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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소득공제 없애고 '제로페이'?..연봉 25% 긁어야 혜택

이훈철 기자,한재준 기자,양재상 기자 입력 2019.03.10. 06:05 수정 2019.03.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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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공제 폐지때 연봉 5000만원 직장인 제로페이로 1250만원 긁어야 이득
최저사용금액 기준 낮추지 않으면 제로페이 공제 유명무실
사진은 기사와 무관./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한재준 기자,양재상 기자 =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 A씨는 올해 연말정산에서 소상공인 간편결제시스템(제로페이) 사용금액 2500만원에 대해 4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돼 82만5000원을 환급받았다.

반면 똑같은 연봉을 받는 동료 직장인 B씨는 A와 같이 2500만원을 지출하고도 A씨보다 적은 51만5625원을 환급받았다. B씨는 신용카드로 2000만원을 결제하고 제로페이로 500만원을 결제해 제로페이 결제금액이 A씨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부터 제로페이에 4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계산법이다. 신용카드(15%)와 제로페이 공제율이 25%p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제로페이를 사용하게 되면 환급혜택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높은 공제율만으로 제로페이가 신용카드를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하면 제로페이 대세 될까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소득공제율이 적용되는 제로페이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제로페이 사용률이 높아지면 소상공인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로서도 조세지출 부담이 큰 신용카드 공제를 줄이면서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제53회 납세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취지가 어느 정도 달성된 제도는 그 축소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적극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0%로 낮춰 사실상 폐지하게 되더라도 현재 조세특례제합법상 카드공제 최저사용기준 때문에 실질적으로 제로페이만으로 신용카드를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는 일용근로자를 제외한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신용카드 등의 사용금액이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한 경우 초과금액의 15~40%를 소득공제하는 제도다.

이 때문에 카드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연봉의 4분의 1 이상을 써야 한다.

연봉 5000만원 직장인 A씨의 경우 1250만원 이상 카드결제를 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연봉 7000만원 직장인 C씨의 경우 같은 금액을 사용해도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카드결제금액이 최저사용금액 기준인 1750만원을 넘지 못해 공제금액이 없기 때문이다.

또 신용카드 공제가 폐지되고 온전히 제로페이 공제만 가능할 경우 일반 직장인이 연봉의 4분의 1을 제로페이로 사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로페이는 내 계좌에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시스템으로, 신용거래를 바탕으로 하는 신용카드와 달리 현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연태훈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은 신용카드를 베이스로 그 위에 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제로페이 등을 쓰면 이득이 되는 구조인데 카드공제가 폐지되면 제로페이를 카드만큼 많이 써야 할 것"이라며 "소득공제 하나만 놓고 본다면 (소득 대비) 25% 하한선이라는 게 (제로페이의) 가장 큰 장벽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신용카드 공제 유지하면서 공제율 낮출 경우 제로페이 이득

다만 신용카드 공제제도를 유지하면서 신용카드 공제율을 낮추게 되면 제로페이 사용자에게 이득이 된다.

앞선 A씨와 B씨의 사례처럼 일단 신용카드 최저사용금액 기준을 충족하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제로페이를 많이 사용할수록 유리하다. 이는 최저사용금액 기준까지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이후 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연말정산에서 더 많이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과 같은 논리다.

연봉 5000만원 직장인이 2500만원 지출을 놓고 신용카드 2400만원과 제로페이 100만원을 사용한 경우 총 35만625원을 환급받을 수 있지만 신용카드로 1250만원을 사용하고 제로페이로 1250만원을 결제하면 환급액이 최대 82만5000원으로 뛰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공제율을 낮추더라도 제로페이 사용이 늘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 연구위원은 "제로페이는 주로 소액거래 위주로 사용되는 것이지 100만원·200만원짜리 물건을 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1만원 미만 결제해서 어느 세월에 25% 기준을 충족할 수 있지를 생각하면 제로페이 사용이 확 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페이의 경우 신용카드와 사용목적이 다르고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다는 점에서도 불리하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제로페이의 경우 수수료를 낮추는데는 좋지만 카드와 달리 다른 부가혜택이 없어서 시장에서는 약간 사용하는데 주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 연구위원도 "신용카드는 신용 기능 때문에 쓰거나 카드 부가서비스·포인트때문에 쓰는데 제로페이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약하다"고 덧붙였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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