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NOW] 김연호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예고된 수순이었다..?"

입력 2019.03.04. 12:57 수정 2019.03.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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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3월 4일 월요일
□ 출연자 : 김연호 한미경제연구소 비상근 연구위원 (美현지)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전 세계인의 관심 속에서 열렸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국 '결렬'이란 형태로 종료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이후 바로 미국으로 돌아갔고요. 김정은 위원장도 베트남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그제 오후,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으로 발을 돌린 상태죠. 미국 내에서는 '실무 진전도 없는데 왜 나섰냐'라는 비판과 함께 '배드 딜, 나쁜 합의보단 노딜, 합의무산이 아예 낫다'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현지의 실제 분위기는 어떨지 한 번 들어보도록 하죠. 한미경제연구소 김연호 비상근 연구위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다. 연구위원님, 안녕하세요.

◆ 김연호 한미경제연구소 비상근 연구위원 (美현지)(이하 김연호): 안녕하세요.

◇ 전진영: 반갑습니다. 지금 워싱턴에 계신 거 맞으시죠?

◆ 김연호: 예, 여기 밤입니다.

◇ 전진영: 지금 일요일 저녁이죠?

◆ 김연호: 예, 맞습니다.

◇ 전진영: 네, 휴일 저녁에 전화 연결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스몰딜 이야기는 많이 나왔습니다. 빅딜까지는 아니더라도 스몰딜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이 정도의 예상은 했었는데 아예 협상이 결렬될 거라는 예상은 사실 많이들 못했거든요. 연구위원께서는 이 과정을 어떻게 지켜보셨나요?

◆ 김연호: 그러니까 스몰딜 타결될 거란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일단 트럼프 대통령하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회담 전에 기대수준을 확 낮추는 발언들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빨리 딜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했고, 반면 미국 사회 주류 언론이나 전문가 그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은 이렇게 해놓고 정작 김 위원장하고 1:1 담판에서 큰 사고를 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를 오히려 했거든요. 외교적인 업적을 자랑하고 또 정치적인 승리를 선언하기 위해서 덥석 큰 양보를 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많이 했고요. 미국 입장에서는 스몰딜이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빅딜이 될 수 있는데. 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 협상 스타일을 좀 간과한 것 같습니다. 원만한 비즈니스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빅딜을 원하기는 하지만 조건과 가격이 안 맞으면 노딜도 불사한다는 건데요. 그러니까 정책옵션의 진폭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미국 대통령에 비해서 굉장히 크죠. 그런 스타일을 우리가 이미 목도를 했는데, 김정은과의 햄버거 담판서부터 화염과 분노 이야기까지 이렇게 엄청나게 진폭을 크게 보이면서도 '김정은 위원장하고 직접 만나서 담판하고 싶다' 이런 메시지를 계속 보냈거든요. 그 스타일을 우리가 wishful thinking 그리고 어떤 염려 이런 것 때문이 좀 잊고 있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어쨌든 약간 예상 가능한, 플랜B 정도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지금 현재 미국 정부 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 김연호: 사실 노딜이 낫다, 배드딜보다는. 처음에 말씀하셨지만. 그런 평가들은 꽤 있는데, 정치권에서나 아니면 전문가 그룹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언론들은 지금 굉장히 야박하죠. 점수를 좀 굉장히 낮게 주고 있습니다. 하노이 가서 사진 찍고 시청률 올리기만 했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북한 독재자를 두 번이나 만나서 북한 정권의 정통성만 국제적으로 인정해줬고, 그리고 오늘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진전되고 있다. 이런 굉장히 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아픈 지적들을 많이 하고 있죠.

◇ 전진영: 네. 그러면 미국 내 반응들이나 언론들의 어떤 보도 가운데 연구위원님께서 혹시 주목해서 보신 분석결과나 기사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김연호: 제 생각엔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톱-다운 방식 자체가 문제가 있다. 이미 그 방식 자체가 이번 정상회담의 실패를 예고했다는 그런 지적들이 많죠. 그러니까 미국이 받을 수 없는 제안을 북한이 실무협상에서 일주일 동안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을 대통령이 알고 갔는데, 그런데 본인은 자기가 협상의 달인이라는 그런 자신감으로 오히려 더 큰 딜을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갔지만 정작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이 방식이 과연 계속 우리가 고수해야 하는 방식이냐. 이런 지적들이 많고. 또 하나는 한국에서는 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것 같은데요.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여기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 굉장히 큰 이슈가 되고 있어요. '김 위원장하고 만났을 때 웜비어 사망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냐' 이런 기자 질문이 있었는데 '당연히 이야기를 했고 김 위원장은 웜비어의 상태가 그렇게까지 된 줄은 몰랐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이렇게 이야기했다가 정치권하고 언론의 뭇매를 맞았죠. 그리고 웜비어 가족이 성명을 발표하고 백악관은 참모진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해명을 했는데 해명이 안 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의 의미를 대통령 스스로 결과적으로 퇴색시킨 그런 아주 뼈아픈 대목이 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미 정치권이나 의회 분위기도 좀 궁금한데. 결렬 이후 민주당이라든지 미 의회에서 코멘트라든가 주목할 만한 발언들이 혹시 나온 게 있을까요?

◆ 김연호: 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민주당의 입장을 한마디로 대변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하고 배드 딜을 하지 않은 건 잘한 거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하고 두 번이나 만났으니까 이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는 걸 알지 않았느냐' 이렇게 얘기해가지고 향후 북미협상의 전망에 대해서 좀 어둡게 보는 것 같고요. 그다음에 공화당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대표적인 인사라고 할 수 있는데, 당연히 여당이니까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하고 있고요. '김 위원장하고 싱가포르하고 하노이에서 두 번이나 만나면서 핵 포기를 할 경우 어떤 경제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를 김 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이 직접 눈으로 실감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만나니까 그만큼 위험도 컸지만 사고는 안 쳤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있죠. 그런데 웜비어 사망사건에 관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공화당 의원들도 어떻게 옹호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민주당이 비판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오히려 가세하는 의원들까지도 나타나고 있죠.

◇ 전진영: 사실 한국에서는요. 이번 회담이 결렬된 데에는 미국 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나 정치적 상황도 한 몫 했을 거다, 라는 분석도 있거든요.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미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굉장히 수세에 몰린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북미정상회담이 혹여나 본인의 어떤 상황 때문에 묻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합의문 불발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이런 분석도 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분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김연호: 글쎄요. 그러니까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계속해서 질문의 맥락하고 상관없이 자꾸 했던 얘기가 '내가 만약에 스몰딜을 해서 가져가면 배드딜이라고 비판할 거 아니냐. 나는 그렇게 나올 줄 알고 있다' 그 얘기, 그러니까 굉장히 스몰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가 굉장히 의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거든요. 그래서 국내적인 정치적 압박, 그래서 기자회견에서도 '아니, 대통령이 북한하고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데 자기를 공격하는 청문회를 어떻게 할 수 있느냐. 좀 며칠 기다렸다 할 수도 있는데 좀 너무한 거 아니냐' 이런 컴플레인을 했는데 그 말은 사실 말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국내적인 상황, 그것과 이번 회담 결과가 많이 좀 상관있는 것 같고. 또 북한 입장에서도 그쪽에서 계속 실무협상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까지도 정상회담에서 계속 요구했던 게 영변을 내줄 테니까 핵심적인 대북제재를 없애 달라는 건데, 그건 미국으로선 사실 받아줄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도 북한이 그 주장을 계속 고수한 것은 아마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좀 만회하려고 사실 지나친 요구지만 받아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오판 아닌 오판을 했다는 그런 분석도 미국에서 많습니다.

◇ 전진영: 네. 그러면 이제 시선은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향해 있습니다. 언제 열릴지, 열릴 수는 있을지에 또 쏠리고 있는데. 그렇다면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서 가장 큰 전제조건, 뭐라고 보면 좋을까요?

◆ 김연호: 일단 양쪽이 상황 관리를 하려고 애를 쓰고 있으니까요. 완전히 파국으로 끝난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리용호 외무상이 직접 나서서 기자회견도 열고, 그 회담 결과를 외교적으로 설명한 것에 대해서 미국 쪽이 굉장히 고무적으로 받아들였거든요. 그래서 다시 만날 수는 있는데, 그리고 또 상대방의 패를 정상급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사실은 이제부터 실질적인 협상에 들어갈 수 있는 환경은 마련돼 있죠. 그렇지만 미국 고위 당국자도 말은 했지만 먼지가 좀 가라앉아야 하는 것 아니냐. 얼굴을 붉히고 헤어졌으니까 시간이 좀 필요하다. 그리고 정상급에서 OK 사인이 나와야 하는데 그냥 무턱대고 OK 사인이 나올 수는 없고 뭔가 그럴 만한 이유가 생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좀 시간이 아무래도 필요하겠죠.

◇ 전진영: 자, 그러면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후에 돌아가는 길에 직접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계속해 달라고 직접 부탁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또 기자회견에서도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고맙다'라는 언급도 했고요. 현 시점에서 미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 어떤 것들을 기대하고 있습니까?

◆ 김연호: 사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정상급에서, 그것도 두 번이나 이뤄진 데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는 것, 이것 미국에서도 다 인정하는 부분이고요. 하지만 맨 처음 가교 역할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협상이 결렬된 이후에 한국에서 역할을 하는 게 사실 더 어려울 수도 있거든요. 북한이 단계적 핵 폐기 상응조치를 하노이에서처럼 그러지 말고 좀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춰야 하는데, 그래야 비핵화의 진정성도 미국 측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테고요. 처음에는 협상 전략상 그럴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한국을 통해서 뭔가 좀 현실적인 타협안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겠죠. 그래야 문재인 대통령도 뭔가 움직일 수 있는 어떤 여지가 생길 수 있을 테고요.

◇ 전진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김연호: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한미경제연구소 김연호 비상근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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