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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해체 갑론을박 무엇이 사실일까 [톺아보기]

배문규 기자 입력 2019.02.25. 16:16 수정 2019.02.25. 17:18

[경향신문]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홍정기 공동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정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금강과 영산강의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수천억원을 들인 보를 허무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냐는 지적부터,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얻는 모니터링 기간이 짧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물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대책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보 해체의 경제성, 모니터링의 타당성, 주민 용수 대책 등 주요 쟁점을 살펴봤다.

①“보 해체가 더 경제적”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에서 내놓은 금강과 영산강 5개 보의 처리방안의 핵심은 경제적 타당성이다. 워낙 사회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던 이슈였기 때문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보를 없앨 때 드는 ‘비용(C)’과 보 유무에 따라 40년에 걸쳐 발생하는 ‘편익(B)’을 현재 가치로 따지는 ‘비용편익(B/C)’ 분석을 활용했다. 비용은 보를 해체하고, 양수장 등 물이용 대책을 세우는 데 드는 금액이다. 편익과 불편익은 수질·수생태 개선, 보 유지관리비 절감, 홍수조절능력 등의 항목을 따진다. 수질이나 수생태가 좋아지면 편익이 발생하는 것이고, 나빠지면 불편익이 발생하는 식이다. 불편익은 비용에 더하고, 최종적으로 편익을 비용으로 나눈 값이 1을 넘으면 보를 해체하기로 했다. 분석 결과 금강의 세종보와 영산강의 죽산보는 B/C값이 각각 2.92, 2.54로 1을 훌쩍 넘기면서 해체 결정이 나왔고, 금강의 공주보는 B/C값이 1.08로 1을 넘겼지만, 보의 상부에 놓인 다리(공도교)를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의 존치 여론을 고려해 다리 기능을 남기는 일부 해체 결정이 나왔다.

하지만 이미 사업비만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보를 이제와 또다시 돈을 들여 허무는 것이 타당하냐는 주장도 있다. 앞으로 세 개 보를 40년 동안 유지한다면 보 유지관리와 수질 개선 등에 1688억원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해체가 제시된 세종·공주·죽산보는 해체비용이 898억원 들 것으로 예상됐다. 보를 계속 두면서 돈을 쓰느니 지금에라도 없애는 것이 훨씬 경제적인 셈이다.

하지만 경제성 평가에서 보를 해체할 때의 경제성만을 고려하고, 유지할 때의 편익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예를 들어 수변 공원과 같은 친수 시설 이용률을 따지는 ‘친수 활동 증가 편익’에 대해 보 해체 이후에도 방문객 수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보가 없어지면 사람들이 찾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보 유지에 따른 이익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이 내놓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경제성 분석’에선 “애초에 친수시설을 과다 조성하면서 사람들이 찾지 않아 60%의 시설을 원래 자연으로 되돌렸다”고 지적했다. 기존 친수시설을 없애는 것도 아닌데다 애초에 방문객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이익을 따지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인 셈이다. 환경부는 “세종시 호수공원의 경우 물을 끌어다 유지를 하고 있는데 물 이용 대책을 계산하면서 이미 친수시설 활용 비용을 반영했다”면서 “수변시설 이용 저하 관련 부분을 또 반영하면 이중 계산이 된다”고 설명했다.

보를 없애면 홍수 조절 능력이 나아질 것이라는 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자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환경부는 “이미 4대강 사업으로 준설을 하면서 강 바닥을 깊이 파냈고 제방 보강도 된 상태”라면서 “오히려 강을 막는 구조물인 보를 없애면 물의 흐름이 더 원활해 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근본적으로 4대강 사업찬성론자들은 돈을 들여 지은 시설을 굳이 부수어야 하냐는 입장이다. 이번 처리 방안에선 보 해체와 유지에 대한 비용만 따졌을 뿐, 건설비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강·영산강 5개 보에는 건설비만 3830억원이 들었다. 하지만 경제성 분석을 맡은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25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시설물은 감가상각이 발생하기 때문에 건설 비용을 추산하기가 어렵고, 건설 비용을 반영하려면 수명 연한이 끝난 뒤 보를 무엇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하는 지에 대한 부분 등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보가 완공되면서 사회적 갈등과 환경 오염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7~8년 동안의 사회적 비용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건설 비용 반영에 맞춰서 사회적 비용도 넣었다면 경제성은 더욱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②모니터링은 짧지 않았나 4대강 사업으로 발생한 수질 악화 등을 살펴보려면 10년 이상 장기적인 관측 결과가 필요한 데 데이터가 충분치 않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보를 완전히 개방한 날수가 백제보는 16일, 죽산보는 115일에 그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평가에 필요한 조사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2017년 6월부터 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모니터링하며 실측 자료를 확보해 왔다”면서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충분히 평가했기 때문에 단순히 위원회의 의사 결정 기간 만으로 논의 전체가 불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모니터링 기간이 길수록 데이터는 많이 쌓이겠지만, 그 기간 동안 수질은 계속 악화되면서 유지·관리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되는 점도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다만 일부 수질이 나빠지거나, 전후 비교가 어려웠던 지역에 대해서는 추가 모니터링 결과를 오는 7월 최종 처리방안 판단을 내리는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금강에서 보 건설 이후 수질이 좋아졌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보 건설의 효과가 아니라 폐수처리장 시설 고도화 등 수질개선사업의 영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질 지표 중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총인, 생화학적산소요구랑(BOD) 등을 제외하고 보 건설로 자연히 악화되는 지표만으로 수질을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총인은 수질개선사업 등 외부 영향으로 개선되어 보 처리 방안 결정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제외했으며, BOD는 기상여건 등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③앞으로 주민 반발은 어떻게

애초에 이번 보 처리방안은 ‘4대강의 자연성 회복’에 방점을 두고 있다. 2012년 보가 완공된 이후 사회적으로 수많은 갈등을 불렀고, 감사원의 감사에서도 ‘잘못된 사업’이라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재자연화를 전제로 보를 철거했을 때와 안 했을 때로 나누어 비교를 하게 된 것이다.

정부에서 지난해 12월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에 대한 인식과 선호 설문조사’에서도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여론은 확인됐다. 4대강 사업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49.2%로 ‘찬성한다’는 응답 22.3%의 두 배를 넘었다. 눈에 띄는 점은 4대강 보에 대해선 ‘필요하다’는 응답이 44.3%로 ‘불필요하다’는 응답 36.9%보다 더 많았다는 점이다. 수질 악화 등 부정적 인식과 용수 사용 등의 현실적 필요성이 맞섰다. 이 때문에 이번 처리방안에서도 지역 주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등 ‘무조건 철거’가 아닌 타협적인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남은 한강과 낙동강의 보 처리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녹조 라떼’ 등 각종 수질 문제가 발생하고, 4대강 보의 절반인 8개가 몰려있는 낙동강에선 물이용의 어려움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이 때문에 지난해 보 개방 모니터링 때 낙동강 상류 보는 제대로 열어보지도 못했다. 이미 보 처리방안이 나온 금강과 영산강에서도 용수 사용이 어려워지고, 백제문화제 등 지역 축제를 못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선 지역 주민 민원은 시간이 걸릴 뿐 해결 가능한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물이용 대책 예산으로 이미 1500억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올해 국토교통부의 국가하천정비 사업 예산으로 취수시설과 친수시설 대책 예산으로 105억8000만원, 농림축산식품부의 수리시설개보수 예산에 농업용 양수장 확충으로 1165억원, 환경부의 지하수 대책 예산으로 209억3000만원이 편성됐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관계자는 “현재 제기된 민원 대부분은 올해 안에 무리없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께서 당장 보를 없애는 것으로 생각해서 반발하고 있지만, 당장 개방하거나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해 충분한 대책을 마련한 이후 보 처리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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