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금강산 재개 안된다"..文구상에 찬물 끼얹은 고노

윤설영 2019. 2.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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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외상 "북 비핵화 전에 제재 완화 안돼"
문재인-트럼프 '남북경협' 긍정 논의에 찬물

일본 외상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는 물론 남북경협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공식 언급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나온 일본 외상의 발언으로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오후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상의 기자회견에선 이틀 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회담 내용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한 기자가 “두 정상이 전화회담을 했을 때 남북 경제협력의 용의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 제재의 일부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면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물었다.

일본의 고노 다로 외상이 지난해 징용 판결 관련해 이수훈 주일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항의한 뒤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제공]
그러자 고노 외상은 “한국이 말하는 것은 제재와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이며, 이는 제재가 해제된 뒤의 이야기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경협은 제재가 완화된 뒤에 가능한 일이며, 그를 위해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의 발언을 한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의 진전을 보이지 않는 한 남북경협이나 일부 제재 완화도 있을 수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고노 외상은 이어 “북한이 요구하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재개를 제재의 예외로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냐”라는 질문에 “그런 생각이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8일 앞둔 19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동안 북미 간 실무협상의 진척 사항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제공·뉴스1DB) 2019.2.19/뉴스1
이는 불과 사흘전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의 길을 트려는 움직임에 정면으로 제동을 건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전화회담에서 “남북 사이 철도, 도로 연결부터 남북 경협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있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처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달라”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한국 정부가 비핵화 로드맵의 중간 단계로 두 사업의 재개를 제안했다는 보도(중앙일보 2월 21일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20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보인 상황에서 일본 외상의 발언은 한·미·일 공조 체제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일본은 비핵화의 진전 없이는 제재완화를 해선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고노 외상은 지난 21일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의 전화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언급했다.

고노 외상은 “핵무기 뿐 아니라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와 모든 사정거리의 미사일 폐기를 위해 미·일은 계속해서 연계하고 있으며, 방향성도 딱 맞아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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