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영토 넓히는 증권사, '신재생 에너지' 주목

류은혁 기자 입력 2019. 2. 2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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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일러스트레이터


[해외로 눈돌린 증권사-상] 새 먹거리 찾아라

증권사들이 기존 오피스·빌딩 등 부동산에 집중됐던 해외대체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탈원전·탈석탄 추세가 이어지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금융투자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다. 증권사들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금융자문·펀드조성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투자했다.

◆해외대체투자, 부동산 이어 '신재생에너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가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증시 부진으로 금융투자업계가 기존 주식인 전통자산 대신 부동산, 신재생에너지 등 해외대체투자를 확대한 영향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벨기에 브뤼셀 외교부 청사와 스페인 바로셀로나 네슬레 본사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덴마크 코펜하겐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투자 대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빌딩 2개를 인수했다. KB증권도 같은해 5월 아일랜드 더블린 페이스북 사옥인 '베케트 빌딩'을 인수하는 등 금융투자업계의 해외 부동산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다.

최근에는 부동산 투자에 그치지 않고 해외대체투자 범위를 '신재생에너지'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베트남 중북부에 위치한 겐토 지역에서 2억9700만달러(약 3330억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외국인 자본을 투입해 현지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을 이어가는 데 적극적이다.

이 사업은 하나금융투자가 사실상 시행사(PM)로 딜(deal) 구조를 직접 짜고 금융을 주선해 사업 진행을 성사시킨 것으로 투자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해당 사업은 베트남 탱화성 인민위원회의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로 지난해 10월 정부승인을 받았다. 겐토 지역 56만7000평 전체부지면적에 90MW(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삼성화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 최대 에너지 투자기업인 옥토퍼스의 15개 태양광 발전소 인수금융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 거래에 총 1600억원을 투자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삼천리AMC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프랑스 태양광 발전소를 매입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펀드를 통해 보유한 프랑스 내 14개 태양광 발전소를 묶어 인수하는 거래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영국 콘투어글로벌사의 스페인 태양열발전소 인수합병 거래와 관련해 인수금융(선순위 대출) 1억5000만유로(약 1900억원)를 제공하기도 했다.

콘투어글로벌사는 스페인의 세계적 에너지 기업인 악시오나가 개발·운영해 온 250MW 규모의 태양열 발전소 5개를 인수하며 총 8억6000만유로(약 1조950억원)의 거래대금을 지급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중 17.44%를 한화자산운용 대출채권 펀드를 통해 인수했고 이후 국내 기관투자자 등에게 재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해당 태양열 발전사업은 스페인정부로부터 20년간 일정 수익률을 보장받는 규제자산으로 인수금융을 제공한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왜?

이처럼 증권사들이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에 나서는 것은 국제적으로 탈원전·탈석탄 흐름이 이어지면서 신재생에너지가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현재까지 탈원전을 선언한 나라는 이탈리아, 벨기에, 독일, 스위스, 스웨덴, 대만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발표한 '2017년 세계 에너지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신규 발전설비 투자액(1900억달러)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73.2%(1390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화석연료 투자 비중은 22.6%(430억달러), 원전 투자 비중은 4.2%(80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단가의 하락 추세를 고려하면 에너지 전환은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특히 태양광 발전의 경우 전력생산단가를 나타내는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2012년보다 약 65%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또 같은 기간 육상풍력 LCOE는 약 15%, 해상풍력은 약 25% 내렸다고 설명했다.

LCOE가 하락한 만큼 전력을 생산하는 비용이 낮아져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적 경쟁력을 갖는다. LCOE는 초기투자비와 자본비용, 연료비, 운전유지비, 탄소가격 등의 직접 비용과 할인률을 고려해 추정한 전력 생산비용이다. 

IEA는 태양광발전의 LCOE가 큰 폭으로 줄어든 이유로 초기투자비 감소를 꼽았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사업에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풍력발전은 소음, 환경문제 등 지리적으로 고려할 것이 많고 바이오메스는 나무 펠랫을 연료로 하기에 신재생에너지라고 부르기 힘들다"며 "태양광은 소·대용량이 가능하고 다른 대체에너지 대비 투자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탈원전이라는 국제적 흐름에 맞물리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 선언과 동시에 2030년까지 국내 총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달성하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태양광패널 원자재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를 비롯해 태양광 전지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과 신성이엔지가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한 에너지전문 애널리스트는 "태양광패널이 고효율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해당 기업들의 실적도 점진적인 회복세가 기대된다"며 "중국의 태양광 정책 변경으로 전반적인 글로벌 태양광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가정용 태양광 패널 보급이 확대돼 태양광 수요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1호(2019년 2월26일~3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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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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