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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北美 중재자' 역할, 일본에 빼앗길라

김동표 입력 2019. 03. 0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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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북제재로 통치자금 바닥 가능성

"日, 북한이 자신에게 접촉할 거라 기대"

"한국, 北美 복합성·양면성 이해 않으면

중재역 무게 일본으로 넘어갈 수" 전문가 우려


미국 백악관에서 지난 2018년 6월 7일 방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EPA연합>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채택없이 '빈 손'으로 끝난 데 대해 일본측은 안도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일본소외론'을 넘어서서 북한 문제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북·미 중재 역할을 일본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미회담 후속조치에 대한 한국측의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9일 세종연구소 이면우 부소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없이 결렬된 것에 대한 일본의 반응 및 평가 는 대체로 긍정적 또는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요약할 수 있다"면서 "안도감에는 또한 이번 회담의 결렬로 해서 종전의 '일본소외론'에서 벗어나 일본의 역할이 좀더 부각될 수 있게 됐다는 생각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의 결과로, 북한은 제재로 인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이 방증됐다. 이는 무엇보다 '통치자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북제재로 인해 돈이 돌지 않으며 정권의 통치자금 역시 굳어버렸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 부소장은 " 일본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장마당 등의 형성에 의한 일반 경제상황이 아니라 통치자금과 관련된 경제상황이 제재조치에 의해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현재의 경제적 곤경을 타개하기 위해서 북한이 결국 일본과 접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의 '중재 역할'이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미회담 이후 한국의 후속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은 다소 비판적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을 주장하면서 오히려 대북제재에 역행하고 한미공조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8일 "지금은 미국과 북한이 서로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상대를 탐색하는(probing) 상황"이라며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북한이 협상장에 나왔다는 이유로 경제제재 완화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면서 "한국이 지금 이 시점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재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도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7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포럼에서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은 불법 무기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최대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남북 협력을 진전시키는데 몰두하고 있다"며 "한국도 최대 압박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 부소장은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은 '상황'의 복합적 또는 양면적 구성을 극명히 보여주었다"면서 "한국의 중개자 역할이 힘을 발휘하려면 이러한 상황의 복합성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에 있다"고 했다.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와 요구조건을 면밀히 분석하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 부소장은 "그렇지 않으면 중개역의 무게가 일본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위험성을 이번 회담은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의 '분'을 일본에게 쏟아내는 모양새를 보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온 세계가 조선반도에서의 평화과정이 순조롭게 흐르고 조미관계가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유독 일본 반동들만은 마치 고대하던 희소식이라도 접한 듯 박수를 쳐대며 얄밉게 놀아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각있는 국제사회는 '지구상의 200여개 나라의 수반들 가운데서 '환호'한 사람은 아베 뿐'이라고 하면서 속통머리 고약한 이 정치난쟁이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전부터 이번 하노이 회담을 방해하기 위하여 일본것들이 놀아댄 못된 짓거리들을 보면 우리 행성에 과연 이런 개종자들도 있는가 하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면서 "실로 밉살스럽기 짝이 없고 귀뺨을 후려갈기고싶은 놈팽이들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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