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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센카쿠에서 뺨 맞고 독도에 눈 흘기는 일본

곽진오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장 입력 2019. 02. 2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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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리말에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긴다’는 속담이 있다.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일이 잘 안 풀려서 화가 났던 사람이 길을 지나가던 나그네에게 시비를 건다는 뜻이다. 2월22일은 일본 시마네현이 2005년 이른바 ‘다케시마(竹島)의 날’을 조례로 제정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억지를 부린 날이다. 지금부터 114년 전 일본은 한국의 독도를 무주지로 둔갑시켜 시마네현 소속으로 포함시켰다. 그리고 이 사실을 감춰두었다가 1년이 더 지나서야 울릉군수 심흥택에게 알렸다. 이후 한국 정부는 언론을 통해서 이 부당함을 알렸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외교권은 일본제국주의에 강탈당했고 뒤이어 일본 통감부가 설치되면서 항의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망하자 독도는 곧바로 한국으로 반환되었다. 하지만 독도에 대한 일본의 야욕은 전후(戰後)에도 계속되었다. 한편 2005년은 공교롭게도 한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40주년, 전후 60년, 그리고 을사늑약 100년이라는 다양한 의미를 가진 해였다. 이러한 이유에서 2005년은 양국 관계에 의미가 있었기에 양국은 ‘한·일우정의 해’로 규정하고 다양한 행사가 계획되어 있었다. 그런데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은 한순간에 한·일관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일본은 왜 ‘한·일우정의 해’에 ‘다케시마의 날’ 제정을 강행했는가? 이는 시마네현과 일본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조례로 제정한 것은 일본 정부가 ‘북방 영토의 날’을 제정한 이후로 홋카이도에 대한 재정적 지원에 적극적이었던 반면 시마네현에 대한 관심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시마네현은 독도와 관련한 한·일 간의 문제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사욕을 채우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2005년을 전후로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렸던 일본은 한국 및 중국과의 원만한 외교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그래서 일본은 당시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의 행위로만 치부하고 정부 입장과는 별개의 문제로 선을 그어나갔다. 그러나 그 이후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이 불확실해지자 일본의 태도는 독도에 대해 공세적으로 바뀌었다. 아베 정부는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을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국면을 여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2013년부터 일본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차관급 정부 인사가 참석하고 있다. 이는 ‘다케시마의 날’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사로서 중앙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던 기존의 방침을 뒤집고 노골적으로 지원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한국에 대한 강한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각인되면서 아베 지지율 상승효과와 정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전전(戰前)의 제국주의 상황에서 보았던 것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기존 ‘무주지 선점 논리’에서 1950년대 이후 ‘고유영토론’을 주장하면서 자기모순에 빠져있다. 일본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독도를 분쟁지역화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등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독도가 한국의 고유영토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1877년 일본 메이지 정부의 최고행정기관인 태정관이 “죽도 외 일도(竹島外一島)의 건에 대해 본방(本邦)과 관계없다는 것을 명심할 것”이라는 지령을 내렸다. 죽도 외 ‘일도’란 독도를 가리키며, ‘본방’은 일본을 의미한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 당시 독도는 일본과 무관했기에 이후 독도가 한국의 영토로 관리되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 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일본의 시정(施政) 아래 있다는 이유로 고유영토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센카쿠도가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는 미·일 양국이 공동 대처한다’는 조항에 따라 이 섬을 고유영토라고 한다. 그러나 독도는 위의 어느 곳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독도는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그리고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의 고유영토이다. 일본은 센카쿠도에서 뺨 맞고 독도에 눈 흘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곽진오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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