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500명 임금 떼먹은 김 사장..인니 뒤집은 '15억 도주'

배정훈 기자 2019. 3. 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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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도네시아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던 한국인 사장이 현직 직원 3천5백 명에게 임금을 주지 않고 야반도주했습니다. 밀린 임금만 우리 돈으로 15억 원 가까이 된다는데, 인도네시아 교민사회도 발칵 뒤집혔고 외교 문제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배정훈 기자가 현지에 가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15km 정도 떨어진 버카시. 이곳에 한국인 사장과 직원들이 운영하던 봉제 공장이 있습니다.

공장 입구는 열려 있지만 일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곳은 현지 공장의 한국인 숙소입니다. 이렇게 한국인들이 살았다는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정문에는 자물쇠가 채워진 채 한국인 직원들은 모두 떠나고 아무도 없습니다.

지난해 10월 한국인 사장 김 모 씨와 직원들이 잠적해버린 이후 공장 건물과 노동자들만 남은 겁니다.

[페라와띠/공장 직원 : (김 사장이 도주하고) 한국 직원들이 한 명 두 명 떠나기 시작했고, 지난해 10월 27일을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이 한 명도 남지 않았습니다.]

노동자 3천5백 명에게 이미 지급됐어야 할 임금은 한국 돈으로 15억 원에 달합니다.

현지 직원들은 사장이 몰래 공장 설비를 처분하지 못하게 공장 앞을 지키는 것 말고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프레디/공장 직원 :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떤 도움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 노동자들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우리 교민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국인 사업가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은 물론 현지 한류까지 찬물을 뒤집어썼습니다.

[양 모 씨/인도네시아 한국인 사업가 :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만들어놓고 있는 현실입니다. 정말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교민 사회에 입는 타격이 돈으로 따질 수 없을 겁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노동부 장관이 직접 임금 체불 해결을 촉구하면서 외교 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은 김 사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출국한 사실만 확인했을 뿐 정확한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사관 측은 일단 한인 상공회의소와 봉제협회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조영 공사/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 이 문제가 인도네시아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많은 동포분들께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감안하여 조속히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 대사관은 문제 해결의 주체가 아니라며 수개월을 끌어온 임금 체불이 언제쯤 어떻게 끝나게 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장현기)  

배정훈 기자baej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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