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 띄워 인도군 격추했나..美 나서자 파키스탄 떤다

이철재 2019. 3. 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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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공군의 F-16. [파키스탄 공군]

인도와 파키스탄이 지난달 26일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일대에서 무력 충돌을 벌이면서 양국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계속되고 있다. 특히 F-16의 참전 여부를 놓고서다.

양국군은 지난달 27일 카슈미르 상공에서 대규모 공중전을 벌였다. 인도는 당시 파키스탄 전투기 1대를 격추했지만, 자국 공군 전투기 1대를 잃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파키스탄은 자국 공군 전투기 피해 없이 인도 공군 전투기 2대를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이 요격했다는 인도군 미그-21의 조종사 1명은 지난 1일 인도로 귀환했다.

지난달 28일 파키스탄군 병사가 인도군 전투기 추락 잔해를 지키고 있다. [AP=연합]

문제는 F-16이었다. 미국이 파키스탄의 F-16 참전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F-16을 팔면서 ‘제한조건’을 걸었다. 미국과 파키스탄 양국은 입을 다물었지만, 파키스탄이 F-16을 테러와의 전쟁에만 투입한다는 조건이었다. 미국이 인도를 배려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인도군 미그-21이 파키스탄군 F-16에 의해 격추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했다. 미국의 CNN도 파키스탄이 중국 기술로 만든 JF-17 선더로 미그-21을 떨어뜨렸을 것으로 보도했다.

인도가 수거한 AIM-120C 암람 공대공 미사일 파편. 이 미사일은 파키스탄군의 F-16만이 발사할 수 있다. [사진 인도 공군]
그러자 인도는 파키스탄군이 F-16을 동원한 건 사실이라며 인도군 미그-21로 F-16 1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인도는 그 증거로 현장에서 수거한 AIM-120C 암람 공대공 미사일 파편 사진을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인도와 파키스탄 공군 보유 전투기들 가운데 파키스탄의 F-16에서 발사할 수 있다. 또 인도 언론은 인도군이 격추한 파키스탄군 F-16의 조종사 이름까지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사실이었다가는 미국으로부터 약속 위반이라는 책임 추궁을 당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공 전문매체인 에이비애셔니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공중전에 인도는 수호이30 4대, 미라지2000 2대, 미그-21 바이슨 2대 등 8대를 동원했고, 파키스탄은 F-16 8대, 미라지-3 4대, JF-17 선더 4대 등 16대를 출격시켰다.

일각에선 구닥다리 미그-21이 어떻게 F-16과 공중전에서 이길 수 있냐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만약 우리에게 라팔이 있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인도는 2015년 프랑스와 라팔 전투기 36대를 사는 계약을 맺었고, 2022년부터 받을 예정이었다. 최신형 전투기가 없어 파키스탄을 상대로 압도적 우위를 누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도군의 미그-21은 평범한 미그-21이 아니다. 인도군의 미그-21은 러시아로부터 최신 전자장비를 들여와 업그레이드한 기종이다. 그래서 인도군의 미그-21은 바이슨(Bisonㆍ들소)이라고 따로 부른다. 러시아는 미그-21 바이슨이 F-16과 성능이 맞먹는다고 자랑할 정도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F-16은 현재 한국 공군의 주력기며, 미그-21은 북한 공군이 가장 많이 보유한 기종이기도 하다. 김철환 전 주 인도대사관 무관은 “인도와 파키스탄은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고 언론이 민족주의적 기사를 내보내기 때문에 국경 무력 분쟁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기 힘들다 ”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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