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의 '땅 짚고 헤엄치기'..사익편취로 35조 불려

변진석 2019. 3. 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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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벌 기업 총수들의 재산 불리기, 그동안 어떻게 진행됐을까요?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사들여 비싸게 팔고, 일감을 몰아주는 수법 등으로 35조 원에 달하는 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변진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990년대 이건희 회장에게서 61억 원을 증여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 돈을 투자한 에스원 등이 상장돼 재산이 600억 원대로 불었습니다.

이 돈으로 삼성에버랜드와 SDS의 '상장 전 주식'을 싸게 인수하고, 계열사들은 에버랜드에 일감을 몰아줘 덩치를 키웠습니다.

이후 에버랜드는 제일모직과 합병하며 상장되자 주가가 뛰었고, 이재용 부회장은 6조 4천억 원대의 재산가가 됩니다.

최태원 SK 회장은 SK 등이 보유한 SK C&C 주식을 1994년 주당 400원에 매입했습니다.

SK와 합병하며 경영권 확보의 바탕이 된 이 주식은 현재 28만 원 선, 액면분할을 고려하면 주당 560만 원에 이릅니다.

사실상 일반인이 구입하기 어려운 비상장 주식을 먼저 사들여 일군 차액은 5조 600억 원대입니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조사결과, 이 같은 사익편취 수법으로 재벌총수 일가 95명이 불린 자산은 35조 원대로 나타났습니다.

1조 원 이상 자산을 불린 재벌총수 일가는 9명이었습니다.

회사의 이익 대신 재벌총수의 이익을 챙기고 계열사 내부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법을 썼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땅 짚고 헤엄치기죠. 정상적인 경영활동에서 돈 버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아무런 노력도 없이 단지 누구의 아들이라는 것 때문에 땅 짚고 헤엄치기로 돈을 받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재벌일가와 주주들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주주들의 다수결 동의를 받아 안건을 처리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변진석 기자 (lam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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