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일부 제재완화 요구" vs "말장난"..북-미, 사사건건 날선 책임공방

하정민 기자 2019. 3. 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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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날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고위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더 통 크게 하라(go bigger)'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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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당국자 "北 일부 제재 완화 요구는 '말장난'..무기 제외 모든 제재 해제 요구"
트럼프, 김정은에 "더 통 크게 올인 하라..미국은 준비됐다" 주문
미국과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날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 정도. 북한은 “민생 관련 일부 제재만 풀어달라고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사실상 모든 제재에 해당한다”며 날카롭게 맞선다.

영변 핵 시설 폐기에 관해서도 미국은 북한이 ‘일부 시설 폐쇄’를, 북한은 ‘완전한 영구적 폐기’를 언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공방이 반박에 재반박을 거듭하면서 향후 대화 재개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北 “민생 관련 제재 해제만 요구” Vs 美 “제재 핵심 다 포함됐으니 말장난 불과”

1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는 미 고위관계자가 지난달 28일 필리핀 마닐라 페닌술라 호텔에서 가진 특별 브리핑 전문을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익명을 전제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요구한 것은 무기에 대한 제재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제재에 대한 해제였다”며 “북한의 ‘일부 해제 요구’ 주장을 ‘말장난(parsing words)’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양국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리용호 외무상은 같은 날 심야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요구한 이 5개 항목에는 경제 제재의 핵심인 석유 수입제한 및 석탄·철광석 금수조치 등이 담겨있다. 즉 건수로는 5개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경제 제재 전부를 풀어달라고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외교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 측이 ”전면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말장난 하느냐“고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이러한 요구를 언제 했느냐“는 질문에 ”정상회담에 앞서 이뤄진 실무협상 기간“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에도 이를 면밀히 검토했고 북한 측에 그렇게 되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해줬다“고 덧붙였다.

○美 ”北, 영변 핵 일부만 폐기“ vs 北 ”영구적 폐기“ 제의

이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미국에 영변 핵시설 일부분(a portion of the complex)만 닫겠다고 제안했다. 북한이 현 시점에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전체를 완전히 동결할 의향이 없다는 난관에 봉착했다“고 털어놨다. 이 역시 지난달 28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밝힌 ”북한이 영변 핵시설 전체에 대한 ‘완전한 영구적 폐기’를 제안했다“는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

그는 ”영변 핵시설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는 중요한 문제“라며 ”영변은 1990년 대 초부터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핵심이었고 많은 기관, 건물, 부속 건물 등을 아우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 측은 북측에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요구했으나 북한 측은 이를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요구대로 제재를 해제하면 대북 압박 정책이 무력화됐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제재를 완화하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갈 수십억 달러의 돈으로 북한의 WMD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김정은에 ”더 통 크게 올인 하라“ 주문

이 고위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더 통 크게 하라(go bigger)’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올인’하라. 우리도 마찬가지로 올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독려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좋은 소식은 (이번 회담이) 매우 건설적인 논의였다는 점“이라며 ”그건 명백히 사실이다. 우리는 양측간에 매우 좋은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마쳤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단지 이 시점에서 합의에 달하지 못한 것이며 논의 과정에서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정의를 포함,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이후 상당 기간 해소하지 못했던 세부사항에 대한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괜찮은 지점에 있다“며 ”합의는 결렬됐지만 대화를 계속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북한과의 다음 회의가 언제 열리느냐“는 질문에 ”‘먼지가 가라앉도록 잠시 둬야 한다.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대화를 계속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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