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후쿠시마 원전사고 8년.. "미세먼지가 좀도둑이면 방사능은 조폭"

윤성효 입력 2019.03.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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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원자력, 환경적·사회적 문제 너무 크다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미세먼지의 위험을 방사능 위험으로 막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좀도둑이라면 방사능은 조폭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기후변화 대안으로 원자력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기후변화의 대안으로 원자력을 채택하지 못했다. 원자력은 환경적, 사회적 문제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가 강조한 말이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오늘(3월 11일)로 8년째. 박종권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교훈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박종권 대표는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등을 지냈고, 책 <판도라, 핵발전의 몰락>을 펴내기도 했다.
 
후쿠시마의 현 상황은 어떠하며 앞으로 일본의 원전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해, 10일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 윤성효
 
- 후쿠시마 원전 사고 벌써 8년이 지났다. 사고 내용부터 정리해 달라.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규모 9.0의 지진이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했고, 바로 지진해일(쓰나미)이 원전을 덮쳤다. 그래서 핵연료가 냉각되지 못해 노심용융과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지진해일로 2만여 명이 사망했고 핵발전 폭발로 17만여 명이 피난을 갔다.”
 
-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사고였나?
“일본은 지진과 지진해일이 항상 있는 나라이다. 위험한 원전은 지진과 쓰나미를 견딜 수 있도록 건설해야 한다. 일본도 그렇게 생각하고 건설하여 운영하였으나 예상치 못한 큰 규모의 지진을 당한 것인데 일본말로는 ‘상정외 사고’라고 부른다.
 
- 규모 9.0의 지진은 예상하지 않았다는 의미인지.
“그렇다. 도쿄전력과 정부는 8.0 이상의 지진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진학계에서 사고 발생 4년 전부터 새로운 지진대비지침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의 지진에 대한 보완책 수립을 요구했으나 도쿄전력은 비용문제로 무시했고 결국 사고를 당했다.
 
도쿄전력 임원이 이 문제로 검찰에 기소당하기도 했고 일본 국회는 ‘후쿠시마 사고는 천재가 아닌 명백한 인재’라고 공식 발표했다. 인재라고 밝힌 또 다른 이유는 냉각수로 바닷물 주입을 미국이 제안했으나, 도쿄전력은 바닷물을 주입하면 원자로를 못 쓰게 되므로 그것이 아까워 30시간 가량 지체하다 결국 노심용융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 지금 현재의 후쿠시마 상황은 어떠한가?
“17만여 명의 피난민 중 아직도 5만여 명이 임시가설주택에 거주하고 귀환을 거부하고 있다. 이다테 주민 6000여 명 중 돌아온 사람은 800여명에 불과하고 그것도 고령자들이다. 산림은 제염이 되지 않아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아랫마을이 오염된다. 일본정부는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임시가설주택을 곧 폐쇄할 계획이다.
 
제염토는 1400만 톤에 달하고 방사능 오염수는 112만 톤에 이른다. 제염토는 재사용하거나 후쿠시마 지역에 매립할 계획이고 오염수는 비용문제로 바다에 방류할 계획인데 한국과 중국 등의 반발에 머뭇거리고 있다. 원전 내부의 녹아버린 핵연료는 8년 만에 로봇을 이용하여 겨우 사진촬영에 성공했고 이를 끄집어내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원자로 건물 근처의 방사선량은 350 밀리시버트로 국내평균의 1000배에 이르러 취재가 불가능하다.“
- 일본 아베총리는 계속 중단 중인 원전을 재가동하기를 원한다는데 현재 상황은 어떠한지.
“후쿠시마 사고이후 54기 모두 가동을 중단해서 2년 반 동안 일본은 원전 제로시대가 되었다. 15기는 폐기되어 현재 39기 원전이 있다. 하나 둘 재가동하기 시작해서 현재는 9기가 가동되고 있고 6기가 재가동 승인을 받았는데, 그 중 3기는 개조 작업 중이고 3기는 지역주민의 동의를 받기 어려워 재가동이 불투명하다.”
 
- 54기 가동하다가 현재 9기만 가동 중인데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나.
“54기 원전의 발전 비중이 30%였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현재는 원전 비중이 4~5%에 불과하다. 가스발전이 2010년 28%에서 40%로 증가하였고, 석탄발전도 2010년의 27.7%에서 32%로 증가, 재생에너지는 9.37%에서 18%로 크게 증가하여 원전을 대체하고 있다. 그래서 전력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 우리나라는 2018년 말 현재 발전 비중은 석탄발전 42%, 가스발전 27%, 원자력 23%, 신재생 6%였다.”
  
 탈핵경남시민행동은 다양한 '탈핵 활동'을 벌이고 있다.
ⓒ 탈핵경남시민행동
 
- 앞으로 일본 원전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나?
“일본도 고준위핵폐기물 처리에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저준위 폐기물인 방사성 오염토와 오염수 처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본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일본 보수의 원조다. 총리시절 신사참배를 세 번이나 한 사람이다. 당연히 친원전파였다. 그런데 후쿠시마 사고를 당하고 핀란드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장 건설현장을 둘러보고는 원전반대로 돌아섰다.
 
핀란드에서는 암반을 지하로 500m뚫고 또 옆으로 1200m를 뚫어 그곳에 처분장을 만드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도저히 핀란드 같은 핵폐기물 처분 장소를 찾지 못한다. 핵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핵폐기물을 생산하는 것은 미레세대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그래서 팔순의 노인이 맹렬하게 핵발전소 반대운동을 하고 있고 칸 나오토 전 총리를 비롯하여 호소가와, 노다, 무라야마, 하토야마 전 총리들이 모두 핵발전소를 반대한다. 소프트 뱅크 손정의 회장은 핵발전 반대를 위한 단체까지 결성하고 태양광 발전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전 세계의 흐름이 재생에너지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원전을 계속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일본이 그렇게 닮기 원하는 미국이 탈원전으로 가고 있다. 111기까지 운영했던 미국은 현재 98기까지 감소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들은 미국의 원전은 15년 내 50기 이하가 되고 35년 내 나머지 원전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재생에너지, 가스와 경쟁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존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우리나라도 원자력과 석탄발전을 줄일 수 있나.
“가능하다. 현재 설비량이 가장 많은 것이 가스발전설비이다. 3900만kw 인데 지난해 가동률이 50% 미만이다. 30년 된 석탄발전(7기) 모두 없애고 30년 된 원전(8기) 모두 없앨 경우 가스발전 가동률을 70% 수준으로 올리면 가능하다. 현재 석탄이나 원자력의 가동률이 70% 수준이다. 다만 전기요금이 한 가정 당 월 2500원정도 인상된다. 미세먼지, 위험한 원전 사고 줄이는 대가치고는 싼 펀이다.”
 
- 원전을 줄이면 석탄 발전을 늘려야 하고 미세먼지가 늘어난다. 그래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대안으로 원자력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석탄 발전을 줄이고 가동을 못하고 있는 가스발전을 확대해야 한다. 가스발전의 미세먼지 발생량은 석탄의 10분의 1 수준이다. 미세먼지의 위험을 방사능 위험으로 막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좀도둑이라면 방사능은 조폭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기후변화 대안으로 원자력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기후변화의 대안으로 원자력을 채택하지 못했다. 원자력은 환경적, 사회적 문제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일본 후쿠시마는 태평양 쪽에 있는 한적한 어촌이었다. 우리나라 고리, 월성과 많이 다르다. 단 한 번의 사고로 울산 같은 산업도시와 제2의 도시 부산이 폐허로 변한다.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 우리나라는 즉시 파산이다. 대안이 있는데 왜 위험한 도박을 하나. 독일, 영국, 프랑스의 두 배 수준인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것과 재생에너지 확대, 이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방사능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은 공짜로 될 수 없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안전하게 숨 쉬는 사회를 만들자. 우리 아이들에게 죄를 짓지 말자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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