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진태 끌고 황교안 밀고..'탄핵 수렁'에 빠져든 한국당

2019. 2. 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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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막바지에 '박근혜 탄핵' 설전
황교안 "태블릿 조작 가능성" 주장
'진박' 정종섭은 탄핵 부당 간담회

당내 그동안 금기시했던 탄핵 논쟁
태극기부대 편승해 '부당론' 힘 실려
"극단적 주장에 확장성 타격" 비판도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연호하고 있다. 성남/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에서 ‘박근혜 탄핵 반대’ 주장이 전면화하고 있다. 당대표 후보들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스모킹건’이 된 ‘최순실 태블릿피시’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간담회가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렸다. 그간 자유한국당의 ‘금기어’로 여겨지던 ‘박근혜 탄핵’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당내 논란도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탄핵 수렁 빠진 한국당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의 주된 주제는 ‘박근혜 탄핵 논란’으로 수렴되고 있다. 김진태 후보가 주도하는 탄핵 반대 주장에, 최근에는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인 황교안 후보까지 동참하는 모양새다. 황 후보는 지난 21일 <한국방송>(KBS)에서 중계한 5차 티브이 토론회에서 태블릿피시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는 김진태 후보의 ‘최순실 태블릿피시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가 ‘태블릿피시가 문제가 많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태블릿피시에 대해서는 이미 조사가 이뤄진 부분이 있었고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토대로 재판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 뒤였다.

황 후보는 앞서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것이 입증 안 됐다. 그런 상황에서 탄핵이 타당한지 동의할 수 없다”고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박근혜 탄핵’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의 단초까지 부정한 것이다.

22일 경기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강원 합동연설회에서도 탄핵은 ‘뜨거운 감자’였다. 오세훈 후보가 “반성 없이 탄핵을 부정하고 우리를 따르라고 하면, 국민은 또다시 분노하고 우리를 심판할 것”이라고 밝히자, 김진태 후보의 지지자들이 일제히 야유와 폭언을 쏟아냈다. 토론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오 후보는 “태블릿피시에 대해선 법원의 판단이 한번 나온 것인데, 점점 국민들의 마음과 멀어지고 있다”며 “(황 후보의 발언은) 돌고 돌아 탄핵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탄핵 논쟁의 불똥은 국회로 옮겨붙을 태세다. 과거 ‘진박’(진실한 친박)으로 분류됐던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탄핵 질의서 간담회’를 주최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해온 보수 대학생 단체인 ‘트루스포럼’은 이날 행사에서 “언론의 거짓 선동에 휘둘려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헌법학자로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온 인사다. 다만 논란을 피하려는 듯 이날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 상처뿐인 탄핵 논란, “거꾸로 간다” ‘탄핵’은 그동안 한국당 안에서 금기시해온 주제였다. 국민의 심판을 받은 사안이지만,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에선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높다. 또 ‘자유한국당=국정농단 정당’ 기억이 소환될 수 있어 언급을 꺼려왔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지지세가 주춤하고, ‘드루킹 댓글 사건’, 손혜원 의원 논란, 환경부 ‘표적 감사’ 논란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탄핵 부당론’이 공개적으로 거론된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국정원 댓글이 드루킹 댓글과 뭐가 다르냐. 또 탄핵 과정에서 거짓 뉴스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여기에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 극렬 지지층인 ‘태극기부대’에 편승하려는 후보들이 가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퇴행’의 징조라는 위기감도 짙어지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미 결론 난 탄핵 문제에 매달려선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없다”며 “한국당이 민주당 백년 집권의 길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친박계 재선 의원은 “차기 지도부가 자리를 잡기 전 극단적인 일부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커진다면 확장성은커녕 수습이 어려운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유경 기자, 성남/이경미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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