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망했습니다. 재취업도 안 되네요"..자영업자들 '절규'

박영준 2019. 2. 2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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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경기가 악화되는지 주변 음식점들은 가게를 점점 내놓고, 그래도 나름 매출 마지노선은 지키며 억지로 운영했습니다. 아르바이트생 월급 주기도 급급했는데 최저임금마저 오르면서 매장상황은 더욱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창업이 쉽고 기술 장벽이 높지 않아 대표적 서민 자영업종으로 꼽히는 음식점업의 매출이 2년 연속 크게 줄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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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서비스업동향조사 / 2년 연속 최대 낙폭 기록 /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 / 靑 국민청원 불만글 쇄도

“점점 경기가 악화되는지 주변 음식점들은 가게를 점점 내놓고, 그래도 나름 매출 마지노선은 지키며 억지로 운영했습니다. 아르바이트생 월급 주기도 급급했는데 최저임금마저 오르면서 매장상황은 더욱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자영업 망하고 6개월째 실업자입니다. 당신들이 만들어놓은 소득주도성장 덕분에 잘 운영되던 가게 손님 줄고, 원재료 가격 올라가고, 인건비 올라가고 남는 게 없어서 접었습니다.”

지난 23일과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각각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 평범한 30대 자영자입니다’, ‘자영업하다 망했습니다. 그런데 재취업도 안 되네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의 일부다.

최저임금 상승과 주휴수당 논란 등으로 식당과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가의 썰렁한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에다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비명소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쇄도하고 있다.

26일 통계청 서비스업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94.0(2015년=100, 불변지수 기준)으로 전년(97.2)보다 3.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2017년 생산지수가 전년 대비 3.1% 감소하며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수 자체로만 따져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99.2), 2009년(98.4)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음식점의 매출을 기반으로 작성된 서비스업 생산지수다. 불변지수는 물가 영향을 제거한 수치로, 음식점 생산 불변지수가 하락한 것은 실제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창업이 쉽고 기술 장벽이 높지 않아 대표적 서민 자영업종으로 꼽히는 음식점업의 매출이 2년 연속 크게 줄고 있는 셈이다. 

음식점업 부진은 저소득가구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가계소득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차하위인 2분위(20∼40%) 가구의 사업소득은 내수 부진 여파로 1년 전보다 18.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위 가구주의 자영업 비중은 2017년 4분기 24.4%에서 지난해 4분기 19.3%로 줄어든 반면, 소득 최하위인 1분위(0∼20%) 가구주의 자영업 비중은 13.1%에서 15.9%로 상승했다. “2분위 가구에 있을 수 있었던 자영업자가 상황이 더 악화하면서 1분위로 내려앉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통계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책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지만 경기가 살아나기 전에는 정부대책도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다. 과다한 진입으로 경쟁이 심한 데다 높은 상가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 등이 경영에 큰 부담이고, 최저임금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한 측면이 있었으리라 본다”면서 “올해는 자영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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