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오신환, 조국에 '낄끼빠빠' 언급하며 분노한 이유

조용석 2019. 3. 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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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소속 오신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찰·경찰개혁소위원장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어쩌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일 것이다.

조 수석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모두 오 소위원장이 이끄는 검경개혁소위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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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왼쪽)과 오신환 국회 사법개혁특위 검찰경찰개혁소위원장(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바른미래당 소속 오신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찰·경찰개혁소위원장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어쩌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일 것이다. 조 수석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모두 오 소위원장이 이끄는 검경개혁소위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합의가 입법의 첫 순서인 만큼 오 소위원장의 역할이 정부여당으로서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영선 사개특위 위원장이 오 소위원장을 자주 찾아 설득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오 소위원장이 11일 ‘낄 때 안 낄 때 다 끼는 조국 수석 때문에 검찰 개혁이 물 건너간다’는 제목의 불쾌한 감정이 가득 실린 입장문을 냈다. 오 소위원장은 조 수석이 지난 9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나와 했던 ‘현 국회는 촛불혁명 이전에 구성돼 촛불혁명 이후에 국민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는 괴리가 있다’고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분이 인터넷을 활용해 여론몰이에 나서 야당을 자극하고 국회를 농락하는 모습이 오히려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뜻은 아닌지, 개혁 대 반개혁의 정치 프레임을 위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검찰개혁 법안은 검경소위에서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며 “검경소위 위원장으로서 제안 드린다.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면 검경소위에 의자 하나 놔 드릴 테니 국회에 출석하여 말씀하시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조 수석이 검경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국회와 소통하는 대신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에는 ‘여야는 속히 공수처를 신설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에서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는 수사대상에서 제외하고 행정부 고위공직자와 판·검사만 수사대상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 야당으로부터 흥정하느냐는 핀잔과 함께 “국회를 조롱한다”는 비판만 받고 머쓱하게 물러났다.

사개특위 활동기한이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숙제를 떠안은 조 수석이 다급해진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조 수석의 대응이 반드시 뜻을 같이 해야 할 이들마저 자극하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봐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완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수사권조정 및 공수처 설치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하려면 바른미래당이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바른미래당과 틀어지면 패스트트랙으로 올릴 단일안을 만드는 것도 어려워진다. 조 수석이 국회를 자극해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얘기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대체 조 수석이 무슨 의도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조 수석은 오 소위원장의 불쾌함 가득한 입장문을 낸 다음 날 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의 요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권력기관 개혁은)정치적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말 국회의 시간이다. 그리고 주권자 국민의 관심이 각별하게 필요한 시간”이라고 다시 국회를 거론했다. 조 수석이 이럴수록 민주당이 더 외로워 보인다. 지금은 유튜브와 SNS 보다 더 진정성 있는, 정말 국회의 시간에 맞는 설득방법을 고민할 때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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