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실리·명분 다 잃은 '한유총의 1일 천하'..백기투항 vs 전략적 후퇴 [김현주의 일상 톡톡]

김현주 입력 2019.03.09. 10:00 수정 2019.03.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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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개학연기 투쟁' 하루도 안 돼 중단 선포..악화한 여론, 당국 전방위적 압박에 백기 투항? "전략적 후퇴!" / 사립유치원 '사유재산성' 인정여부 놓고 치열한 공방..새로운 이사장 등 임원진이 변수로 작용할 듯 / 유치원 공공성 강화 논의 시급..'매입형 유치원'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 대안 될까?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일부 사립유치원이 '개학연기 투쟁'에 들어간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한유총이 조건 없이 투쟁을 중단한다고 발표해 이달 초부터 학부모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만 했습니다.
 
당초 한유총 예고와 달리 참여 유치원 수 자체가 워낙 적었던 데다, 서울시교육청이 한유총 법인설립 허가를 취소하기로 하는 등 당국이 전방위 압박을 가하자 일보후퇴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정부가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우려했던 만큼 '보육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당초 개학연기를 하려던 유치원 중 당국의 설득과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개학연기를 철회한 곳도 있었고, 개학을 연기했던 유치원 대부분이 자체 돌봄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개학을 연기했던 유치원 원아 맞벌이 부모들은 주변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등 긴급돌봄시설로 직접 데려다 주느라 급하게 회사에 연차계를 내는 등 상당한 불편을 겪었고, 자체 돌봄 서비스를 하는 유치원들도 일부는 등원 버스를 운영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애를 먹었습니다.
 
낯선 시설로 가야 하는 아이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는데요. 문을 연 곳에 다니는 유아들의 학부모도 언제 유치원이 문을 닫을지 몰라 가슴을 졸여야만 했습니다.
 
물론 한유총이 개학연기를 철회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성' 인정 여부인데요.
 
한유총은 공교육에 자신들의 사유재산을 쓰고 있으니 시설사용료를 인정해달라는 것이고, 정부는 유치원 설립자가 자발적으로 설립기준에 따른 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사유재산을 유치원 교육활동에 제공한 것인 만큼 시설사용료를 따로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립 초·중·고교 형평성 문제도 있는 데다, 이미 비영리 교육기관인 학교로 인정받아 취득세 및 재산세 감면, 소득세 및 부가가치세 면제 등의 세제 혜택이 제공되는 만큼 별도로 시설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진지한 대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유아와 학부모를 볼모로 한 집단행동이 또다시 있어서는 안 되고, 이번 기회에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지난 4일 '개학연기 투쟁'을 펼쳤지만, 소속 유치원 대다수가 참여하지 않거나 자체 돌봄을 제공하는 등 지도부 방침에 따르지 않으면서 '1일 천하'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이 소유한 유치원조차 자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유명무실한 투쟁과 일선 유치원과의 불통으로 학부모 불안과 행정력 낭비를 불러왔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 이사장이 설립해 소유하고 있는 경기 화성시의 한 유치원은 이날 개학 연기에는 동참했지만, 자체 돌봄서비스는 제공했습니다. 이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개학연기 투쟁을 선언하면서 '돌봄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이 투쟁 지침을 어긴 것입니다.
 
한유총 안팎에서는 이번 개학 연기 투쟁이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진작부터 흘러나왔던 게 사실입니다.
 
한 유치원 원장은 교육청이 개학 연기 조사에 나서자 "정상 개학할 예정이지만, 한유총 윗선에 걸리지 않게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지하는 개학 연기 유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려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교육부는 "조사 과정에서 지도부의 회유·협박에 윗선에는 참여한다고 보고했지만, 실제 개학 연기는 하지 않겠다는 유치원이 상당수였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한유총의 '어설픈' 투쟁 때문에 1만여 명에 달하는 행정인력만 낭비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날 모든 사립유치원에 교육청·주민센터·파출소 인력을 3인 1조로 보내 개학연기 여부를 확인하고, 학부모와 학생 안내를 도왔습니다.
 
◆한유총의 '어설픈' 투쟁, 1만 여명 행정인력 낭비…이대로 끝일까?
 
이런 가운데 교육청이 한유총의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유총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공식 발표했는데요.
 
사단법인을 설립하려면 일정한 요건을 갖춘 뒤 주무관청에 신청해 설립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한유총은 서울시교육청 허가로 설립된 사단법인인데요.
 
민법 제 38조를 보면 주무관청은 법인이 목적 외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 조건을 위반한 경우,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이 '유치원 3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등에 반대해 '개학연기'를 주도하고 집단폐원을 거론하며 유아와 학부모를 위협하는 행위를 벌여 공익을 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설립허가 취소방침이 한유총에 공식통보된 후 이들의 소명을 듣는 청문이 진행된 뒤 설립허가 취소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됩니다.
 
한유총은 행정심판법에 따라 취소처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또는 처분이 내려진 날부터 18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행정소송법에 근거해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또는 처분일로부터 1년 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요.
 
설립허가 취소가 이뤄지면 법인청산 절차가 진행됩니다. 한유총은 정관상 잔여재산을 주무관청인 서울시교육청에 귀속하게 되어 있는데요.
 
다만 한유총은 여타 사단법인과 비슷하게 기본재산이 500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산귀속이 끝나면 법인해산등기가 이뤄집니다.
 
이에 한유총은 적극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한유총 관계자는 "청문 과정에서 법인 설립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는 점을 최대한 소명할 것"이라며 "만약 설립허가가 취소될 경우 해당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설립허가 취소 최종 결정시 법인청산 절차 진행…한유총 소송으로 맞설 듯
 
사단법인으로 법적 지위를 상실하는 것은 한유총으로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 사립유치원단체로서 대표성을 잃고, 교육당국과 마주할 기회가 사실상 없어진다는 점이 한유총 입장에서는 더 큰 부담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이미 한유총 내 온건파가 떨어져 나와 설립한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가 당국의 정책파트너로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한사협은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전격 수용, 시설보수 등 유치원의 장기적 운영을 위한 적립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달라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했는데요.
 
이들은 한유총이 개학연기를 선언하자 즉각 "교육당국의 돌봄대책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유총은 교육당국과 수사기관을 비롯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 압박에 사실상 사면초가에 내몰린 상황입니다.
 
당국은 한유총의 개학연기 방침이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사업자단체 불법 행동이라고 판단하고, 4일 한유총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이번 설립허가 취소는 한유총 법인에 한정됩니다. 한유총 소속 개별 사립유치원 설립인가가 취소되거나 운영이 중지되지는 않습니다.
 
◆대표성 상실 치명상 입은 '한유총'…정책파트너 행보 속도내는 '한사협'
 
한유총이 사실상 백기 투항을 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사립유치원 감사결과가 공개된 뒤 정부가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을 내놓자 이에 유치원들이 반발하면서 불거진 사립유치원 사태는 당분간 소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와 극렬하게 대립했던 한유총이 '무조건 투쟁철회'를 선언한 첫 번째 이유는 개학연기 동참률이 예상을 훨씬 밑돌면서 주장의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유아와 학부모를 볼모로 한 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는 싸늘한 여론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4일 개학연기에 동참한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239곳으로 전체 사립유치원(3875곳)의 6.2%, 한유총 회원(3318곳)의 7.2%에 그쳤습니다. 한유총이 예상한 1533곳에 대비해 매우 초라한 수준입니다.
 
개학연기 동참 유치원 대다수(92.5%)가 자체돌봄은 제공했는데요.
 
교육계에서는 유아들이 갈 곳을 잃는 '보육대란'이 실제 발생하면 개별 유치원 차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학부모들이 직접 단체행동에 나선 점도 한유총에 상당한 부담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학부모들 "집단 휴·폐업은 아동학대…檢에 고발"
 
한 학부모단체가 한유총을 지난 5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이날 "한유총과 그 소속 유치원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는데요. 정치하는엄마들은 공정거래법과 유아교육법, 아동복지법을 위반 등을 한유총 고발 사유로 들었습니다.
 
이 단체는 "교육부에 따르면 한유총이 주도한 집단 개학연기에 동참한 사립유치원은 전국 239곳으로, 최소 2만3900명의 아이가 헌법상 교육권과 보호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집단적 개학연기가 준법 투쟁이라는 허위 주장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법질서를 조롱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학부모를 치킨집 종업원 정도로 인식하는 한유총의 오만불손함에 아직도 치가 떨린다"며 "한유총은 헌법을 언급하며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하지만, 의무 이행 없는 일방적 권리 주장은 집단적 횡포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들은 "한유총의 집단행동은 사업자단체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불법 휴원은 유아교육법 위반이고, 교육권 침해를 넘어 유아교육법과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 범죄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단체 법률대리인 조미연 변호사는 "개학 연기를 하루만에 철회했다고 해서 위법 행위조차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한유총에 온당한 책임을 묻지 않으면 위법한 집단행동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변호사는 "한유총의 행위는 아이들의 교육 안전을 위협하고, 그를 둘러싼 일·가정 양립의 평온을 흔드는 것으로 보호 법익도 상당하다"며 "한유총은 아동학대 수준의 범죄를 저질렀고, 이는 명백한 사회적 법익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번 사태 유야무야 넘어가면 제2·3의 '유치원 대란' 벌어질 수도
 
정부가 전방위 압박을 끝까지 고수한 점도 한유총 백기투항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2017년 한유총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로 향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제2차 유아교육발전 5개년 기본계획' 수립에 반발해 집단휴업을 추진했을 땐 사실상 교육 당국만 대응했습니다.
 
당시 집단휴업 계획은 교육당국이 국회의원 중재로 대화에 나서 한유총이 요구하는 '사립유치원 유아학비 지원금 인상' 등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뒤 철회됐는데요.
 
하지만 이번엔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뿐 아니라 검찰, 경찰, 공정위, 국세청 등 '권력기관'까지 총동원됐습니다.
 
검찰은 전날(5일) 시민단체가 한유총을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에 배당했다고 6일 밝혔습니다.
 
이날 공정위도 서울 용산구 한유총 본부와 경남·경북·부산·경기지부에 조사관 30여 명을 보내 현장조사에 나섰는데요.
 
공정위는 한유총의 개학연기 투쟁이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사업자 단체의 구성사업자에 대한 부당 활동 제한'에 해당하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육부가 한유총을 공정위에 신고한 후속 조치로 풀이됩니다.
 
다만 정부에 대한 여론 역시 그리 곱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강경 대응으로 '면죄부'를 받은 것뿐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교육계에서는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사립유치원 집단행동의 근본 원인이 공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아닌 민간에 맡겨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유총이 주장하는 '사유재산 인정'까지는 아니어도 유치원 운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설립할 때 재산을 투입한 유치원 설립자가 보상을 가져가도 되는지 논의가 사전에 없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애초 사립유치원이 에듀파인을 쓰지 않아도 됐던 것은 정부가 만든 시행령을 통해 예외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의 핵심인 '유치원 3법'을 두고 여야 간 대립이 이어지면서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을 놓고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부에서는 한유총이 유아와 학부모를 볼모로 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잃기만 하고, 오히려 '유치원 3법' 처리에 동력을 불어넣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사립유치원 공적 교육기관 다양한 세제 혜택 받아…'시설사용료 요구' 적절치 않다는 게 중론
 
법조계에서는 이번 한유총의 '시설사용료 요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박종언 변호사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설립·허가를 받을 때부터 유치원이 비영리 교육단체라는 것을 인지하고도 이러한 주장을 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강제성도 없고 수용이 된 것도 아닌데, 헌법 23조를 가져다가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유총은 유치원에 대한 사유재산성과 이에 따른 시설사용료 인정을 요구해왔는데요. 그 근거로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 헌법 23조3항을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유치원은 비영리 교육기관인 만큼 시설사용료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립유치원은 설립자가 자발적으로 시설·설비를 갖추고 유치원 교육활동에 제공한 것인 만큼 헌법 제23조 제3항 보상요건인 강제성과 기본권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한유총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치부하면서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최진녕 변호사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사유재산 처분권이 상당히 제한되는 문제 등을 보면 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사립학교 법인과 유사한 규모의 개인유치원에 대해 사립학교와 유사한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한유총 주장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거듭 밝혔는데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사립유치원들이 국가의 세금 지원 등을 받을 때는 교육기관이라 주장하면서 한편으로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영리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은 이중 혜택을 받겠다는 주장"이라면서 "시설사용료 부문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사립유치원은 이미 공적 교육기관으로서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면서 시설사용료를 또 인정해 달라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이덕선 이사장, 12일 공식사퇴 입장 표명할 듯…한유총 재기 가능할까?
 
이 이사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유총은 조만간 새 수장을 뽑아 사태 수습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지금까지 보여온 강경 기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계에 따르면 한유총은 오는 26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이자리에서 이사장 선거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서울시교육청 시정명령에 따른 재선거입니다.
 
애초 이번 재선거는 이 이사장을 공식 인정받기 위한 형식적 절차였지만, 개학 연기 투쟁 실패와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 문제로 이사장 입지가 불안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수습할 새 이사장을 뽑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이 이사장은 이미 사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요. 그는 지난 3일 개학 연기 투쟁 강행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투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저는 사퇴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12일 한유총 이사회가 열리는데, 이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공식 사퇴를 표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새로운 이사장 선출과 관계 없이 한유총은 재기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데요. 각종 위법행위 정황에 대한 정부 조사가 본격화하는데다, 개학 연기 투쟁 과정을 거치며 국민들의 반감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매입형 유치원'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 공공성 확보 대안으로 급부상
 
한편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으로 전환하는 '매입형 유치원'과 학부모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직접 유치원을 운영하는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이 올해 신학기 국내에서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우선 서울시교육청이 관악구 한 사립유치원을 59억9000여 만원에 매입해 공립으로 바꾼 서울구암유치원이 8일 개교했습니다. 이날부터 구암유치원에는 이전 사립유치원에 다니던 원아 34명을 비롯해 105명의 원아가 다니는데요.
 
매입형 유치원은 최근 사립유치원 사태를 거치며 더욱 수요가 늘어난 공립유치원을 비교적 쉽게 확충할 방안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치원을 새로 지을 때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기존 건물·시설을 활용하기 때문에 개원준비 기간도 짧은 편입니다. 운영난을 겪는 사립유치원에 '퇴로'를 마련해준다는 의미도 있는데요.
 
정부는 '2021년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목표 달성을 위해 매입형 유치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교육청은 2021년까지 매입형 유치원을 30곳 만들기로 했습니다. 사립유치원들 호응도 좋아 올해 공모 때는 서울 전체 사립유치원(3월1일 기준 606곳)의 8.4%인 51곳이 매입을 신청했는데요. 이 가운데 9곳이 교육당국 심사를 통과해 매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육청은 올해 구암유치원을 비롯해 5개 매입형 유치원을 개원하고, 내년과 후년에는 각각 15곳과 10곳을 문 열 계획입니다.
 
국내 최초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인 노원구 꿈동산유치원은 오는 12일 두번째 개원을 합니다.
 
원래 꿈동산유치원은 1990년대 초 한 개인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소유한 임대아파트단지 상가를 임차해 설립한 사립유치원이었다가 재작년 설립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폐원위기에 몰렸는데요.
 
설립자가 사망하면 다른 이를 설립자로 등록해 교육청에서 '변경인가'를 받아야 유치원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데, 규정상 사립유치원을 비롯 사립학교는 남의 건물을 빌려 운영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인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현행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 규정'을 보면 사립학교 교사(校舍)와 교지(校地)는 설립·경영자 소유여야 합니다. 다만 1997년 이런 규정이 제정되기 전 건물을 임차해 설립된 학교는 당국의 묵인하에 계속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꿈동산유치원은 교육부가 작년 10월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 규정을 개정해 학부모로 구성된 사회적 협동조합은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시설을 임차해 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는데요.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은 사립유치원이기는 하지만 학부모가 직접 운영·관리하기 때문에 투명한 운영이 가능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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