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원 주웠어요" 파출소 찾은 3형제.. 포상금은 '풍선껌'
이승규 기자 2019. 2. 25. 03:07
"원칙에 따라 접수해서 습득 공고를 내야 합니다." "이걸 접수하면 위에서 뭐라고 하겠습니까."
지난달 5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양천구 신월1파출소에서 '긴급 대책 회의'가 소집됐다. 참석한 경찰들 사이에 격론이 오갔다. 논의 대상은 '동전 120원'이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쯤 열한 살, 여덟 살, 여섯 살인 임모 삼 형제가 "중학교 운동장에서 주웠다"며 동전을 갖고 왔다. 10원짜리 7개, 50원짜리 1개였다. 삼 형제는 동전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파출소까지 300m를 걸어왔다고 했다.
지난달 5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양천구 신월1파출소에서 '긴급 대책 회의'가 소집됐다. 참석한 경찰들 사이에 격론이 오갔다. 논의 대상은 '동전 120원'이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쯤 열한 살, 여덟 살, 여섯 살인 임모 삼 형제가 "중학교 운동장에서 주웠다"며 동전을 갖고 왔다. 10원짜리 7개, 50원짜리 1개였다. 삼 형제는 동전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파출소까지 300m를 걸어왔다고 했다.
파출소의 강정석 경위 등 당직3팀 경찰들은 10분여 논의 끝에 "접수는 보류하되 선행한 아이들에게 상으로 맛있는 것을 사주자"고 결론을 내렸다. 삼 형제를 데리고 근처 편의점에 간 김태윤 경장은 "뭐든 다 골라도 된다"고 했다. '백지수표'를 받아든 삼 형제가 동시에 고른 것은 500원짜리 풍선껌이었다. 김 경장이 1500원을 계산했고, 삼 형제는 각자 손에 껌을 들고 오후 4시쯤 귀가했다.
하루 뒤인 지난달 6일 서울 양천경찰서 게시판에 '신월1동 파출소 경찰관들에게 감사드린다'는 글이 올라왔다. 삼 형제의 아버지라고 밝힌 작성자는 "꼬마들이 집에 들어와서는 마치 나라를 구한 것처럼 풍선껌을 씹으며 자신들의 일화를 자랑했다"고 했다. 작성자는 "아이들의 동심(童心)을 지켜주고, 부모를 대신해 좋은 교훈을 준 경찰관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며 "아이들이 120원보다 더 소중한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주인 없는 물건을 주우면 유실물법에 따라 경찰서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가 습득 공고를 내고, 6개월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주운 사람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다만 공고 비용, 보관비 등을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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