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맛없고 비싼 이유 있었네"..절반이 자릿세

강연섭 2019. 3. 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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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전보다 나아졌다고 해도 가격에 비하면 먹을게 별로 없죠.

왜 그런가 자료를 입수해 살펴봤더니, 음식값에서 임대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에 달했습니다.

재료 값보다 자릿세가 더 비쌌는데요.

강연섭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엄태성] "가성비는 좀 떨어지죠. 대부분 바깥 음식이 더 먹을 만하죠."

[이승현] "(맛은) 시중에 비해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지는 정도"

전국 15개 휴게소에서 파는 40가지 음식의 원가 자료입니다.

5천원짜리 우동의 재료비는 1200원 음식값의 24%입니다.

전국 체인을 가진 분식점과 비교해보니 재료비는 135원 덜 쓰고 1천원을 더 받습니다.

이렇게 비싸게 팔지만 정작 휴게소에 입점한 상인들은 손에 쥐는 게 별로 없습니다.

호두과자 2천원짜리는 이익이 안 남고, 5천원 짜리를 팔아야 250원이 남습니다.

[휴게소 입점매장] "2천원 팔면 1천원으로 뭔가를 해야 하는데 저희는 남는 돈이 없어요."

그럼 누가 돈을 가장 많이 가져갈까?

원가의 30% 안팎인 재료비보다 훨씬 비중이 큰 건 임대 수수료입니다.

휴게소 15곳의 식당과 매점 86곳의 원가 자료를 보면, 평균 임대 수수료는 47.5%, 입점 수수료가 비싸다는 백화점 푸드코트나 대형마트보다 3배나 높습니다.

경찰공제회 등 몇몇 휴게소 운영업체는 수수료를 최대 58%나 받습니다.

[경찰공제회 관계자] "냉장고 저희들이 다 사들이잖아요. 전기세,수도세 저희들이 다 내주고 여기는 그냥 들어와서 장사만 하잖아요"

도로공사는 휴게소 운영업체에 자리만 빌려줄뿐 수수료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도로공사 관계자] "(수수료는) 입점업체와 운영업체 사이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저희가) 관여하거나 가이드를 주기엔 어렵습니다."

도로공사가 직영하는 휴게소들은 다를까?

역시 상인들 매출의 46%를 수수료로 받고 있습니다.

[휴게소 입점매장] "시민들은 휴게소 가면 비싸다 생각을 하지만 여기서 장사하는 업체들은 바깥보다 더 많이 못 받죠."

도로공사는 휴게소 매출이 오르면 수수료도 올려왔는데, 지난 5년 동안 땅과 건물을 업체에 빌려주거나 직접 휴게소를 운영해서 8천3백억원을 벌었습니다.

휴게소 음식값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자, 도로공사는 음식값 거품을 빼겠다며 업체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정작 가장 비중이 큰 수수료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수수료를 주요 평가기준에 포함시켰지만, 정작 최근 계약이 해지된 10곳은 수수료와는 관련이 없었습니다.

[도로공사 관계자] "(서비스평가) 전반적으로 점수가 안 좋은거죠. 휴게소 관련 수수료 지표를 봤는데 (계약 해지와) 별 상관성이 없습니다."

공기업인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이용자에게 통행료에 더해 휴게소 자릿세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한 제값 못하는 음식이라는 오명을 씻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강연섭 기자 (deepriver@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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