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유레카]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불사조? / 안재승

입력 2019.03.06. 18:46 수정 2019.03.06. 19:16

직장인(근로소득자)의 연말정산 1순위인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1999년 도입됐다.

주로 현금 거래를 해 '세원 포착의 사각지대'에 있는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이 목적이었지만, 신용카드 사용을 늘려 외환위기 여파로 위축된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도입 당시 "외상으로 소비를 하는데 무슨 근거로 세금을 깎아주냐",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 조세 형평성을 해친다"는 등 반론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일몰제를 적용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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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근로소득자)의 연말정산 1순위인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1999년 도입됐다. 주로 현금 거래를 해 ‘세원 포착의 사각지대’에 있는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이 목적이었지만, 신용카드 사용을 늘려 외환위기 여파로 위축된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애초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2002년까지 3년만 시행하기로 한 ‘일몰제’로 도입됐다. 일몰제란 저녁이 되면 해가 지듯 법률과 제도도 처음에 정한 기한이 되면 효력이 자동적으로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한번 만들어진 법률이나 제도가 목적을 달성해도 계속 유지되는 폐해를 없애기 위한 장치다. 도입 당시 “외상으로 소비를 하는데 무슨 근거로 세금을 깎아주냐”,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 조세 형평성을 해친다”는 등 반론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일몰제를 적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2002년 일몰 기한이 다가오자 2005년까지 3년 연장됐고, 이후 연장을 거듭해 지금까지 모두 8차례 연장됐다. 마지막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2019년까지 1년 더 연장한 것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연장 여부가 논란이 될 때마다 조세전문가들은 자영업자 소득 파악률이 높아진 만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과세·감면은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논리다. 반면 직장인들은 연장이 거듭되면서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됐고 폐지를 ‘증세’로 받아들였다.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권은 연장에 손을 들어줬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일몰 기한이 연장될 때마다 대체로 공제 대상과 폭이 함께 확대됐고 세금 감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도입 첫해엔 세금 감면 규모가 346억원에 불과했으나 2018년 연말정산(2017년 소득 기준)에선 1조8537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고소득층일수록 감면 혜택이 컸다. 지난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에서 전체의 3.7%인 연급여 1억원 이상 근로소득자에게 세금 감면액의 11.2%가 돌아간 반면, 전체의 41.7%인 연급여 2천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세금 감면액은 6.2%에 불과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4일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검토’ 방침을 밝혀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홍 부총리는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 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폐지가 아니라 공제 한도 축소인데도 큰 반발을 부르고 있다. 납세자연맹은 6일부터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신용카드업계에선 정부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만든 ‘제로 페이’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이래저래 이젠 손대기 힘든 ‘뜨거운 감자’가 돼버렸다.

안재승 논설위원 js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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