영하는 여러 가지 조치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국민 한 분 한 분에게 소득의 증대로 연결되는 체감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저희들이 노력해야 될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만 결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거나 과거로 후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김경래 : 일단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일 국민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성과는 일감 몰아주기 근절에 상당 부분 성과를 보였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김상조 : 하도급을 비롯한 갑질 근절과 관련해서도 그렇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말씀하셨잖아요. 신문 1면에 나오는 그런 거 말고는 잘 알기가 쉽지 않지 않습니까? 지금 경제 관련해서 신문 1면에 나오는 것은 일자리가 많이 없어졌다, 고용 상황이 좋지 않다. 계속 그런 거예요, 분배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러니까 일부 신문만 보면 경제가 좀 있으면 망하는 거 아니냐. 어떤 4차 산업혁명 이런 쪽으로 간다고는 하는데 우리 경제 자체는 지금 지표가 너무 안 좋으니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하시겠어요, 경제 담당 관료로서?

▶ 김상조 : 지금까지 보면 특히 최저임금 또는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노동 관련 정책이 그러니까 표준적인 임금 고용 계약 속에 들어와 있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표준적인 임금 고용의 밖에 계신 분들 특히 자영업자나 또는 어르신들 같은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 영향을 준 것은 맞고요.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정부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보완 대책을 만들고 있고요. 다만 이런 것들이 과연 그러면 한국 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그런 위기 상황에 빠진 거냐? 저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 경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굉장히 탄탄한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고요. 과거와 같은 그런 경제 구조가 무너지는 형태의 위기를 경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데 다만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그리고 정부도 이 부분은 정말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뭐냐 하면 5년 후, 10년 후 한국 경제 또는 한국 국민들이 먹고살 수 있는 이른바 경쟁력의 토대가 무엇인가라고 하는 부분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우려가 있고 정부도 여러 가지 고민하면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혁신성장이나 경제 활력 제고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죠.

▷ 김경래 : 지금 말씀드렸듯이 실제와는 괴리가 있겠지만 국민들이 체감적으로 굉장히 위기라고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고 느끼면서 어떤 얘기가 나오느냐면 장하준 교수 최근에 인터뷰하신 걸 많이 봤죠? 거기에 재벌 대타협론이 나옵니다. 이게 사실은 그거랑 저는 연관된 얘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가 되게 힘든 상황에서 재벌들을 계속 옥죄면 먹고사는 길이 점점 막히는 거 아니냐? 재벌들의 어떤 경영권을 보장해주면서 일정 정도 재벌들이 갖고 있는 것들을 좀 나눠 가지자, 나눠 먹자, 이런 건데 이런 논리에 대해서는 이게 사실 딱 공정거래위원회와 연관이 되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거?

▶ 김상조 : 장하준 교수는 세계적인 경제학자입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이고요. 그렇지만 이점은 조금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데 장하준 교수가 주로 연구 대상으로 해왔던 나라는 쉽게 말씀드리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 즉, 굉장히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 발전 전략이 주된 어떤 연구의 대상이고 그 부분에서는 세계 경제학계가 인정하는 연구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문제는 뭐냐 하면 한국 경제는 이미 그 단계를 지나간 나라라는 거고요.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60~70년대 고도 경제 성장을 달성했던 그 재벌의 어떤 역할을 지금 상황에서도 인정해야 되느냐는 문제가 있는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에서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다음에 그런 신속 과감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리더의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부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장하준 교수도 조금 이해를 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한국 경제에서 필요한 대기업 재벌 기업의 역할이 과연 어떻게 달라져야 되는가? 그다음에 그것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CEO 즉, 이른바 재벌 총수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져야 되는가라고 하는 것에 대한 좀 더 성찰이 있어야겠고요. 그것을 통해서 과연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 현실 가능한 사회적 제도 개혁의 방향이 무엇이고 그런 부분에 관해서 과연 필요하다면 대타협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고 하는 부분에 관해서 우리 모두가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되지만 그렇게 짧은 인터뷰 문장에서 나오는 방식만으로는 과연 재벌의 역할을 지금 상황에 맞게 변화시키거나 또는 사회적 대타협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빈 구석이 너무 많다는 것이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공정위가 하고자 하는 정책의 방향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뭐냐 하면 장하준 교수가 우려하는 것처럼 공정위의 정책 방향이 재벌을 해체하는 게 절대 아닙니다. 저는 재벌 해체라는 말을 쓴 적도 없습니다. 또 하나는 뭐냐 하면 재벌개혁이라고 하는 것이 출총제 부활이나 순환 출자 금지나 금산 분리의 강화와 같은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그런 사전 규제 성격의 입법만으로 되는 건 아니고요. 오히려 그런 방식으로 재벌개혁을 추진하게 되면 실패의 첩경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에 재벌개혁은 정말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가져가야 된다는 것이 저와 공정위와 문재인 정부의 생각입니다. 따라서 장하준 교수의 그런 우려는 또 저희가 공정위나 문재인 정부의 어떤 재벌개혁 정책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섞여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제가 이럴 줄 알았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고 있어요. 그래서 좀 구체적인 질문 몇 가지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지금 말씀하신 그런 재벌개혁 방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사실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공정거래법 개정안 이런 것이지 않습니까? 지금 국회에 제출되어 있어요. 핵심이 뭔지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는데 지금 국회가 공전 중이지 않습니까? 이게 어떻게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계신지 이것도 같이 말씀해 주세요.

▶ 김상조 : 첫째, 공정거래법은 재벌개혁법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공정거래법은 시장의 경쟁 질서를 유지 제고하는 기본법이고요. 따라서 이번에 정부 개정안은 물론 재벌 시책과 관련된 내용도 담고 있지만 그 이외에 다른 중요한 내용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는 한국 경제의 현대화를 위해서 재계가 필요로 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 개정안 전체의 내용을 균형 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저희 직원들이 국회 가서 여야 의원님들한테 굉장히 상세하게 설명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고요. 개별적으로는 동의하시는 분들이 많고 여러 가지 어떤 정치적 상황을 통해서 국회가 정상 가동이 된다면 공정거래법이나 또는 상법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심의되어서 통과될 거라고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가장 핵심적인 조항 중에 하나가 전속고발권 폐지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야당들은 반대를 하고 있잖아요.

▶ 김상조 : 물론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저희 공정위와 법무부가 협의해서 전속고발권 부분 폐지에 대한 우려 즉, 중복 조사 부분이나 또는 별건 수사에 대해서 그런 우려들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어떤 내용들을 담아서 지금 법무부와 함께 여야 의원님들한테 설명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국회가 그렇게 합리적으로 설득이 되는 구조가 아니라고 저는 봐요. 그러면 공정거래법 아까 상법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핵심적인 것을 아예 패스트트랙으로 가자, 설득을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많지 않다. 이런 움직임도 있습니다, 지금 실제로 정치권에서.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 김상조 : 저는 국회가 그렇게 비합리적인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서 의사 결정을 내려줄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어떤 순간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요. 더 나아가서 패스트트랙 문제는 그야말로 그것은 정부 차원을 넘어서는 정치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는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저는 국회 내에서는 상상 가능한 모든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말씀이세요?

▶ 김상조 : 그러니까 뭐냐 하면 상임위에 상정이 되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심의가 이루어져서 조정되어서 통과될 수도 있고요. 또 뭐 어떠한 원내대표들 간에 절충이나 또는 여야정 상설 협의체 등의 보다 높은 차원의 의사 결정을 통해서 아마 이런 개혁입법에 대한 방향이 잡힐 거라고 저는 기대합니다.

▷ 김경래 : 참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예상을 하는데 어쨌든 그래도 약간의 희망을 갖고 지금 보시는 거네요?

▶ 김상조 : 문제는 뭐냐 하면 그런 정치적 의사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행정부 차원에서 법안의 내용을 충분히 숙성시키는 노력을 먼저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 노력을 지금 120% 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시간이 없지만 이건 한 말씀만 들어볼게요. 유한킴벌리 관련해서 내부 고발이 있었습니다. 지금 고발 당하셨죠, 김상조 위원장님. 이거 어떻게 얘기하실 수 있겠어요?

▶ 김상조 : 유한킴벌리 사건은 리니언시 자진신고 사건이었습니다. 저희들이 그 현행 법령 하에서 엄정하게 처리한 거고요. 이와 관련해서는 헌재나 검찰이나 또는 권익위에 대해서 저희들이 이미 충실히 소명을 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공정위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내부 혁신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고요. 정부부처 중에서 최초로 이른바 로비스트 규정, 외부인 접촉 규정 등을 통해서 내부 혁신 노력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경래 : 작년 10월에 월례 조례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 김상조 : 아, 그거는 오보입니다. 가짜 뉴스입니다.

▷ 김경래 : 기사가 몇십 개가 나왔는데 그게 다 가짜였군요?

▶ 김상조 : 지금도 사실 말씀을 드리고 있는 과정에서 제가 굉장히 목이 매었거든요. 그 과정에서 좀 말을 끊었을 뿐이지 저 울보 아닙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시간이 없는 게 좀 아쉽지만 오늘 여기까지 듣고요. 나중에 사안이 좀 무르익으면 다시 한 번 좀 모시겠습니다.

▶ 김상조 : 그때는 1시간 정도 할애해 주시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상조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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