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과 메모리 초격차.. 메가 트라이앵글 '시동'

박정일 입력 2019. 3. 3. 19:06 수정 2019. 3. 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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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수준 미세공정 기술력에
역대급 규모 반도체 생태계로 승부
삼성전자 반도체

창간기획, 혁신이답하다

반도체·배터리·로봇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올들어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기존 주력 수출품목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고, 그나마 지탱해주던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수출까지 급감하면서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미국이 다시 제조업에서 성장동력을 찾듯, 우리도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유망 제조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로봇 등은 IT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키워야 하는 품목이다.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의 시장 전망과 우리의 위상, 앞으로의 과제 등에 대해 짚어본다.

메모리 반도체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최근 들어 조정기에 들어섰지만,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의 미래는 여전히 '맑음'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무려 30%(매출 기준)나 증가했던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올해와 내년 각각 6% 씩 감소하면서 조정기를 맞지만, 이후 2020년에는 9% 증가로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오는 2021년에는 14%, 2022년에는 20% 성장하는 등 다시 호황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반도체 시장 역시 올해 2% 성장, 내년 1% 감소하면서 조정기에 진입하지만 2021년 7%, 2022년 9% 등으로 다시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는 우선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으로 인공지능(AI)·빅데이터 수요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동차(스마트카)와 건설(스마트홈) 등 기존 비IT(정보기술) 영역에서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특히 메모리반도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점유율은 74.6%,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46.4%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 2년 여 동안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초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년 연속 부동의 강자 인텔을 꺾고 세계 1위 기업으로 위상을 지켰다. SK하이닉스는 인텔에 이어 3위였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가파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로 올해는 인텔 등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 등의 견제도 이어지면서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실제로 우리 메모리반도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최근 무역전쟁 중인 미국 측에 향후 6년간 2000억달러(약 225조원)어치의 반도체를 수입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민간과 함께 1조 위안(약 166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투자 펀드를 마련해 반도체 자급화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에서는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물질 중 하나인 불화수소(불산 플루오르화수소)의 한국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 완제품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장비와 소재 국산화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에 맞서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결국 기술 경쟁력 확보와 강력한 반도체 생태계 구축만이 이 같은 무역장벽과 자국산업 보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최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오는 용인에 1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기로 하면서, 경기도에만 무려 11.62㎢(약 351만5050평, 용인·화성·기흥·평택·이천)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가 트라이앵글이 2022년 이후 탄생한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미세공정 경쟁력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 뿌리산업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한국의 메모리 산업이 현재 세계 1위의 위상을 갖고 있으나, 장비·재료 등 생태계의 약화와 시스템반도체산업의 상대적 취약성, 국제 환경 변화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비·재료와 소자기업(팹)은 물론, 중소기업 지원·교육을 위한 기반시설이 집적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반도체 생태계 구축과 함께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100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나서서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최근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같은 발언은 반도체는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주력 산업이라는 인식이 담겨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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