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오후여담>고로쇠나무

기자 입력 2019.03.04. 12:10 수정 2019.03.04. 12:10

경칩을 이틀 앞두고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가 한창이다.

나무에 꽂힌 화살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우연히 발견했는데, 고로쇠나무 수액이었다.

그에 비해 고로쇠나무라는 한글 이름에는 물을 많이 품은 나무라는 특성이 담겨 있다.

고로쇠나무 수액은 당분 함량이 1.6∼3.1%나 되며 아미노산·칼륨·칼슘·마그네슘 성분도 들어 있어 체질 개선에 좋고, 신경통·위장병 환자에게 효험이 있으며,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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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규 논설위원

경칩을 이틀 앞두고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가 한창이다. 그만큼 많이들 찾는다는 뜻이다. 고로쇠 물 이야기는 삼국시대의 설화에도 나온다. 신라군이 섬진강 부근 백운산에서 백제군과 전투를 하던 때의 이야기다. 나무에 꽂힌 화살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우연히 발견했는데, 고로쇠나무 수액이었다. 그 물을 마시고 힘을 얻은 신라군이 백제군을 무찔렀다는 이야기…. 또,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장시간 좌선을 한 나머지 무릎이 잘 펴지지 않았는데, 고로쇠 수액을 마신 이후 무릎이 나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고로쇠 수액과 관련된 설화들이다.

고로쇠나무는 목련하고는 먼 친척뻘이나, 단풍나무와는 아주 가까워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달팽이 박사로 통하는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가 소개하는 친절한 분류법이 있으니 ‘3신5고7단9당’. 사람 손가락 닮은 잎사귀의 잔잎이 3개면 신나무, 5개 고로쇠나무, 7개 단풍나무, 9개면 당단풍나무란 말이다. 또, 그것이 11개면 섬단풍나무다. 단풍나무의 학명 중 종 이름에 나오는 팔마툼(palmatum)은 손바닥 모양이란 뜻이다. 고로쇠나무의 학명 중 모노(mono·하나의) 역시 잎의 생김새를 반영했을 뿐, 학명에서 고로쇠나무에 물이 많다는 특징은 찾을 수 없다.

그에 비해 고로쇠나무라는 한글 이름에는 물을 많이 품은 나무라는 특성이 담겨 있다. 고로쇠나무를 ‘골리수(骨理水)’라고도 하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어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많은 학자가 고로쇠의 어원을 골리수에서 찾는다. 일각에서는 뼈에 이로운 물이라며 ‘骨利水’로 쓰기도 한다. 고로쇠나무를 달리 색목(色木) 또는 수색수(水色樹)라고도 하니, 우리 이름은 그 부름켜(형성층)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고로쇠나무 수액은 당분 함량이 1.6∼3.1%나 되며 아미노산·칼륨·칼슘·마그네슘 성분도 들어 있어 체질 개선에 좋고, 신경통·위장병 환자에게 효험이 있으며,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설 무렵부터 우수∼경칩 기간에 많이 나오는데, 특히 경칩을 전후한 1주일 동안에 채취한 수액을 최상품으로 친다. 대개 한 그루당 하루 3∼7ℓ가량씩 한 달 남짓 채취할 수 있으며, 수액을 받기 위해 뚫은 구멍은 여섯 달쯤 지나면 80%가 저절로 아문다. 일생 남에게 아낌없이 주고 사는 고로쇠나무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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