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日 '수소 엑스포' 대박..中, 내년부스 6배로 늘린다

이재철 입력 2019.03.03. 17:51 수정 2019.03.0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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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삼국지 현장을 가다
도쿄서 열린 전시회 7만명 몰려
에너지안보·산업주도권 경쟁
日·中, 올림픽 앞두고 투자공세
주택·선박用까지..제조업 부흥
韓 2040년 수소차 600만대 목표
산업 전반으로 확산이 숙제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FC EXPO 2019`에서 참가 기업들이 내년 2월 행사 사전예약 현황판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중국 업체들은 내년 부스 60개를 싹쓸이 사전예약해 수소경제 선점을 위한 기업·국가 간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도쿄 = 이재철 기자]
"내년 부스 60개를 중국이 미리 싹쓸이했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수소엑스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수소경제 엑스포 행사 'FC EXPO 2019'. 이곳 서관 1층에 설치된 거대한 현황판에는 내년 2월 행사에 참여할 기업들의 부스 예약 현황이 실시간으로 확인됐다. 전시회를 주관한 '리드 엑시비션 재팬' 관계자는 "한국은 올해 6곳이 참여했는데 내년에 10곳으로, 중국은 올해 10곳에서 내년에 60곳으로 6배나 늘었다"며 한·중·일 기업 간 치열한 부스 확보 경쟁 상황을 귀띔했다. 그는 "이에 따라 전시회 참여 기업이 올해 230곳에서 내년에 처음으로 300곳을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수소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한·중·일 기업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수소경제 인프라스트럭처 전쟁에서 정부의 조기 육성정책에 힘입어 선두를 달리는 일본, 그러한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국·중국 기업들의 각축전이 도쿄 현지에서 치열하게 벌어졌다. 그 결과, 올해 수소엑스포는 총 7만명이 운집하면서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특히 서관 2층에 마련된 230개 부스 중 도요타, 혼다, 이와타니산업 등 수소경제를 이끌어 가는 일본 대표 기업 부스는 '눈도장'을 찍으려는 아시아·미국·유럽 기업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시회 주최 측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수소엑스포 행사가 올해 '대박'을 터뜨린 배경에는 '에너지 안보'와 '제조업 활력'이라는 두 개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쫓고 쫓기는 경쟁 구도를 형성해온 3국은 이번엔 '수소경제' 산업에 천문학적 재원을 쏟아부으며 자국 제조업 활력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함께 수소경제를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선정했다. 수소차와 연료전기 분야에서 204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당찬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한 현대자동차의 기술력을 앞세워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40년까지 620만대(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로 늘리고, 수소충전소도 전국 1200기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대중교통 분야에서도 수소택시 8만대, 수소버스 4만대, 수소트럭 3만대 보급이 목표다. 또한 '친환경 분산전원'이라는 평가를 받는 발전용 연료전지를 수소 생산과 연계해 2040년까지 원전 15기 분량인 15GW 전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수소경제 선두주자는 일본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에 중대한 타격을 받은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하게 수소경제 인프라 확대에 주력해왔다. 한국이 자동차 산업에 집중한 데 반해 일본은 혼다, 도요타 같은 완성차 기업은 물론 주택 발전용 연료전지 기기(파나소닉), 수소 생산·유통·충전(이와타니산업·제이파워), 수소운송선(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달라붙어 제조업 전반에 활력을 충전하고 있다. 전시회에 부스를 차린 고체수소 관련 국내 업체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으로 치면 현대·기아자동차부터 에너지 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 GS, 전력회사인 한국전력, 현대·삼성중공업 등이 국가적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는 수소경제 인프라가 한국 경제에도 제조업을 부활시키는 데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중국도 2016년 말 정부 차원의 수소전기차 보급 로드맵을 확정해 이른바 '수소차 굴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2020년 수소전기차와 충전소를 각각 5000대·100기 이상으로 확대한 뒤 2030년에 세계 최대 수준인 100만대의 수소차 생산능력과 1000기 이상 충전소를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자국에서 개최하는 올림픽을 앞세워 수소경제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관심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어서 한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은 현재 일본 전역에 약 100기에 불과한 수소충전소를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160기로 늘리는 것은 물론, 행사 진행에 필요한 차량들을 자국 업체 수소차로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수소올림픽'을 표방하는 일본에 이어 중국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첨단 수소차를 대거 가동하는 등 '친환경 수소경제' 마케팅으로 국가적 이미지 개선은 물론, 자국 완성차 기업과 부품 생태계, 충전설비 업체 등 민간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자금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가와이 다이요 도요타 프로젝트 총괄매니저는 "2030년까지는 향후 10년은 수소차 기술은 물론 충전소와 연료전지 발전 전반에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업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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