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헤나가루, 인도 현지농장서 직접 생산한다고?.."대부분 거짓말"

김민석 기자,최동현 기자 2019. 2.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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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방 집중해부⑧]현지 재배·생산 홍보했지만 농지소유부터 '불가'
퀸즈헤나, 인도지사 폐쇄·농장없음 인정 "일부 사업자의 오해" 해명
퀸즈헤나(엔티에이치인터내셔널)는 인터넷 페이지와 홍보책자·팸플릿 등을 통해 브랜드를 소개하며 'NTH 인도지사'는 재배에서 생산까지 철저한 관리시스템 아래 제품을 생산한다'고 언급했다. 해당 페이지는 뉴스1이 [헤나방 집중해부] 시리즈 보도를 이어가자 슬그머니 다른 이미지와 문구로 변경됐다.©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최동현 기자 = 헤나방을 운영하는 일부 다단계업체들이 '인도 현지 농장을 소유하고 100%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퀸즈헤나(엔티에이치인터내셔널)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와 홍보물 등을 통해 인도에 'NTH인도지사'가 있고 헤나를 재배·생산하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에 농장 소유, 직접 관리한다고 광고했지만… 대부분 '거짓말'

25일 <뉴스1> 취재 결과 2004년 설립된 퀸즈헤나는 최근까지 홈페이지와 홍보책자·팸플릿 등을 통해 '퀸즈헤나의 고향은 인도의 라자스탄과 쿠자라트', 'NTH인도지사가 (헤나) 재배에서 생산까지 철저한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홍보해왔다.

퀸즈헤나의 다단계 사업자들은 '100% 유기농 헤나를 NTH 인도지사를 통해 재배·생산한다' '손으로 직접 채취한 잎을 NTH 일본 본사로 보내 최첨단 나노공법으로 가공한 후 국내로 수입한다' 등 문구를 쓰며 홍보했다.©뉴스1

또한 퀸즈헤나의 다단계 사업자들은 온라인 카페와 블로그를 통해 '100% 유기농 헤나를 NTH 인도지사를 통해 재배·생산한다' '손으로 직접 채취한 잎을 NTH 일본 본사로 보내 최첨단 나노공법으로 가공한 후 국내로 수입한다'고 알려왔다.

문구와 이미지를 보면 퀸즈헤나의 인도지사가 직접 헤나를 재배하는 농장을 보유했고 헤나 잎을 직접 딴 후 일본으로 보내 가공, 국내로 수입하는 것처럼 읽힌다.

특히 헤나방과 헤나가루에 의한 '흑피증' 부작용 사태가 터진 직후에는 "인도에서 농장과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기도 일쑤였다.

퀸즈헤나 다단계 회원 대상 교육 책자 일부 내용. 퀸즈헤나의 고향은 인도의 라자스탄과 구자라트라고 적혀 있다.© 뉴스1

그러나 정작 인도에서는 외국인일 경우 농지 소유부터 금지돼 있다. 한국인 또는 국내 업체의 현지법인이 인도에서 농지를 소유하려면 현지에 10년 이상 거주한 후 귀화해야 한다. 또 인도인이 세운 법인이라고 하더라도 영농조합이 아니면 농지를 구매할 수 없다. 영주권(OCI)을 소유자한 외국인이 세운 현지법인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로 농지 소유는 불가능했다. 퀸즈헤나가 홍보에 활용해온 '인도에 있는 NTH 인도지사를 통해 헤나를 재배해 생산하고 있다' 등의 내용은 처음부터 가능하지 않았던 셈이다.

특히 'NTH 인도지사'라고 불리는 현지법인도 실체가 없었다. 인도 공식사이트(기업부)에서 'NTH'와 'Queens' 등을 조합해 검색해봤지만 그런 회사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국내 헤나업체를 운영 중인 A 대표는 "대다수 다단계 업체들이 회원들을 교육할 때 현지 농장과 공장 등을 보여주며 직접 운영한다고 하지만 모두 허위 홍보로 보면 된다"고 증언했다.

그는 "대부분의 업자들이 현지 농장을 직영으로 운영한다며 품질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델리 옆에 있는 공장과 헤나밭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실제 산지와는 500㎞ 정도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도 헤나 주산지는 라자스탄 주의 SOJAT(소잣) 시티로 델리와 약 500㎞ 거리다. A 대표는 "이곳에서 인도산 헤나 가루의 약 90%가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퀸즈헤나 "현재 시점에 공식적으로 인도지사 있다 얘기 안해"

퀸즈헤나 측은 "현재 인도지사가 없다"며 "아주 예전에 NTH 일본본사가 인도지사를 세워 운영했지만 현재 폐쇄된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에도 NTH 인도지사 관련 게시글들이 올라오지만 이는 사실이 아님을 인정한 셈이다.

퀸즈헤나 측은 "예전에는 일본 NTH가 인도지사를 세웠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했을 수 있고 또 일부 사업자분들이 지금도 있다고 오해하고 있을진 모르겠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저희가 공식적으로 NTH 인도지사가 있고 헤나를 재배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을 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인도에서 생산된 헤나(제품)를 일본으로 보내 나노공법 등으로 가공하는 것은 맞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건 사실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뉴스1>이 지난달부터 [헤나방 집중해부] 시리즈 보도를 이어가자 퀸즈헤나 관련 게시글에서 볼 수 있던 'NTH 인도지사 이야기' 등은 없어진 상황이다. 다단계 사업자들도 자신이 올린 'NTH 인도지사' '100% 천연' 등 문구가 들어간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에 나서고 있다.

'헤나(네추럴헬스코리아)킹 퀸즈헤나( 엔티에이치인터내셔널) 닥터헤나(엠제이글로비즈) 제조사 '쿠리아말앤산즈(kuria mai & sons)' 헤나제품 생산 과정 © 뉴스1

퀸즈헤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다단계 판매업자로 등록한 후 이·미용 서비스 영업도 펼쳐왔다. 엔티에이치인터내셔널은 유일하게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 제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일본 N.T.H 의 한국법인으로 2004년 5월 설립됐다. 설립 목적은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다단계 판매업이다.

퀸즈헤나의 헤나제품 뒷면에 등장하는 제조사는 '쿠리아말앤산즈(kuria mai & sons)'다. '헤나킹(네추럴헬스코리아)'과 '닥터헤나(엠제이글로비즈)' 등 제조사도 쿠리아말앤산즈로 같은 제조사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헤나업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수많은 헤나 업체들이 인도 현지에 농장을 가지고 있고 또 공장을 운영 중이라며 홍보하지만 이는 다 거짓말"이라며 "다수 업체들의 제조사가 쿠리아말앤산즈로 공통적인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은 인도의 제조사로부터 납품받아 수입하는 게 전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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