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5·18 39년 만에 마침내 '광주 법정'에 선다

전원 기자 입력 2019. 3. 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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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씨가 5·18 이후 39년만에 '광주법정'에 선다.

5·18 단체를 비롯한 광주 각계는 전씨가 광주에서 5월 영령과 광주시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5·18 학살 최고책임자인 전두환씨가 1996년 내란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지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면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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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택서 출발..오후 광주지법서 재판
"죽기 전 사죄할 마지막 기회"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87)과 부인 이순자씨가 11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019.3.11/뉴스1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1980년 '5월 광주'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씨가 5·18 이후 39년만에 '광주법정'에 선다.

5·18 단체를 비롯한 광주 각계는 전씨가 광주에서 5월 영령과 광주시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씨는 11일 오전 8시32분쯤 전씨는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승용차를 타고 광주로 출발했고,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는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에서 2시 사이에 광주지법에 도착, 법정동 앞 포토라인을 거쳐 법정으로 향할 계획이다.

검찰과 경찰은 앞서 법원이 발부한 구인장 집행을 광주지법에 도착하면 하기로 했다.

5·18 학살 최고책임자인 전두환씨가 1996년 내란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지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면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지 주목된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2019.3.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5월 단체 등은 전씨의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SNS를 통해 "이번만큼은 반드시 전두환의 입을 통해 39년 전 만행을 낱낱이 밝혀 오월영령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한다"며 "(오월 어머니들의) 힘들이 모아져 5·18역사를 지켜내는 바탕이 됐다. 마침내 전두환을 광주법정에 세우는 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는 "5·18의 핵심 가해자가 광주 법정에서 재판받는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광주시민에게 회개의 눈물 흘리며 용서를 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러진 않을 것 같다. 우선 광주에서 재판 받을 수 있도록 광주시민과 오월단체들이 차분한 분위기로 맞이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8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전씨의 재판 방첨권 추첨 현장에서 만난 이모씨(70)는 "전씨가 망월묘역에서 '죄송합니다' '잘못했다' 한 마디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진실이 덮어질 순 없다. 그가 헬기사격을 명한 장본인이고 주범이라는 사실이 결국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법정에 서는 동시에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해 5·18진상규명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의 '광주 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0일 오후 광주법원 법정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조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오는 11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019.3.1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반면 일각에서는 반성이나 사죄 없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988년 열린 5공 청문회에서 전씨에게 '발포명령자를 밝혀'라고 외쳤던 정상용 전 국회의원은 "전씨가 사죄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죄를 할 생각이었다면 재판에 임하기 전에 망월묘역에 가서 사죄를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5월 가족들은 전씨와 신군부가 진정으로 사과하고 인정하고 암매장지를 찾는데 협조하면 용서하겠다고 39년간 수없이 이야기 해왔다"며 "국민과 역사가 알고 있는데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39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전씨는 지난해 8월 한 차례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9월엔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신청했다가 기각됐다. 이후 지난달 7일 열린 재판에는 독감을 이유로 불참했다가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법원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법정 보안관리대원 뿐만 아니라 경찰에 기동대 80여명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내외곽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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