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앵커의 눈] '75억 피해' KT 화재.."환풍기 제어반서 발화"

강푸른 2019. 2. 2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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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구칩니다.

지난해 11월,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당시 KBS에 접수된 제보 영상입니다.

처음엔 단순한 화재인 줄 알았는데, 불길은 열 시간 동안 잡히지 않았고 사상 초유의 통신 대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길게는 일주일까지 전화나 인터넷은 물론이고, 은행, 경찰, 응급실 전화, 군 내부 통신망까지 마비된 겁니다.

불에 탄 피해액만 75억 원.

통신 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의 근거가 되는 화재 원인은 석 달 째 미궁이었습니다.

그 원인을 처음으로 추론한 서울소방본부 화재 보고서를 KBS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강푸른 기자입니다.

[리포트]

화재가 난 날 밤,

굴착기가 맨홀 주변을 파내려갑니다.

발화 지점인 지하 통신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KT 아현국과 주 통신구를 연결해주는 인입 통신구입니다.

불길은 이곳의 환풍기 제어반 안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제어반은 환풍기가 일정 시간마다 작동하도록 전류를 공급해 주는 장치입니다.

제어반 안에는 전류 차단기와 변압기, 각종 전선이 복잡하게 지나가는데, 이 안에서 전기적 발열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겁니다.

제어반 본체는 철제지만, 덮개는 불에 잘 타는 소재인 플라스틱인 점도 불을 키웠습니다.

KBS가 단독 입수한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지난주 결론 내린 KT 아현지사 화재보고서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온도감지기나 자동소화기 같은 소방장비가 없었던 점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불이 난 인입통신구보다 80m 아래 묻혀 있는 주 통신구에는, 환풍기 제어반 온도가 40도를 넘으면 이상 신호를 보내는 감지기와, 열을 감지해 자동으로 작동해 불을 끄는 자동확산소화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인입통신구에는 이런 장비가 없었습니다.

온도 감지기는 소방법상 설치 의무가 없는 데다,길이 112m인 인입통신구는 500m 미만 '소규모 통신구'로 분류돼 확산소화기 설치 대상에서도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화재위험 요소인 제어반과 통신 케이블을 일정 거리 이상 떼어 둬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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