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다 한마디만 했으면"..'전두환 광주 재판' 방청권 추첨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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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8일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88)의 재판 방청권을 추첨해 배부했다.
동구에 거주하는 이모씨(70)는 "전두환이 망월묘역에서 '죄송합니다' '잘못했다' 한 마디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 하지만 그럴 사람이 아니라 바라진 않고 광주에 온 모습이라도 보려고 이렇게 재판 방청권 응모하러 왔다. 이게 뭐라고 떨린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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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법원이 8일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88)의 재판 방청권을 추첨해 배부했다.
광주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10시쯤 6층 대회의실에서 오는 11일 오후 2시30분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리는 전두환 재판 방청권 응모자 중 65명을 추첨했다.
이날 추첨은 전두환씨가 재판에 불출석할 것으로 예상돼 응모자수가 방청석 수(75석)보다 적어던 지난 1월과 달리, 방청석 수(65석)보다 많은 80명이 응모해 추첨을 통해 재판 방청 여부가 결정됐다.
지난 5일 전씨의 변호인이 "전 전 대통령이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한다"고 밝히며 재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추첨장에 모인 시민들은 기대와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응모 번호를 손에 쥐고 자신의 번호가 호명되기만을 기다렸다.
오전 10시40분쯤 추첨이 시작되자 시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첫번째 추첨이 특정 번호대에서 나오자 객석에서는 "추첨함을 섞으라"며 항의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당첨돼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에게 "오늘 술 사라"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동구에 거주하는 이모씨(70)는 "전두환이 망월묘역에서 '죄송합니다' '잘못했다' 한 마디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 하지만 그럴 사람이 아니라 바라진 않고 광주에 온 모습이라도 보려고 이렇게 재판 방청권 응모하러 왔다. 이게 뭐라고 떨린다"며 웃었다.
당첨된 이씨(52·여)는 추첨장에서 자신의 번호가 호명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연단으로 뛰어갔다.
그는 "기분이 너무 좋다. 드디어 전두환 얼굴을 대면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생각이 든다"며 "재판 결과에서도 이 기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전씨는 지난해 8월 한 차례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9월엔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신청했다가 기각됐다. 이후 지난달 7일 열린 재판에는 독감을 이유로 불참했다가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에는 전씨와 함께 부인 이씨도 함께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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