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남대 폐교 주범의 적반하장 "내돈 550억원 달라"

전주=김용권 기자 2019. 2. 2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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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 이홍하(80·사진)씨의 비리 때문에 문을 닫은 전북 남원의 서남대가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폐교 원인을 제공했던 이씨가 "받을 돈이 550억여원 있다"며 채권을 신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자신이 설립한 학교들로부터 교비 10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3년 징역 9년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씨가 대리인을 통해 550억여원의 채권을 신고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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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하는 학교 상대 채권신고 "누구 때문에 폐교했는데.."
사진=뉴시스

설립자 이홍하(80·사진)씨의 비리 때문에 문을 닫은 전북 남원의 서남대가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폐교 원인을 제공했던 이씨가 “받을 돈이 550억여원 있다”며 채권을 신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 때문에 학교가 문을 닫고 ‘비리 사학 먹튀 방지법’까지 제정됐음에도 ‘빚 타령’을 한 이씨에게 후안무치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4일 서남학원 청산인과 교육부, 옛 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남학원에 대한 채권신고를 마감한 결과 모두 1388억원에 이르는 채권이 신고됐다.

서남대 교직원 290여명과 광주병원 직원 110여명이 각각 315억여원과 31억여원의 인건비를 받지 못했다고 신고했다. 또 서남대 회생 과정에 참여했던 명지의료법인은 기부금 등과 관련해 소송 중인 100억원에 대한 채권을 주장했다.

문제는 자신이 설립한 학교들로부터 교비 10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3년 징역 9년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씨가 대리인을 통해 550억여원의 채권을 신고했다는 점이다. 이씨의 채권 청구 항목은 크게 3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비환원금(횡령금액 중 서남대 교비 회계로 환원된 금액)’ 315억여원을 비롯해 ‘운영관리 지원금(서남대 실습 관리비-남광·녹십자병원)’ 220억여원, ‘서남대 기채 원리금 상환액’ 15억여원 등이다.

이씨의 주변인들도 상당액의 채권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이씨의 부인은 학교법인에 대한 재판 관련 변호사 수임료를 법인 대신 납부했다며 4억원을 청구했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지난해 소위 ‘비리 사학 먹튀 방지법’인 사립학교법 제35조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어불성설”이라며 “회계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철저히 심사해 비리 당사자에게 엉뚱한 돈이 한 푼이라도 건네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산인 측 관계자는 “채권 신고 마감 결과 예견치 못했던 서류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특히 이씨의 신고는 청산인들을 몹시 당황하게 했다”며 “회계 법인을 통한 면밀한 채권심사를 거쳐 진성 여부를 가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남학원의 자산은 남원과 충남 아산의 캠퍼스, 광주의 병원 2곳 등으로 합치면 1000억원에 이른다. 당초 청산 이후 수백억원이 남아 국고에 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 채권 신고된 액수는 이보다 훨씬 많아 신고된 채권이 모두 법적으로 인정받는다면 서남학원은 ‘청산’이 아닌 ‘파산’ 절차를 밟아야 할 판이 됐다. 더욱이 이씨 측에 적잖은 돈이 들어가면 자칫 ‘먹튀 방지법’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남학원은 지난해 5월 옛 관선이사였던 5명으로 구성된 청산인들에 의해 청산작업이 진행 중이다. 청산인 측은 모든 자산에 대한 감정평가와 매각 이후 직원들의 밀린 임금부터 우선 지급할 계획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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