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처럼 예뻐지고 싶어" 韓원정성형 나선 日여성들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이동준 2019. 3. 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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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9일부터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총 10일간의 ‘황금연휴(골든 위크)’를 앞두고 한국 원정 성형을 준비하는 일본 여성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수준 높은 의료기술과 △일본 현지와 비교해 저렴한 비용 △한류 스타, 한국 여성의 아름다운 외모를 동경해 한국을 향한다고 했다. 
 
게티이미지
◆“함께해요! 성형여행”…두려움 반 기대 반에 쇼핑, 맛집 투어까지
 
최근 NHK는 새 학기와 입사 시즌과 맞물려 10일간의 연휴가 있는 ‘3∼4월 한국으로 성형여행을 떠나는 여성이 가장 많은 시기’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월쯤 한국에 건너와 수술과 적응 기간을 거쳐 새 시즌을 준비하는 부지런한 여성도 있다.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는 여성들은 지금이 가장 바쁠 때다. 한국인 남자친구나 지인이 없는 여성들은 소셜 미디어(SNS)에 같은 시기 출발하는 동료를 찾는 글을 올리느라 분주하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월 대학 입학을 앞둔 19세 A씨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 하는 원정성형이 불안하다”며 “15세~23세 여성 중 한국에서 차나 밥을 함께할 이를 찾는다“고 모집 글을 남겼다.
 
이달 중순 한국을 찾아 성형수술 받기로 한 A씨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 되고 싶어 성형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보다 비용이 저렴한 이유가 컸다. 성형 비용으로 약 100만엔(약 1000만원)을 준비했다는 그는 “예산에 항공료와 수술 후 안정 기간 서울에서 생활하는 비용이 포함됐지만, 일본보다 약 10만~20만엔 저렴하다”고 말했다. A씨는 “한국어를 모르지만 일본어 통역이 있어 의사소통에 대한 고민은 없다”며 “비행기조차 타본 적 없어 두렵기도하지만 예쁜 얼굴로 대학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간단한 수술을 받는 경우 쇼핑계획을 세우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등 성형과 여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여성도 상당하다고 한다. 
 
한국 지하철에 내걸린 성형간판. 사진= NHK 캡처
◆‘성형 한류’에 일본 내에선 우려 목소리
 
국내 성형 마케팅 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일본 현지에서 무료 상담회를 개최하고 성형을 희망하는 여성과 한국 병원을 중개한다. 출국 시 필요한 항공권부터 공항 픽업, 통역 등 꼼꼼한 준비로 일본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 여성의 성형여행은 약 10년부터 유행했다. 처음 피부과나 치아교정이 대부분이었지만 7년쯤부터 안면윤곽수술 등 전문적인 분야가 활성화했고, 최근 2~3년전부터 한류 열풍과 더불어 한국 성형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성형한류’를 두고 일본 관련 학회는 우려를 드러냈다. JSAPS 홍보위원장은 “해외 의사가 끝까지 책임지지 않아 일본에서 추가 치료받는 경우 수술과 관련한 정보가 없어 상처가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은 신중해야 한다. 턱뼈를 깎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수술이 진행되는데 이러한 중요한 결정을 미성숙한 10대 스스로 결정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 ‘수술 부작용’과 ‘낮은 완성도’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됐다.
 
10년간 100회 넘는 성형수술로 화제가 된 일본여성. 사진= NTV 방송화면 캡처
◆“아프지만 괜찮아”…위험 따르지만
 
JSAPS의 우려에도 일본 여성들은 왜 한국에서 성형을 원할까?
 
먼저 변화한 인식이 꼽혔다. 국제 미용외과 학회가 발표한 ‘2018 성형시술 횟수별 국가 순위’에 따르면 미국이 17.9%로 가장 많고, 이어 브라질 10.7%, 일본 4.8%, 이탈리아 4.1%, 멕시코 3.9%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여성 탤런트가 성형수술 과정과 수술 후 달라진 모습 공개해 화제가 되는 등 성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과거보다 개선됐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수술 마친 여성들이 성형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길라잡이가 되고, 고도의 성형기술, 기업의 꼼꼼한 서비스가 더해져 일본 여성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또 외모에 대한 관심과 성형 후 눈에 띄게 달라진 얼굴에서 자신감을 찾고, 그러한 모습을 추구하는 경향이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확산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달 한국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는 20대 모델이 좋은 예다. 그는 “간단한 수술이라도 위험이 있어서 SNS나 설명회를 접하고, 더 궁금하면 성형외과에서 수술받은 분과 만나 신중하게 결정했다”며 “한국에서 수술받은 후 특별한 불안이나 불만은 없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성형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예쁘게 변신한 경험자의 말을 듣고 걱정과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며 “한국은 성형과 관련한 의료 기술이 뛰어난 나라라 한국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은 외모 지상주의가 확산해 여성이라면 부족한 외모에 불만을 품을 수 있다”며 “성형은 예쁘게 보이고 싶은 욕구도 있지만 자기만족을 위한 이유도 있다. 예쁜 외모를 추구하는 건 여성에게 본능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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