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개학연기 잇단 철회..우려했던 돌봄 대란 없었다

전민희 입력 2019. 3. 4. 09:58 수정 2019. 3. 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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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3법' 등 철회를 요구하며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선 4일 오전 개학연기 여부에 대해 무응답한 서울 도봉구의 한 유치원 문이 잠겨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8시 30분, 서울 노원구 상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앞. 이곳은 개학을 연기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의 유아들이 긴급 돌봄을 받도록 지정된 공립유치원이다. 이날 오전에는 인근 W유치원 유아 5명이 긴급 돌봄을 받으러 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등원 시간인 9시가 넘도록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

같은 시각 노원구 수암초 병설유치원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에도 W유치원 유아 5명이 긴급 돌봄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학부모와 유아는 눈에 띄지 않았다. 현장에 나온 서울시교육청 직원은 확인 전화를 걸더니 "W유치원이 갑자기 개학 연기를 철회했다고 한다. 긴급 돌봄 필요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서울시에서는 개학을 연기하겠다고 밝힌 유치원 대부분이 노원·도봉구에 몰려있다.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은 이 지역 공립 병설유치원을 긴급 돌봄 기관으로 지정하고 학부모들의 돌봄 신청을 받았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원암유치원 유아 10명을 비롯해 15명의 유아가 긴급 돌봄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 유아들이 다니던 사립유치원들이 모두 개학 연기를 철회하고 돌봄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아침부터 예고됐던 돌봄 대란은 결국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개학 연기를 선언한 유치원을 찾아 시정조치 요구를 할 계획이었다. 당초 기자들에게는 노원구 H유치원을 방문하겠다고 안내했지만 3일 저녁 H유치원이 개학 연기를 철회하면서 S유치원으로 방문 대상을 바꿨다. 그런데 S유치원도 밤 늦게 개학 연기를 철회하겠다고 하면서 4일 아침 도봉구 J유치원으로 방문 대상을 또다시 바꿨으나 이곳조차 철회 입장을 밝혔다.

당초 시교육청은 개학 연기를 선언한 유치원을 직접 방문하면서 철회를 압박할 계획이었지만 밤 사이 유치원들이 스스로 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한유총 지도부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학 연기를 넘어 폐원 투쟁을 검토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섰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이 고발 조치와 한유총 법인 설립 취소 등 엄정 대응 방침을 굽히지 않으면서 상당수 유치원들이 개학 연기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많은 유치원들이 개학 당일이 다가오면서 돌봄을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전민희·이병준·편광현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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